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경남

여행스케치

여행스케치

인사동! 서울? 아니 진주!!

온라인홍보 명예기자단 황대성

황대성 

 


주에 인사동이 있다는 말 들어 보셨나요? 저도 이번에 알게 된 곳인데 인사동과 비슷해서 그렇게 불리는 것이 아니라 실제 인사동이라는 지명도 있고, 골동품, 고미술 등을 사고 파는 상점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서울의 인사동과 비교하면 그 규모 등에서 부족한 면이 분명히 있기는 합니다만 평소에 경험하지 못하고 보지 못했던 각종 옛날 물건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서울의 인사동 못지 않게 있습니다. 진주의 인사동 골동품 거리는 진주성(서문)과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어 접근성도 좋으며, 바로 옆에 공영주차장도 있어 주차도 편리한 곳입니다.


특히 골동품 거리에 곁들여서 민화거리도 조성이 되어 있습니다. 벽화골목은 전국에 여러군데 있습니다. 경남에만 하더라도 벽화골목의 시조새격이라고 할 수 있는 통영의 동피랑이 있고 창원, 김해, 남해, 사천 등등 여러 벽화골목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진주의 인사동거리 골목은 특이한 점이 분명히 있습니다. ‘민화거리’라고 네이밍 부터가 다른 것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은 시간 순서가 아닌 민화거리의 민화를 먼저 살펴보고 뒤에 골동품 가게 등을 살펴 보는 방식으로 진행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국어사전에서 사전적 의미로 민화를 살펴 보면 [예전에, 실용을 목적으로 무명인이 그렸던 그림. 산수, 화조 따위의 정통 회화를 모방한 것으로 소박하고 파격적이며 익살스러운 것이 특징이다.]라고 정의가 되어 있습니다. 즉, 민화는 정통적인 회화를 모방 한 민간의 비전문가가 그린 작품이라는 특징을 나타 냅니다. 그러다 보니 서양 등에서는 사치품으로 인식 되었던 도자기나 그림 등이 당시에는 대중적인 물건이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 그림은 매우 낯이 익지 않으신가요? 단원 김홍도의 ‘씨름도’를 모방해서 그린 그림인 듯 합니다. 씨름을 하고 있는 건장한 두 사람 옆에 전봇대와 씨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이 보이시나요? 진주 인사동거리의 벽화골목에는 제가 여태 봤던 다른 벽화골목과는 조금 다른 느낌의 특징이 있었습니다. 그 느낌을 하나씩 풀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존 집에 설치가 되어 있는 창틀과 창문을 이용한 새장이 독특한 모습을 보여 줍니다. 특히 벽 위에 엎드려 있는 고양이 그림을 제외하면 새장과 색색깔의 새들은 그림이 아닌 설치작품입니다. 그리고 오른쪽에 폭포 그림이 보이시나요? 이 폭포 역시 실제 집에 나 있는 창문을 활용하여 폭포라는 그림을 그렸습니다.


제가 위에 언급했던 여태 봤던 다른 벽화골목과는 다른 느낌이라고 한 것이 바로 이런 점이었습니다. 흔히 볼 수 있는 벽화골목은 단순히 ‘벽에 그림’을 그려 놓은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진주 인사동 벽화골목은 벽화를 그릴 집이 가지고 있는 배치나 특징 등을 적극 활용하여 벽화라는 예술작품 안으로 집어 넣은 모습이 잘 표현이 되어 있습니다.

그네를 타는 여인들을 몰래 훔쳐보는 남자들의 표정이 익살스럽습니다. 이 또한 그림으로 담장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실제 담장의 특징을 활용하여 적절하게 그림을 그려 낸 모습을 보여 줍니다. 그림을 그리는 작가분께서 각 특징이 다른 벽을 가지고 얼마나 많은 아이디어 고민을 했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십장생도도 벽화로 표현이 되어 있습니다. 이번에 특히 눈에 띄었던 그림 중 하나가 바로 두 번째 있는 전투장면입니다. 진주는 임진왜란때의 격전지로 특히 1차 진주성 전투는 ‘대첩’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매우 큰 전투가 일어났었던 역사적인 항일운동의 장소입니다. 참고로 임진왜란의 3대 대첩이라고 하면 진주에서 일어난 진주대첩 이외에 이순신장군으로 대표되는 한산도대첩, 권율장군으로 대표되는 행주대첩이 있습니다.


한산도대첩과 이순신이라는 위대한 인물에 가려 크게 부각되지 못하는 전투이지만 진주목사 김시민이 진행 한 전투를 자세히 살펴 보시면 어마어마한 위대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당시 왜군들은 진주를 통과하여 곡창지대인 전라도로 진출 하려고 했으나 이를 훌륭하게 방어해낸 전투였으며 이 방어선이 뚫렸다면 해상전투를 주로 하고 있던 이순신장군도 위험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평이 있습니다. 지리적으로 진주가 중요했던 이유는 지도를 떠올려 보시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이야 자동차로 어디든 쉽게 갈 수 있지만 말을 타고 걸어가야 했던 당시 상황을 생각 해 본다면 지리산으로 진출이 어려운 길을 피해서 전라도로 갈 수 있는 통로는 진주를 통과하는 방법 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전라도 진출을 막음으로써 왜군의 보급에 차질이 생겼고 거시적으로 보았을 때 임진왜란을 조선의 승리로 가져올 수 있었던 매우 중요한 전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많은 벽화들이 있습니다. 글이 너무 길어질 듯 하여 벽화에 대한 소개는 이 정도로 마무리 하도록 하겠습니다. 시간이 되신다면 방문하셔서 주위와 잘 어울리게 그리거나 만들어 진 벽화들을 찬찬히 감상 해 보시기 바랍니다.


벽화에 이어 골동품도 한번 살펴 봅니다. 정말 많은 가게들이 골목과 길 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가게에는 한국 고미술 협회 회원이라고 하는 표식이 붙어 있습니다. 이 글의 초입에 언급한 것처럼 서울 인사동의 그것과는 규모 면에서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이 거리를 구성하고 있으신 분들의 실력은 믿어도 된다는 뜻이 아닐까 싶습니다.

멋진 글씨체로 가게 입구에 붙어 있는 홍보문구도 어쩐지 인상이 깊습니다.


돌아다니다 보면 장독이라고 불리는 옹기들이 많이 놓여 있습니다. 둘러보니 꼭 오래된 물품들이 아닌 사람 손때가 타거나 단순 수집과 같은 제목을 붙여도 될만 한 물품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즉, 고문서, 골동품이라고 하여 어렵고 재미 없을 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지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미술 쪽으로는 아는바가 없어 이렇게 전시되어 있는 골동품들의 가치를 잘 알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가 만든, 누군가가 쓰던, 오랜 시간이 지난 이 물건들을 구경하면서 길을 걸으니 현재의 시간을 과거의 누군가와 공유하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가게 안에도 옛날 물건들이 가득가득 들어 있지만 인도의 한켠을 차지하며 가게 바깥으로 내 놓은 물건들을 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보행에 약간의 불편함이 있기는 하지만 가게 안에 괜히 들어가기가 힘들 때 밖의 물건들을 가만히 보면서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길 가에 나와서 전시 되어 있는 각종 고미술품들을 보면 참 작품들의 종류도 다양합니다. 대표적으로 돌로 많든 석조 작품들이 많이 있고, 두 번째로 옹기들이 많이 보이기는 합니다만, 다양한 소재로 만들어진 다양한 제품들이 많이 보입니다.


아마 비나 바람을 직접 맞아도 나름 괜찮은 소재로 만들어진 작품들은 바깥에 전시가 되어 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진주 인사동거리를 걸어 다니다 보면 석재와 금속 뿐 아니라 고가구점도 볼 수 있습니다. 즉, 목재로 만들어 진 골동품이나 책자와 같은 문서 등은 실내에서 보관하고 있고, 석재나 금속 제품들은 밖에 전시되어 있다고 생각 하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누군가의 소중한 물건을 오래동안 지키고 있었을 개인금고도 보입니다. 깨끗이 닦고 수리를 한다면 모르겠지만 아마도 지금은 금고의 역할을 아마도 수행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본래의 기능을 하지 못하는 물건인데 이상하게 이 금고 앞에서 발걸음이 오래 머물러 있었습니다. 무엇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마음에 드는 물건이 아니었을까요?

이처럼 고고학적으로 예술적으로 가치가 있는 작품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습니다. 몇몇 전문적으로 공부를 하신 분을 제외하고 나면 아마 다들 저와 비슷하게 작품을 감상하시리라 생각 합니다. 비록 정확한 가치를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내가 마음에 드는, 앞에서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 물건들이 있다면 다른 가치는 몰라도 나에게는 귀한 물건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골동품에는 두 가지의 뜻이 있습니다. 하나는 ‘오래되었거나 희귀한 옛 물품’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두 번째의 뜻은 바로 ‘시대감각을 잃은 무딘 사람이나 그런 물건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는 뜻입니다.


인사동 거리에 있는 수많은 골동품들 중에서 첫 번째의 의미를 지니는 귀한 물건도 있을 것이고 두 번째의 의미를 지니는 그저 그런 물건들도 있을 것입니다. 다른 사람이 정해주는 기준에 따라서 어떤 물건이나 예술작품을 평가하기 보다 나 스스로의 평가기준을 한번 만들어 볼 기회를 가져 보심이 어떨까요? 마치 제가 저 날 오래 된 금고 앞에서 발걸음을 오래 멈추었던 것처럼 여러분들도 본인만의 골동품을 한번 찾아 보시기 바랍니다.
황대성
 

 

인사동! 서울? 아니 진주!!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인사동! 서울? 아니 진주!!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목록
월간 인기 기사
최근기사
경남소식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