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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운하의 역사 - 착량묘에서 통영운하까지

명예기자 황선영 리포트

착량묘에서 통영운하까지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모신 사당, 착량묘

 

[명예기자 황선영]선조 25년, 서기 1592년 임진년의 일입니다. 육지에서는 “대나무를 쪼개는 것과 같은 기세”로 북진하던 왜군이었지만, 바다에서는 사정이 달랐습니다. 당시 전라좌수사였던 이순신 장군의 분투 때문이었지요. 사천, 당포, 당항포, 율포…. 이순신의 수군은 남해바다를 제압하며 조금씩 동쪽으로 나아가지요. 

 

착량묘에서 통영운하까지
착량묘에서 통영운하까지g착량묘 앞에 서 있는 한산도대첩비

 

남해바다는 군량수송의 주요 통로였습니다. 왜군이 만약 남해바다를 제압하지 못한다면, 평양과 서울에 식량을 보낼 수 없다는 뜻이었지요.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해전에 능한 와키자카 야스하루, 구키 요시타카, 가토 요시아키를 급파합니다. 목적은 단 하나, 이순신의 조선 수군을 제압하는 것이었습니다. 

 

착량묘에서 통영운하까지
착량묘에서 통영운하까지착량묘에서 머리를 숙여 경의를 표한다.

 

결전은 한산도 앞바다에서 벌어졌습니다. 이순신 장군은 빠른 배를 미끼로 적을 유인했습니다. 한산도 앞바다로 몰려든 왜선을 상대로 조선수군은 포위진을 펼칩니다. “학익진” 이지요. 이순신 장군은 난중일기에는 이 해전에 대해 이렇게 기록했지요. “형세가 마치 바람 같고 우레 같아, 적의 배를 불태우고 적을 사살하기를 일시에 다 해치워 버렸다.”

 

착량묘에서 통영운하까지
착량묘에서 통영운하까지옛 판데목의 전경

 

이 전투은 통영의 지명에도 영향을 줬습니다. 한산도 해전에서 패배한 왜군 중 일부가 배를 타고 지금의 통영운하로 도망쳤습니다. 밀물 때면 배가 빠져나갈 수 있지만, 바닷물이 빠진 썰물이라 배는 모래에 빠지고 말았지요. 왜군들은 배에서 내려 모래를 팠다고 합니다. 물길을 내어 달아나려고 한 것이지요. 그곳을 통영사람들은 “판데목” 이라고 부릅니다. 

 

착량묘에서 통영운하까지g
착량묘에서 통영운하까지김삼주 씨를 기리는 공덕비

 

순 우리말 지명인 “판데목”을 한자로 표기한 지명이 바로 “착량(鑿梁)”입니다. 통영운하와 미륵도 사이의 이 좁은 목은 지금도 그렇지만 조선시대에도 통영교통의 요지였습니다. 오고가는 사람들을 위해 통제사는 이곳에 다리를 설치했습니다. 일제 강점기에도 이 전통은 이어집니다. 통영의 유지였던 김삼주 씨가 사비를 털어 돌다리를 놓은 것이지요.   

 

착량묘에서 통영운하까지
착량묘에서 통영운하까지통영해저터널

 

통영운하가 지금의 모습으로 변한 것은 일제강점기의 일입니다. 김삼주 씨가 놓았던 돌다리도 이때 사라지게 됩니다. “한려수도”란 말이 있습니다. 통영의 한산도에서 여수까지 이어지는 물길이라는 뜻이지요. 통영운하를 만드는 목적은 미륵도 남쪽으로 돌아가는 배들의 바닷길을 단축시키기 위함이었지요. 

 

착량묘에서 통영운하까지
해저터널 따라 통영 이야기길을 걸어볼까?

 

아시아 최초의 바다터널인 통영터널 역시 통영운하를 만들면서 탄생합니다. 일제는 이 터널을 만들고 “태합굴” 이라는 이름을 붙입니다. “태합”이란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일본조정에 받은 관직 이름입니다. 애초부터 그들이 통영운하와 통영해저터널을 만든 것 역시 조선수탈을 보다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목적이었습니다. 

 

착량묘에서 통영운하까지느긋한 걸음으로 통영운하를 돌아본다.

 

일제가 붙인 “태합굴”이란 명칭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광복 후 통영터널의 정식명칙은 “통영해저터널”로 바뀌게 됩니다. “판데목”의 역사를 설명하는 표지 역시 근처에 서 있습니다. 통제사가 통영사람들을 위해 만들었던 나무다리도 사라졌고, 통영의 유지 김삼주 씨가 자비를 털어 만든 돌다리도 옛 이야기입니다. 느긋이 거닐며 옛 풍경을 상상하며 기억으로 담습니다.

명예기자 황선영 리포트 

통영운하의 역사 - 착량묘에서 통영운하까지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통영운하의 역사 - 착량묘에서 통영운하까지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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