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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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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길 따라 역사와 비경이 담긴 남지 개비리길을 걷다.

 명예기자 강상도 리포트 

[명예기자 강상도]오후의 햇살이 좋은 것을 보니 가을이 왔음을 실감했다. 시골길 어느 집의 감나무에 열린 빛고운 감이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황금들녘은 또 얼마나 풍성한지 마음이 풍족해지는 듯하다. 가을은 멀리 가지 않아도 따뜻하게 담아볼 수 있어요.

오늘은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 위 벼랑길 따라 걸어보는 낙동강 남지 개비리길를 담아 보고자 했다. 가을에 핀 들꽃들이 바람결에 흔들리며 나그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개비리길은 남지수변공원에서부터 시작된다.

 

남지 개비리길남지수변 억새전망대에서 바라본 수변공원에도 따뜻한 가을이 내려앉았다.

 

남지 개비리길은 용산마을에서 영아지 마을까지 이르는 낙동강변에 있는 길로 벼랑을 따라 자연적으로 난 둘레길이다. 낙동강의 아름다운 풍광을 바라보며 걸을 수 있다는 것에 매료된다.

코스는 수변공원 → 마분산 → 창나루전망대 → 영아지주차장 → 죽림쉼터 → 수변공원으로 6.4km 거리에 2시간 30분 소요된다.

 

남지 개비리길마분산으로 가는 길은 가파르지만 땀 흘린 만큼 볼거리는 많다.

 

마분산은 말이 묻혀 있는 ‘말 무덤’이 있는 산이라는 뜻으로 곽재우 장군의 이야기가 전해오는 곳이다. 능선을 오르다 보면 소나무가 지천에 늘였다. 10분 정도 올라가니 마분산과 창나리마을에 대한 설명과 곽재우 장군의 토성과 무덤에 대한 안내 표지판이 있다. 

창나루전망대에 오르니 숲 사이로 낙동강이 유유히 흘러가는 모습을 바라볼 수 있었다. 솔숲길 아래에는 특이한 소나무들이 품어있는 품격에 마음이 끌린다.

 

남지 개비리길육남매나무와 삼형제소나무

 

다섯 줄기의 소나무와 산벚나무가 한 그루가 있어 하나의 나무처럼 보여 여섯 남매 같다고 해서 육남매라 불렀고 그 아래에는 삼형제소나무가 쭉 뻗은 모습이 사이가 좋아 형제 같은 형상을 한다. 영아지주차장까지 1.7km이다. 솔숲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하다. 이름 없는 의병들이 합장되어 있는 거대한 무덤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상흔이 남아있는 산이라 가슴이 아팠다. 능선을 오르다 보면 목동의 이름을 새긴 돌이 있는데 <나무 심어 사태막자>라는 글씨가 흐릿하게 남아 있다. 민둥산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역사의 의미를 가슴에 새겼다.

내리막이 이어지니 영아지주차장이 지척에 있다. 발걸음이 가벼웠다.

 

남지 개비리길고즈넉한 강변길은 발걸음도 가볍고 산길보다 쉬엄쉬엄 비경을 담아낸다.

 

영아지주차장부터는 완만한 둘레길 코스다. 낙동강변으로 이루어진 벼랑길은 초보자도 쉽게 갈 수 있는 곳이라 추천해 드리고 싶다.

가는 길마다 쉴 수 있는 쉼터가 있고 역사의 이야기를 담아 볼 수 있다. 자연이 조각해 놓은 너럭바위의 모양이 마치 사람 얼굴처럼 형상화되어 낙동강을 바라보는 느낌이 든다. 가을의 옷을 갈아입은 나무들이 더욱 고운 빛깔로 나그네를 반겼다.

 

남지 개비리길어미개의 새끼 개에 대한 헌신적 모성애가 깃던 전설이 있는 개비리길에는 가는 곳마다 가을색으로 채색됐다.

 

벼랑길 아래는 강물이 바위에 부딪히는 소리가 요란하다. 야생쉼터를 지나면 이색적인 죽림쉼터가 둘레길의 묘미를 장식되는 대나무 숲이다.

 

남지 개비리길g대나무 숲은 색다른 분위기를 살려 생동감을 주었다.

 

낙동강을 조망할 수 있는 정자와 쉴 수 있는 평상과 벤치가 놓여있어 둘레길을 찾는 이에게 쉼을 제공해 주었다.

빽빽하게 둘러싸인 대나무 숲은 정신이 맑아온다. 영험 있는 팽나무 연리목이 세월만큼이나 뜨겁고 회락재 유허지가 고스란히 그 흔적들이 남아있다. 바람에 함께 흔들리는 대나무의 숨결에 오래 머물고 싶은 마음이다. 조상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진양 진씨 감나무 시집보내기의 스토리도 신비롭다.

 남지 개비리길 

오롯이 느낄 수 있는 대나무 숲은 오래 머물수록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다.

 

굽이굽이 이어지는 길은 가을 냄새가 더욱 짙다. 발걸음도 가볍다. 옹달샘 쉼터를 지나며 자식을 등관시킨 층층나무와 옥관자 바위를 나란히 두어 재령이씨 댁 할머니의 뜻을 기리고자 하는 마음이 서려있다.

 

남지 개비리길

가을 바람결에 서정적인 풍경이 길 위에 펼쳐진다.

 

가을 억새가 바람결에 은빛 물결처럼 일렁거리는 시각에 수변공원으로 도착했다. 가는 곳마다 자연이 주는 따뜻한 이야기가 스민다. 숲길도 만나고 벼랑길도 만나는 길 위에서 가을은 그렇게 자연스럽게 나의 살결에도 살며시 물들었다.

남지 개비리길에서 타박타박 걸으며 깊어가는 가을을 만나고 자연이 풀어놓은 중간중간 테마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행복한 일상을 돌아오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

 명예기자 강상도 리포트

벼랑길 따라 역사와 비경이 담긴 남지 개비리길을 걷다.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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