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기자 김수정]2007년 김해시 구산동 택지개발사업 부지의 발굴조사에서 경남고고학연구소에 의해 한국은 물론 세계 최대규모로 추정되는 지석묘, 즉 고인돌이 확인됐습니다. 축조 시기는 기원전 2~3세기 무렵으로 예상되며, 길이 10m, 너비 45m, 높이 3.5m에 350~400톤으로 추산되는 거대한 상석으로 이뤄져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구산동지석묘 사적지정을 위한 학술대회가 열린 김해문화원 전경

당시 거대 규모의 지석묘에 대한 발굴기술의 어려움과 예산 부족 등 여러 문제로 인해 그 자리에 그대로 다시 묻어 현재까지 보존하고 있습니다. 2012년 7월 경상남도기념물 제280호로 지정되어 잔디광장으로 관리하고 있으며, ‘구산동지석묘’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학술대회에서는 구산동지석묘의 역사적 가치와 의미, 활용방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김해시에서는 현재 구산동지석묘에 대한 국가 사적 승격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12월 5일 김해문화원 대강당에서는 “묻힌 표상, 드러나는 가치, 구산동고인돌”이라는 주제 아래 사적지정을 위한 학술대회를 열었습니다. 역사, 문화 관계자들의 학술 발표 및 구산동고인돌의 보존과 활용방안에 대한 토론이 활발히 펼쳐졌습니다. 

구산동지석묘의 가치와 사적지정의 가능성에 대한 기조 강연하는 이영식 인제대학교 교수

이영식 인제대학교 교수는 기조강연을 통해 김해 구산동지석묘의 가치와 사적지정의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밝혔습니다. 수로왕 등장 이전에 존재했던 구간사회의 역사를 웅변하는 유적으로 구산동지석묘의 가치를 인정했으며, 사적지정 되어 있는 국내 기존의 지석묘와 비교했을 때 압도적인 규모를 들어 사적지정에 유리한 부분이 있음을 확인해줬습니다. 사적지정을 통해 역사적 의미와 고고학적 자료로서의 가치를 인정하여, 문화관광 인프라로 확보되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학술대회 주제 발표 및 토론자, 내빈들

주제 발표에는 4명의 발제자가 나섰습니다. 강동석 국립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관의 ‘김해 구산동지석묘의 경관과 그 의미’, 이수홍 울산문화재연구원 조사실장의 ‘남해안 지역의 묘역식지석묘와 구산동지석묘의 특징’, 이성주 경북대학교 교수의 ‘기억, 경관, 그리고 기념물 축조’, 김규정 전북문화재연구원장의 ‘김해 구산동지석묘의 보존과 활용방안’으로 발표가 마무리 된 뒤 각 주제와 관련한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잔디광장으로 조성, 지하에 묻혀있는 청동기시대 역사의 상징 구산동지석묘 안내표지판

구산동지석묘와 마주 보는 자리에 있는, 구지봉에는 ‘구지봉석’이라는 한석봉의 글귀가 적힌 구지봉고인돌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바둑판처럼 편편한 상석을 가지고 있는데요, 구지봉은 물론, 인근 지배자의 묘역으로 잘 알려진 대성동고분군을 살펴볼 때, 지금의 김해시 구산동, 대성동 등에는 대규모 묘지가 자리했다는 학계의 추측이 어느 정도 인정되고 있습니다. 

아파트공사 현장에서 발견된 구산동지석묘, 현재 묻힌 표상으로 자신의 가치를 드러낼 날을 기다리고 있다.

학술대회에서 다뤄진 구산동지석묘의 가치와 활용방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은 사적지정에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으로 여겨집니다. 향후 구산동지석묘의 활용, 관광 자원화에 큰 방향성이 제시된 셈입니다. 김해는 물론 경남의 소중한 문화재인 구산동지석묘의 사적지정을 위해 많은 경남도민이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