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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해년 경남 속 돼지 지명 이야기] 창원 돝섬, 저도를 가다

명예기자 리포트 g
기해년 경남 속 돼지 지명 이야기 창원 돝섬 저도를 가다 

[명예기자 장원정]2019년 희망찬 새해를 외친 지도 벌써 한 달이 지났다. 대부분 언론에서 2007년 정해년을 맞아 '황금 돼지해'라 외친 것이 정확히 12년 전인데 불과 12년이 지나 또다시 60년 만의 황금 돼지해라 하니 조금은 어리둥절하기도 하다. 사연이야 어찌 됐든 재물과 풍요를 상징하는 돼지띠를 맞아 돼지와 관련 있는 곳에는 돼지 기운을 받고자 전국에서 몰려든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2019년 1월은 아직 기해년이 아니었다. 음력 1월 1일부터가 진짜 기해년이니 이제 비로소 경남 속 돼지 지명을 찾아서 돼지 기운을 받을 시간이다.

 

 

기해년 경남 속 돼지 지명 이야기 창원 돝섬 저도를 가다거제도 장목면 하유 마을에서 바라본 거제시 저도 - 국방부 소유라 일반인 출입이 불가하다

경남 속 돼지와 관련된 지명은 총 네 군데다. 사천시 저도, 거제시 저도, 창원시 돝섬, 창원시 저도. 이 중에 거제시 저도는 국방부 소유라 일반인 출입이 불가하다. 일제 강점기 군사 지역이 되면서 일반인이 강제 이주 되었고 해방 후 소유권이 국방부로 넘어가 현재에 이르고 있다. 사천 저도는 한지를 만드는 닥나무가 많아 딱섬이라 불리기도 하며 닭 모양에 가까워 인근에서는 닭 섬이라고도 부르는 곳이라 힘들게 들어가도(작은 섬이라 정기 배편은 없고 개인 배를 타고 갈 수 있다) 돼지 기운을 받을지 조금 망설여진다. 이제 남은 곳은 두 곳. 공교롭게도 둘 다 창원시 마산합포구에 있다. 이제 돼지 기운을 받으러 진짜 출발이다.

 

 

1.창원시 돝섬


기해년 경남 속 돼지 지명 이야기 창원 돝섬 저도를 가다창원시 돝섬 - 돼지가 누운 모습을 닮았다 하여 돝섬이라 불린다

마산만에 자리한 돝섬은 가락국의 왕이 총애하던 미희라는 후궁이 사라지자 신하들이 찾아 나섰는데 무학산 바위틈에 숨어 있어 환궁하기를 청하자 한 줄기 빛이 돼 섬으로 날아가니 섬의 모양이 돼지가 누운 모습으로 변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곳이다. 그리하여 돼지의 옛말인‘돝’을 따와 돝섬이라 부르게 된다. 이곳에 있던 돝섬해상유원지 1982년 민간 자본에 의해 대한민국 최초의 해상유원지로 건설, 운영을 시작하였으나 2003년 태풍 매미로 인하여 황금돼지상이 실종되는 등 여러 시설이 파괴되어 쇠락을 거듭하다 2009년 12월, 운영 위탁업체가 사용료를 내지 못해 폐쇄된다. 이후 2011년부터는 창원시가 직영으로 유원지가 아니 공원으로 재개장해 오늘에 이른 섬이다.

 기해년 경남 속 돼지 지명 이야기 창원 돝섬 저도를 가다 

돝섬은 10여 분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한다기해년 경남 속 돼지 지명 이야기 창원 돝섬 저도를 가다
돝섬 들머리에는 커다란 황금돼지상이 기다리고 있다

10여 분 배를 타고 도착한 돝섬에는 마치 몇십 년 동안 2019년 기해년만을 기다렸다는 표정의 황금돼지상이 격하게 반겨준다. 이런 돼지상에 열렬히 호응하듯 배에서 내린 여행객 모두가 순식간에 돼지 기운을 받고자 장사진을 이루는 곳이니 오랫동안 기운을 받고자 하는 이라면 먼저 섬을 산책하고 와 보면 모두가 필시 흩어져 있을 터이니 그때 기운을 받기 바란다. 

 

기해년 경남 속 돼지 지명 이야기 창원 돝섬 저도를 가다돝섬에는 구석구석 다양한 작품이 숨어 있다기해년 경남 속 돼지 지명 이야기 창원 돝섬 저도를 가다하늘과 빛과 바람(안규철 作)기해년 경남 속 돼지 지명 이야기 창원 돝섬 저도를 가다시간의 흔적(최태훈 作)

작은 돝섬이지만 총 14개의 산책 코스가 있어 취향대로 산책 할 수 있는데 산책 도중 반드시 챙겨봐야 할 게 하나가 있다. 바로 조각비엔날레 작품이다. 2012년 시작한 창원조각비엔날레는 2012년, 2014년을 거치면서 국내외 유명 작가의 작품 24점이 돝섬에 설치, 전시되는데 현재에도 산책로 곳곳에 남아 있다. 대개 산책로 주위에 있지만 일부는 의도적으로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설치되어서 이들을 찾아 감상하는 재미가 있다.

 

기해년 경남 속 돼지 지명 이야기 창원 돝섬 저도를 가다양지 바른 곳에는 겨울에서 이른 봄까지 애기 동백이 한창이다 

돼지 기운 받으러 온 섬이기에 돼지 기운만으로 만족하고 돌아갈지 모르나 겨울철 돝섬에는 또 다른 기운이 있다. 바로 붉은 기운이다. 흔히 겨울이 앙상한 가지와 꽃 없는 쓸쓸한 풍경만을 떠 올리기 쉽지만 양지바른 돝섬에는 애기 동백이 한창이다. 붉은 동백과 작품이 어우러진 풍경은 겨울 돝섬에서 놓치면 안 될 풍경이다

 

 

2.창원시 저도

 

기해년 경남 속 돼지 지명 이야기 창원 돝섬 저도를 가다바다 건너 보이는 섬이 저도다(좌측 하얀 다리가 신 연륙교, 우측 빨간 다리가 구 연륙교다)

저도 하면 흔히 저도보다 '저도 연륙교'가 더 먼저 떠오르는 곳이다. 저도 연륙교는 1987년 가설되었으며 영화 ‘콰이강의 다리’에서의 다리 모습과 비슷하다 하여 '콰이강의 다리'라는 애칭이 붙은 곳이다. 시간이 흘러 철교 노후화로 안전성의 문제가 제기되자 새롭게 왕복 2차로의 도로와 인도를 갖춘 신 연륙교를 건설하기 시작하여 2004년 12월 16일 개통된다. 철거를 검토하던 구 연륙교는 인도전용의 교량으로 전환되어 현재는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투명 유리 바닥이 깔린 '스카이워크'로 창원의 대표적인 관광지 중 하나가 된다. 그런데 많이 이들이 저도까지 와서 연륙교만 만나고 발걸음을 돌린다. 평소는 그렇다 쳐도 올해는 돼지 기운 받으러 왔으니 저도로 한번 들어가 보자.

 

기해년 경남 속 돼지 지명 이야기 창원 돝섬 저도를 가다저도 비치로드는 걸어서만 만날 수 있는 아름다운 해안 풍경이 숨어 있다

돼지를 닮았다 하여 '저도'라 불리는 이곳에 창원시가 2010년 비치로드라는 이름의 둘레길을 조성했다. 길지도 짧지도 않은 적당한 거리의 아름다운 해안 길은 제주의 이름난 올레길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길이다. 게다가 오직 걸어서만 만날 수 있기에 걷는 보람이 크게 느껴지는 길이다.

 

기해년 경남 속 돼지 지명 이야기 창원 돝섬 저도를 가다g2017년 완공한 해안데크로드 - 저도 비치로드의 백미다

비치로드가 개통하고 나서 다녀온 이들이 해안도로가 2전망대에서 끊겨 3전망대로 가려면 산길로 돌아가야 한다는 점을 한결같이 안타깝게 여겼다. 적당히 흥이 오르다 식어 버리니 속상하다는 반응이었다. 창원시 입장에서는 이게 눈에 밟혔던지 2017년 마침내 2전망대서 3전망대까지 약 1km 구간에 해안데크로드를 개통한다.

 

기해년 경남 속 돼지 지명 이야기 창원 돝섬 저도를 가다2전망대에서 3전망대를 잇는 해안데크로드기해년 경남 속 돼지 지명 이야기 창원 돝섬 저도를 가다비치로드에서 바라보는 낙조도 일품이다

서서히 태양이 저물어 가는 사이 바다는 황금빛으로 점점 변하기 시작한다. 저도를 걸으며 황금 돼지 기운을 충분히 못 받았다면 바다에서 전해오는 황금 기운까지 받고 돌아가면 올 한해 운수대통은 떼 놓은 당상이니 저도를 방문할 이라면 시간적 여유를 두고 찾으면 좋겠다.

설이 지나면서 진짜 기해년이 시작되었다. 올해 아직 황금 돼지 기운을 받지 못한 이라면 경남 속 돼지를 품은 이곳에서 황금 돼지 기운을 듬뿍 받길 바란다. 

명예기자 장원정
 

[기해년 경남 속 돼지 지명 이야기] 창원 돝섬, 저도를 가다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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