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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거제해녀아카데미 입학식 열려

 

 

지난 13일 오후 1시 거제여성회관에서 제3회 거제해녀아카데미 입학식이 열렸다. 300여명의 전국 지원자가 몰린 3기 예비 해녀(해사) 24명은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입학하게 되었으며 더불어 24명의 똥군*, 불턱** 24명도 함께 입학식을 가졌다.

 



교육기간(직업 양성반)은 5월 20일부터 7월 29일까지 매주 일요일마다 진행되며, 이들 해녀들은 수료 후 전국 어디서나 나잠업에 종사할 수 있게 된다. 불턱은 5월 19일부터 6월 9일까지, 똥군 그리고 똥군은 6월 16일부터 7월 7일까지 매주 토요일 해녀문화체험을 하게 된다.


 

2016년 12월, 제주해녀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후 ‘제주해녀’가 국제적인 고유명사로 자리매김하게 되었고 더불어 국내무형문화재가 되면서 해녀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지만 고령화, 지구온난화로 인한 어족자원의 고갈, 어려운 작업 환경 등으로 현업 해녀의 수는 해마다 감소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가운데 150년 전통의 거제도 해녀문화를 이어나가기 위해 2015년 거제해녀협동조합이 설립되었으며, 조합은 거제해녀아카데미를 개설·운영해 고령화의 위기에 놓인 해녀 후계자를 양성하고 있다. 올해로 3회를 맞이한 거제해녀아카데미는 귀어귀촌을 꿈꾸는 도시민들에게 바다를 제대로 알고 미래를 계획할 수 있도록 바다체험활동도 지원하고 있다. 



 

해녀 교육에는 해녀협동조합 소속 현업 해녀·전문수산어업인·인명구조요원 등 바다 전문가들이 직접 수업에 참여해 안전하고 실용적인 노하우를 전수한다. 참가자들은 물질, 안전교육, 해녀안무와 노래 등 독특한 해녀역사와 문화를 체험하고 배우게 된다.




 

입학식 축사를 맡은 한국해녀문화전승보존회 임덕희 고문은 “어쨌든 배우는 사람은 가르치는 사람의 말을 새겨들어야 한다”며 “위험한 바다에서 일을 하는 것은 생명과 직결되므로 조금이라도 방심하거나 자만하면 안 된다”고 거듭 당부하였다.

 

물질은 수련과 노력에 따라 기량이 익혀지는데 기량에 따라 ‘하군’ ‘중군’, ‘상군’, ‘대상군’으로 나뉜다. 특히 나이가 어리면서 그 기량이 무척 뛰어나면 ‘애기상군’이라 불렸는데 해녀들 가운데는 자신이 어렸을 때 ‘애기상군’이었음을 매우 자랑스럽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상군까지는 순조로우나 나이가 들고 기력이 쇠하면 대상군의 기량에 오르기 전에 물질을 그만두거나 다시 중군의 기량으로 내려가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한다. 물질을 끝마치고 물 밖에 만들어놓은 불턱에 둘러앉을 때에는 상군 해녀를 제일 좋은 자리로 대우하는 등 예를 갖추고 질서를 지켰다고 한다. 

거제해녀협동조합에서는 해녀문화를 해녀들의 소득증대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해녀들은 하루 3~4시간의 조업 기준으로 연간 2,000~5,000만 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한다. 

“바람이 불 때 노를 저어라!”는 말처럼 거제해녀아카데미의 교육현장이 관광 거제의 생명의 호흡을 불러오는 숨비소리가 되길 기대해본다.


  * 해녀를 막 시작하는 하군축에도 못드는 해녀를 똥군이라 부른다. 상군, 대상군이었던 해녀도 나이가 들어 더 이상 깊은 물질을 못해 할망바당***에서 조업을 할 때가 되면 똥군이라 하기도 한다. 같은 똥군이라지만 급이 다른 똥군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할머니들이 손자들을 가르치고 살피는 마음으로 프로그램명을 ‘똥군 그리고 똥군’이라고 정했다고 한다.

** 물속에서 물 밖으로 나오면 무척 추위를 느끼는데 작은 돌맹이들을 둥글게 모아쌓고 그곳에 불을 지펴  추위를 녹이고 다음 물질을 준비하며 쉬는 장소를 ‘불턱’이라 한다. 이 불턱에서 잡은 소라. 성게를 다듬기도 하고 몸을 데우고 물질기술을 전수하고 집안 대소사를 의논하는 장소로도 이용되었는데 ‘해녀이야기를 듣고 알아가기 위한 모임’이라는 의미로 프로그램명을 ‘불턱’이라고 정했다.

*** 할망바당. 수심이 그리 깊지 않은 3m미만의 바다로 바람도 그리 세지 않아서 물질하기에 딱 좋은 바다를 말한다. 이 할망바당에는 할머니들만 물질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데 누가 시켜서 하는 것도 아니고, 그러해야 한다는 법적인 조항도 없다. 하지만 이 할망바당에서 젊은 해녀들이 물질하는 모습은 찾아 볼 수가 없는데 이는 나이 많도록 물질을 해야 하는 할머니 해녀들에게 좀 더 안전하고 좋은 장소를 배려해주는 묵시적인 약속이고 질서라고 할 수 있다. 해녀들뿐 아니라 작은 어선들도 돌아오는 길에 작은 어패류를 할망바당에 던져 넣어 더 자란 후에 할망 좀녜들이 잡을 수 있도록 한다.

 

 

 

제3회 거제해녀아카데미 입학식 열려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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