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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의 최고 번화가였던 창동을 추억하며

창동거리 상인들 “거리만 화려하면 뭐하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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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경남 도시 중 젊음의 거리라 불렸던 창동거리가 주변 상권이 죽자 창원시에서 대대적인 투자로 ‘창동, 부림시장 일대 살리기’에 나섰으나 여전히 상인들은 큰 변화를 느끼지 못한다는 반응이다. 

 

본 기자는 학창시절에 창동거리에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붐볐던 기억이 난다. 삐삐가 한창 유행하던 때, 창동거리에 있는 모든 커피 전문점에서는 전화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꽉 차 있었다. 

 

또한 부림시장의 먹자골목은 줄지어진 포장마차에서 서서 음식을 먹는 사람들 때문에 골목을 지나가기가 힘들 정도로 붐볐었다. 취재를 하던 중 저녁 7시쯤 먹자골목에서 포장마차를 정리하고 있는 노부부가 보였다.  

 

학창시절의 최고 번화가였던 창동을 추억하며 

요즘 장사가 어떤지에 물음에 노부부는 “여기서 장사한지 50년이 넘었지만 이처럼 장사가 되지 않은 적은 없었다.”며 “시에서 4년 전부터 이 골목을 살리기에 애를 썼지만 좀처럼 돌아오지 않는다.”고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내 젊은 청춘을 이곳에서 보내서 장사가 안 돼도 떠날 수 없다”며 “끝까지 이곳을 지키며 상권이 살아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다”고 말하는 얼굴에 씁쓸한 미소가 번졌다. 

 

마산, 창원 일대에서 이곳 모르면 간첩이라 할 정도로 부림 시장의 명물 ‘6.25 떡볶이집’에 가봤다. 예전에는 2평 남짓한데서 목욕탕 의자에 앉아 옹기종기 붙어서 화분받침대에 담긴 떡볶이를 먹었었던 기억이 난다.  

 

6.25 떡볶이집 강억덕 사장님은 “그나마 우리집은 단골손님이 잊지 않고 찾아와서 손님이 없지는 않은데 옛날처럼은 아니다”며 “주변 상권이 날이 갈수록 죽으니 걱정이다. 지나가는 사람이 없으니 주위에 문 닫는 가게가 늘어나 오후 6시만 되면 골목 안이 어둡기만 하다”고 걱정 섞인 말로 하소연했다. 

 

학창시절의 최고 번화가였던 창동을 추억하며 

취재를 하면서 옛날의 추억도 생각나기도 하고 예전과 바뀐 거리 모습에 나 또한 걱정이 앞섰다.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고 애를 썼는데도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갈수록 옛 정취가 사라지는 것 같아 취재하는 내내 씁쓸한 감정을 감출수가 없었다. 

 

학창시절의 최고 번화가였던 창동을 추억하며
학창시절의 최고 번화가였던 창동을 추억하며 

골목을 지나가는 중 ‘6.25 떡볶이 집’뿐만 아니라 20년이 넘도록 아직 제자리를 지키는 가게가 제법 보였다. 연인들의 만남의 장소였던 ‘학문당 서점’과 지금은 거의 찾아볼 수 없는 LP판, 카세트테이프를 파는 레코드 가게를 발견했다.  

 

레코드 가게 허경아 사장님은 장사가 잘 되느냐의 질문에 그래도 아날로그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어 괜찮다며 인자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예전에 들었던 카세트테이프나 옛 가수들 앨범을 보고 잠시나마 그 시절로 돌아간 듯 추억에 잠겼다. 

 

레코드점 곳곳에는 손때 묻은 오래된 물건들이 많았다. 사장님은 “요즘 편리한 제품들이 많지만 익숙하게 쓰는 오래된 물건들이 편하다”며 “사람들이 줄어가는 골목을 보면 마음이 좋지는 않지만 그런 것에 연연하지 않고 찾아오는 한 손님이라도 있으면 나는 가게를 지켜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학창시절의 최고 번화가였던 창동을 추억하며
학창시절의 최고 번화가였던 창동을 추억하며
학창시절의 최고 번화가였던 창동을 추억하며
학창시절의 최고 번화가였던 창동을 추억하며 

학문당 서점 안에는 손님은 없었지만 옛날에 왔었던 그대로 지켜져 있어 왠지 기분이 좋았다.  앞으로 10년 20년 후에도 이 공간은 그대로 지켜졌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다. 그 때 그 시절처럼 많은 사람들이 다시 찾아오는 창동골목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명예기자 전재원
 

학창시절의 최고 번화가였던 창동을 추억하며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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