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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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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년 고택 ‘향우당(鄕遇堂)’에서 여유를 담다

명예기자 마크 

산내초 아이들이 봄에 심은 화단의 꽃들이 예쁜 빛깔로 입혀 싱그럽다.



산내초 아이들이 봄에 심은 화단의 꽃들이 예쁜 빛깔로 입혀 싱그럽다.

 

[명예기자 강상도] 입추(立秋)가 지나가도 날씨는 여전히 더위가 가시지 않는다. 일상이 답답할 때 어릴 적 시골의 여름밤을 생각했다.

어머니께서는 아궁이에 군불을 피어 옥수수와 감자를 삶아 내어 오신다. 대청마루에 앉아 먹으며 이야기꽃을 피우는 시간은 아직도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다.

많이 사라져 가는 한옥은 어쩌면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가끔 향수를 느끼는 곳이기도 하다. 밀양의 산내면 한적한 곳에 위치한 한옥에서 숙박하는 것부터 농촌체험, 여유 있는 시간까지 다양하게 활동할 수 있어 소개해 주고자 주말을 맞아 밀양 얼음골로 향했다. 바람은 시원하고 하늘은 더없이 맑았다.

 

대문에서 바라본 억산, 문바위가 지척에 있는 듯 선명하게 멋스러움 비경을 드러낸다.



대문에서 바라본 억산, 문바위가 지척에 있는 듯 선명하게 멋스러움 비경을 드러낸다.

 

향우당으로 가는 야촌마을은 얼음골 사과가 탐스럽게 익어가고 있었다. 구석진 골목 사이 한적한 공간에 있는 향우당은 초록빛 색깔로 번져가고 있었고 깔끔한 마당과 120여 년의 고택은 세월이 지나도 고즈넉하고 소박함이 묻어났다. 정갈하고 곧게 쓴 향우당의 대문이 먼저 반긴다.

32년 동안 농협에서 근무하다 은퇴하여 지금의 고택을 매입하신 김병칠·박현숙 부부의 인생 2막의 공간이다. 잠시 들러보고 사진을 찍고자 했으나 반갑게 맞이해 주시고 친절하게 안내해 주셨다. 부부의 세세하고도 고택을 사랑하는 마음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

 

편안하고 소박한 공간은 마음이 여유롭고 풍요롭다.



편안하고 소박한 공간은 마음이 여유롭고 풍요롭다.

 

이곳은 본래 밀양출신의 소설가 이성아 작가의 천석꾼이었던 외갓집이었으나 오래 비어있는 빈집을 김병칠·박현숙 부부가 매입하여 3년간 직접 하나하나 고치고 다듬어 현재의 모습으로 되기까지 오랜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고향집에서 만나자”라는 뜻을 가진 향우당(鄕遇堂)은 고향을 그리워하거나 향수가 느껴져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라는 의미에서 지어졌다. 

 

넉넉함을 품은 대청마루는 늘 그립다.



넉넉함을 품은 대청마루는 늘 그립다.

 

한옥스테이는 사랑채와 본채로 나누어졌다. 사랑채는 차(茶)를 마시는 곳과 숙박 공간이 있다. 공간 공간마다 주인장의 손길이 닿았다. 담근 술병과 멋스러운 수석이 아담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은은한 불빛은 저녁이 되면 색다른 멋을 줄 것 같았다.

 

아늑한 분위기의 사랑채



아늑한 분위기의 사랑채

 

사랑채 맞은편 본채는 또 다른 분위기가 있다. 현대와 고전의 조화로움의 내부 공간은 깔끔하면서 고전적 것들이 풍긴다.

 

특히, 다락방이 있어 옛 생각이 풍기고 아이들은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곳이다. 큰방, 작은방, 다락방이 있고 부엌과 화장실이 편리하게 개조되어 이용함에 불편함이 없을 정도다.

방에 벽난로가 있는 것도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저녁에는 풀벌레 소리가 가슴 진하게 느껴올 것 같은 고택에서의 하룻밤이 더욱 궁금해진다.

 

현대와 재래식의 조화로운 방과 다락방으로 가는 계단



현대와 재래식의 조화로운 방과 다락방으로 가는 계단



현대와 재래식의 조화로운 방과 다락방으로 가는 계단

 

이곳의 또 다른 특색은 농촌교육농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농촌진흥청이 인증한 농촌교육농장과 교육부 교육기부 진로체험 인증기관, 한국관광공사 고택한옥 품질인증을 받아 그 자부심으로 운영된 프로그램은 계절마다 색다른 체험으로 준비되어 깊이를 더해 준다.

체험은 솟대만들기, 천연 염색체험, 목공체험, 꽃차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활동이 기다리고 있다.

 

 농촌체험장의 내부에는 워크숍과 각종 행사, 체험장 시설 등으로 활용될 뿐만 아니라 체험활동 공간으로도 이용되는 복합공간이다.




 농촌체험장의 내부에는 워크숍과 각종 행사, 체험장 시설 등으로 활용될 뿐만 아니라 체험활동 공간으로도 이용되는 복합공간이다.

 

뒤뜰에는 큰 회화나무 아래 얼음골 계곡에서 내려오는 물이 시원하게 흐른다. 봉숭아꽃이 연분홍빛으로 물들어가고 고택의 장독대도 함께 익어가는 소리가 들릴 듯하다.

쪽풀을 담아 발효 숙성하는 단지도 보이고 주인장의 작업장은 한결 여유로워 보인다. 바비큐와 투호를 즐길 수 있는 뒤뜰은 숨겨진 고택의 즐거움을 준다.

 

장독대에 핀 봉숭아꽃이 여름의 향기를 풍긴다.



장독대에 핀 봉숭아꽃이 여름의 향기를 풍긴다.

 

대문을 새로 만드는 곳에 작은도서관이 들어설 공간도 만들고 있다. 이처럼 주인장의 섬세하고도 소박한 삶이 함께 녹아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김병칠 대표는 은퇴하여 주 2일만 근무하고자 했으나 한옥에서의 생활은 주 7일도  모자랄 정도로 바쁘다고 했다. 한옥스테이 하기 전에 전국의 한옥스테이를 직접 체험하여 개선할 점을 찾아내어 지금의 한옥을 만들었다. 김 대표의 열정이 오롯이 담겨 있음을 느꼈다. 

 

한옥의 매력은 체험함으로써 그 의미를 강하게 전달한다.



한옥의 매력은 체험함으로써 그 의미를 강하게 전달한다.

                                                                                      

김 대표는 “현직에서 근무한 경험을 살려 농촌의 문화자산을 보호하고 좋은 환경으로 후세에게 물려주고자 함과 찾는 농촌으로 만들고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앞으로 아이들을 위한 교육사업과 사회적 농업, 치유농업 등을 활성화하여 마을이 행복하고 쉬어갈 수 있는 마음의 쉼터로 만들어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어르신들에게는 고향집의 향수를, 아이들에게는 옛 것들을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되는 좋은 추억 한 아름 심을 수 있다.

풀벌레 소리와 함께 여유롭게 힐링을 체험해 보는 시간으로 고택에서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요?

                                                                                                  

[향우당] 경남 밀양시 산내면 산내야촌 1길 7-8  https://hanok1900.modoo.at

 

명예기자 강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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