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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얼음골과 허준선생의 동의각을 찾아 떠나는 여름여행

얼음골동의제

명예기자 강진욱 리포트 

얼음골동의제동의각 입구

 

[명예기자 강진욱]얼음골 동의각에서 열리는 얼음골동의제는 밀양시 얼음골동의제집전위원회 주최, 밀양시 한의사협회 주관으로 스승 유의태의 업적을 기리고 동의보감의 탄생을 경축하고자 매년 8월에 3일 동안 열린다고 한다. 행사에는 산신제, 진혼과 추모를 위한 춤, 대금독주, 우리가락한마당, 단무, 한방무료진료회, 생약전시회, 우리향전시회, 우리농산물전시회, 기체조시범, 백중놀이시연, 노래자랑·국악·장기자랑 등의 축하공연이 있다. 

 

얼음골동의제g동의각을 알리는 안내표지판

허준은 뼈대 있는 무관의 가문 출신으로 아버지 허론(許碖)과 양반 가문 출신인 어머니 영광 김씨 사이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어머니의 신분이 정실(正室)이 아니었기에, 그의 신분은 중인으로 규정되었고, 이러한 신분은 문·무관보다 천하다고 여겨진 의관의 길을 택하는 데 작용하였다. 그럼에도 훌륭한 가문의 배경 덕에 허준은 어려서부터 경전·역사·의학에 관한 소양을 충실히 쌓을 수 있었다.

허준이 언제, 어떻게 의학을 공부했으며, 또 의관으로 나아갔는지를 일러주는 자료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고 한다. 

 

얼음골동의제동의각 내부

얼음골은 한여름 영남 알프스가 드리우는 수려한 녹색 그늘 아래 바위틈에 끼어 있는 얼음을 보며 불가사의한 자연의 신비를 만날 수 있는 자연학습장이다. 소설 『동의보감』과 드라마 〈허준〉 이후로는 여기에 한 가지 더 의미를 붙이게 되었다. ‘비인부전’(非人不傳)이라며 제자 허준으로 하여금 자신의 시신을 해부하도록 스스로 자결한 스승 유의태와 ‘감히’ 스승의 시신에 칼을 대며 ‘의원이 되는 길을 괴로워하거나 병든 이를 구하는 데 게을리 하거나 약과 침을 빙자하여 돈이나 명예를 탐하거든 저를 벌하소서’ 하고 울부짖던 허준 때문이다. 이곳에서 두 사람이 진정한 의인(醫人)이 되기 위해 다진 결의가 하도 비장하여 이제 당분간 얼음골은 몸과 마음가짐이 함께 서늘해지는 곳으로 기억될 것 같다.

 

얼음골동의제g얼음골 골짜기로 알려진 천황산 자락 모습

신라 흥덕왕의 셋째왕자를 살린 생명의 산으로 불리는 재약산에 위치한 천연기념물 제224호인 얼음골은 겨울에는 따뜻한 바람이 불고 삼복더위에는 얼음이 어는 신비의 계곡으로, 동의보감의 저자 허준과 그의 스승 유의태의 살신성인의 정신이 깃든 곳이기도 하다. 자신의 몸을 제자에게 시술용으로 제공해 해부학의 문을 연 곳이 산내면의 얼음골로 전해지고 있다.

여름에 얼음이 어는 곳, 얼음골 재약산(천황산) 북쪽 중턱의 높이 600~750m쯤 되는 곳의 골짜기 약 29,752m²(9천여 평)을 얼음골이라고 한다. 봄부터 얼음이 얼었다가 처서가 지나야 녹는 곳이며, 반대로 겨울철에는 계곡물이 얼지 않고 오히려 더운 김이 오른다는 신비한 곳이다. 더위가 심할수록 바위 틈새에 얼음이 더 많이 얼고, 겨울에는 반팔을 입을 정도로 더운 김이 나 "밀양의 신비"라 불리며 천연기념물 224호로 지정, 보호하고 있다. 

 

얼음이 어는 시기는 4월부터 8월까지로, 비가 온 뒤에는 녹아서 얼음이 보이지 않으며 어는 경우도 예전만큼 많지는 않다고 하는데 그래도 계곡입구에 들어서면 냉장고 속에 들어간 듯 쏴아한 얼음바람을 맛볼 수가 있다. 얼음골의 여름 평균기온은 섭씨 0.2도, 계곡물은 5℃ 정도. 물이 차서 10초 이상 발을 담그고 있기 어렵다. 얼음골의 정식이름은 시례빙곡(詩禮氷谷)이다. 우리나라에서 얼음골로 알려진 곳은 이 곳 밀양의 천황산 얼음골, 의성군 빙혈(氷穴), 전라북도 진안군의 풍혈(風穴), 냉천(冷泉), 울릉도 나리분지의 에어컨굴 등 네 곳이다.

 

얼음골동의제얼음골 골짜기

 얼음이 어는 얼음골은 천황산 중턱 600~750m 고지에 있다. 얼음이 어는 장소까지는 얼음골 관리사무소를 지나 800m 정도 걸어 올라가다 가마골과 얼음골이 합류하는 지점에 천황사라는 절이 나타나면, 이 절을 왼편으로 두고 계곡으로 들어서야 한다. 이때 오른쪽 산비탈을 곁눈질하다보면 갑자기 급경사가 지면서 너덜지대(돌무더기)로 변한 곳이 나타난다. 이 너덜지대의 오른편 한 부분을 철책으로 둘러놓았는데, 이곳이 얼음이 가장 두드러지게 보이는 곳이다. 철책 바로 앞 비교적 틈이 넓은 바위틈을 유심히 살펴보면 된다.

 

얼음골동의제g얼음골 입구철교와 도립공원

이 너덜지대의 크기는 폭이 30m, 길이가 70m 정도이다. 주변 산세를 살펴보면 ㄷ자형의 병풍을 두른 듯하고 좌우로 진달래나무가 무성하다. 이 너덜지대를 이루고 있는 돌들이 일정한 모양이나 크기를 갖춘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거뭇한 색을 띄고 있는데, 중생대 백악기 이 일대에 화산활동이 있을 당시에 만들어진 안산암이라고 한다.

얼음이 가장 두드러지게 보이는 이곳 얼음골 계곡 안 너덜지대에는 거뭇한 돌들이 널브러져 있는데 중생대 백악기에 만들어진 안산암이라고 한다.

이곳 얼음골에 얼음이 얼기 시작하는 것은 매년 6월 중순을 전후한 시기이며, 삼복 시기가 되면 절정에 이른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밀양지』 등의 기록에 의한 것이고, 주민들의 말이나 현지 관측을 한 일부 학자들의 말로는 3월 중순이나 4월 중순부터 얼음이 얼고 7월 중순이 지나면 녹는다고 한다. 하지만 이 역시 장기적이고 연속적인 관측 기록은 아닌 만큼 현재로서 누구도 정확한 시기를 말하기는 힘들다. 다만 더위가 기승을 부릴수록 더 많이 언다고 하는 것이 공통적으로 언급될 따름이다. 그렇다면 이런 기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뭘까?

 

얼음골에 얼음이 어는 이유로 지금까지 가장 많은 동의를 얻고 있는 가설은 이렇다. 예컨대 에어컨의 찬바람이 따뜻한 대기 속으로 나올 때 에어컨 바람구멍에 물방울이 맺히는 현상을 떠올리면 되는데, 이런 ‘단열 냉각 현상’ 때문이라는 것이다. 얼음골의 경우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너덜지대를 통하여 바위틈으로 유입된 따뜻한 공기가 바위더미 속에서 식으면서 아래쪽으로 내려온 뒤 다시 뜨겁고 건조한 대기 속으로 흘러나오는데, 이때 거의 포화 상태에 있던 공기가 급격히 팽창, 증발하면서 바위 표면의 열을 빼앗아가기 때문이라고 한다. 

허준과 그의 스승 유의태의 살신성인의 정신이 깃든 곳 신비로움이 가득한 밀양얼음골로 여름여행을 해보는 건 어떨까.명예기자 강진욱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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