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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시립박물관에서 만나는 밀양아리랑-아리랑 전시관과 독립운동 기념관

온라인홍보 명예기자단 장원정

밀양시립박물관에서 만나는 밀양아리랑 

밀양시립박물관에서 만나는 밀양아리랑1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동지섣달 꽃 본 듯이 날 좀 보~소~"

 

이 땅에서 자생적으로 발생하여 수백 년을 이어오면서 우리 민족을 대표하게 된 가장 원초적인 소리이자 우리 민족의 공동 의식을 대변하는 한민족의 소리이자 한민족의 숨결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닌 노래가 바로 '아리랑'입니다. 그중에서도 정선아리랑과 더불어 가장 대표적인 아리랑은 아마 '밀양아리랑'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한반도에서 살아가고 있는 이라면 밀양에 와 보지 못했더라도 누구나 한번은 들어 봤을 노래가 바로 '밀양아리랑'입니다. 어찌 보면 밀양을 가장 대표할 만한 것이 밀양아리랑이었지만 밀양에서 밀양아리랑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를 만나기가 쉽지 않았다는 점이 조금 아쉽기도 했습니다. 그동안의 이런 아쉬움을 달랠 만한 소식이 2019년에 들려왔는데요, '밀양아리랑 전시관'이 밀양에 문을 열게 된 것입니다.

밀양시립박물관에서 만나는 밀양아리랑2
2019년 3월에 문을 연 '밀양아리랑 전시관'

밀양시립박물관에서 만나는 밀양아리랑3올해로 62회 맞는 밀양의 대표 축제 이름 역시 '밀양아리랑 대축제'다- 매년 5월에 열린다

 

밀양시가 5억 4천만 원을 들여 밀양아리랑 아트센터 별관 1층에 문을 연 '밀양아리랑 전시관'은 밀양아리랑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한 자리에서 보고 문화적 가치와 역사적 의의를 알리면서 아리랑의 진정한 의미를 조명하고자 하였습니다. 전시관에는 밀양아리랑의 역사, 다양한 아리랑 음반 전시, 해외 이주와 함께 전 세계로 퍼져나간 아리랑, 전국 아리랑 청취 공간 등으로 꾸몄습니다. 정선 아리랑과 진도 아리랑 관련 박물관이 이미 들어서 있었으니 밀양 아리랑의 명성에 비하면 많이 늦은 감은 있지만 지금이라도 이런 공간이 들어섰으니 다행인 거지요.

밀양시립박물관에서 만나는 밀양아리랑4밀양아리랑 전시관 모습

 

그럼 밀양아리랑은 언제 시작되었을까요? 아쉽게도 밀양아리랑의 발생 시기를 정확히 알 수 있는 문헌 근거는 없습니다. 다만 가장 유력한 이야기는 두 가지가 있는데요. 첫째로 고려 항몽 시기 생성설입니다. 밀양 아리랑이 고려 시대 삼별초의 대몽 항쟁 이전부터 고난에 처한 백성들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밝은 미래를 희망하는 노래로 태동했다는 설입니다. 밀양 역사에서 고려 시대 가장 중요한 사건이 바로 삼별초입니다. 흔히 삼별초 하면 '강화도에서 진도로, 다시 제주도로 한반도 서쪽 지방과 연관 깊은 이야기로 기억할 수 있을 텐데요, 사실 한반도의 동쪽 지방 밀양과도 무척 연관 깊은 역사입니다. 고려시대 전기 성종 14년(995년)에 밀성‘군’(현재의 밀양)은 밀‘주’로 승격이 되면서 인근 창녕군과 청도군을 속군으로, 인근 네 곳의 현을 속현으로 거닐 정도로 큰 도시로 성장합니다. 하지만 충렬왕 4년(1276년)이 되면 반역향(叛逆鄕)이 되어 오늘날의 경주인 계림부에 예속됩니다. 밀주가 당시 대몽항전을 이끌었던 삼별초에 호응하고 도왔다는 이유에서 말입니다. 삼별초가 완전히 진압당한 후 들어선 친몽 정부의 눈에 요즘 말로 완전히 '찍힌' 것입니다. 침략자 몽고에 맞서 분연히 일어선 밀양의 저항정신 탓에 수난을 당한 것이지요. 이후 각고의 노력 끝에 충렬왕 11년(1285년)에 겨우 밀성군으로 회복됩니다. 다음 밀양아리랑 발생으로는 '조선말과 일제 강점기 발생설'입니다. 전국에서 아리랑이 널리 불린 1900년대 전후와 1926년 나운규의 영화 '아리랑'의 주제가로 알려지면서 음반 등을 통해 유행했다는 설입니다.

밀양시립박물관에서 만나는 밀양아리랑5밀양 독립운동기념관

 

그럼 당시 수많은 신민요 중에서 왜 하필 '밀양 아리랑'이 널리 불렸을까요?  여기에는 삼별초 역사에서 알 수 있듯이 밀양이라는 고장이 가진 저항정신과 연관이 깊습니다. 조선시대와 일제 강점기를 지나는 동안에도 시시비비에 관한 밀양의 올곧음이 내내 사그라지지 않다 보니 일제 강점기 동안 가장 많은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고장이 바로 '밀양'입니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 덕분에 시 단위에서 독립운동 기념관이 있는 곳이 바로 '밀양'입니다.  일제 강점기 한반도와 연해주, 만주를 질주하며 독립운동을 하던 독립군을 이끌던 많은 이들이 밀양 출신이었습니다. 어릴 적부터 흥얼거리던 경쾌한 밀양아리랑의 가락이 이들을 통해 한민족을 하나로 묶는 노래로 퍼져 나간 것입니다. 실제로 1940년 광복군 창건 이후 광복군 군가로 가장 많이 불려진 '광복군 아리랑'의 곡조와 후렴이 바로 밀양 아리랑에서 차용한 것입니다.
대한민국 독립운동의 성지로서의 밀양을 가장 잘 만날 수 있는 곳이 밀양 독립운동기념관입니다. 밀양과 더불어 또 한 곳의 독립운동 성지로 '안동'을 꼽을 수 있는데요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안동에도 '독립운동기념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2014년 안동독립운동기념관이 경상북도 독립운동기념관으로 이름이 바뀌면서 전국에서 유일하게 시 단위에서 독립운동기념관을 가진 곳은 이곳 밀양이 유일합니다.

밀양시립박물관에서 만나는 밀양아리랑6
김원봉 - 일제강점기 일제가 건 현상금이 김구보다 많았다

밀양시립박물관에서 만나는 밀양아리랑7
밀양시 내이동 김원봉 생가 터에 있는 '의열기념관'

밀양시립박물관에서 만나는 밀양아리랑8조선의용대 창건 기념 사진 - 밀양독립운동기념관

"나 밀양 사람 김원봉이오."
- 영화 암살 중 대사

 

"임시정부는 1941년 12월 10일 광복군을 앞세워 일제와의 전면전을 선포했습니다. 광복군에는 무정부주의세력 한국청년전지공작대에 이어 약산 김원봉 선생이 이끌던 조선의용대가 편입되어 마침내 민족의 독립운동역량을 집결했습니다."
- 문재인 대통령, 2019년 현충일 추모사 중에서

 

영화 암살이 천만 관객을 동원한 이후 김원봉이라는 사람이 밀양 출신임을 누구나 알게 됩니다. 이후 김원봉에 관한 대중적인 관심이 높아지면서 밀양에는 '항일운동 독립운동사 거리'와 김원봉 생가터에 '의열 기념관'이 차례로 들어서게 됩니다. 하지만 김원봉뿐만 아니라 밀양이 낳은 수많은 독립운동가의 발자취를 만날 수 있는 곳이 독립운동기념관입니다. (경상남도에서 독립운동으로 '독립장' 수훈을 받은 인물이 27명. 그중에서 10명이 밀양 출신이다)

밀양시립박물관에서 만나는 밀양아리랑9밀양 출신이 주도적으로 만든 의열단

 

이 중에서 의열단에 대해 조금 언급해 보고자 합니다. 1919년 11월 10일 중국 길림시 광화로 57번지 반 씨의 농가에서 창단한 의열단은 김원봉, 윤세주, 김상윤, 한봉근, 한봉인 등 밀양사람 5명을 비롯해 13명이 모여 조직합니다. 공약 10조를 내걸며 7 가살, 5 파괴의 목표를 세운 의열단은 조선총독 이하 고관과 친일파 거두 등을 가살하고 조선총독부, 동양척식회사, 매일신보사, 경찰서 등이 파괴 대상이었습니다.

밀양시립박물관에서 만나는 밀양아리랑10밀양경찰서 폭탄투척의거

 

"일시 세상의 이목을 놀라게 하였던 밀양경찰서에 폭탄을 던진 범인 최경학의 공소공판의 판결언도가 지난 16일 대구복심법원 제1호 법정에서, 오전 10시에 사형의 언도를 하였는데, 사형에 처한다는 재판장의 언도를 들은 최경학은 태연한 웃음을 띠우고, 간수를 따라서 퇴정하였더라"
- 1921.4.19 동아일보

의열단의 첫 번째 폭파계획으로 자신들이 가장 잘 아는 밀양을 선택하여 최수봉(본명 최경학) 의사가 밀양경찰서에 폭탄을 투척함으로써 의열단의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됩니다. 이후 나석주 의사의 동양척식회사 폭탄 투척을 포함한 지속적인 무장 항일투쟁을 전개하여 일제에게 크나큰 공포의 대상이 되었고 단장 김원봉에게는 김구보다 더 많은 현상금을 일제가 내걸 정도였습니다. 이후 의열단은 민족혁명당과 조선의용대 같은 군대 체재로 개편되면서 일본에 대한 무장 투쟁을 이어 나갑니다.

밀양시립박물관에서 만나는 밀양아리랑11 

"내고행 산천아 너 잘있거나
이 내몸 독립군 따라가노라"
- 광복군 아리랑 중에서

 

 

영화 밀양으로 밀양 도심이, 봄이면 밀양아리랑 대축제로, 여름이면 한여름에 얼음이 어는 얼음골로, 가을이면 은빛 물결로 출렁거리는 재약산 사장평 억새로 유명한 밀양이지만 어느 누구에게라도 밀양아리랑만큼 친숙하지는 못할 겁니다. 밀양아리랑과 그 속에 면면히 흐르는 밀양의 역사와 인물을 만나고 싶다면 밀양아리랑 전시관과 밀양독립운동 기념관을 방문해 보길 바랍니다.​ 

장원정


 

 

밀양시립박물관에서 만나는 밀양아리랑-아리랑 전시관과 독립운동 기념관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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