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기자 강상오]날씨가 이제 많이 쌀쌀해졌다. 한동안 집안에 틀어박혀 있었더니 이렇게나 겨울이 깊숙이 와 있다는 걸 실감하지 못하고 지냈다. 그러다 오랜만에 외출로 바깥에 나왔더니 겨울의 추위는 더욱 매섭게 내 얼굴을 스쳤다.

김해창업카페 로고

 오랜만에 김해여객터미널 3층에 있는 김해창업카페에 방문했다. 김해창업카페는 2017년, 김해지역의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하지만 2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 김해창업카페의 존재조차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김해창업카페에 간다고 하면 이름에 ‘카페’가 들어가다보니 ‘커피전문점’ 정도로 생각하기도 한다.

 김해창업카페는 지역의 스타트업들을 ‘입주기업’으로 모집해 무상으로 사무공간을 제공하기도 하고 창업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또한 프리젠테이션이 가능한 세미나홀이나 회의실을 무상으로 대여해주기도 하는데 이는 입주기업이 아니라도 누구나 사전예약제로 이용이 가능하다.

 나는 김해창업카페를 자주 이용하는 편이다. 지역에서 작은 콘텐츠 스타트업 회사를 운영하면서 외부 미팅이 필요하거나 문화기획 등의 프로그램 운영 공간이 필요할 때 자주 이용한다. 쾌적한 공간에서 세미나실의 음향 시스템도 사용이 가능하며 회의실에서는 PC를 모니터에 연결해 간단한 PPT도 할 수 있기 때문에 특별한 사무공간이나 회의실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나 같은 1인기업에게는 딱 이용하기 좋은 곳이다.

김해창업카페 세미나홀
김해창업카페 회의실

 김해창업카페는 김해여객터미널 3층에 위치하고 있다. 김해여객터미널은 김해에서도 중심가로 불리는 곳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찾기도 쉽고 다른 지역에서 찾아오기에도 쉬운편이다. 그런 장점이 있지만 건물안에서 김해창업카페를 찾아오기엔 쉽지가 않다. 김해여객터미널 3층은 김해창업카페만 있는 것이 아니라 터미널 사무소가 함께 있기 때문이다. 김해창업카페와 터미널사무소는 같은 층에서 이동을 할 수 없고 벽으로 막혀 있다. 그렇기 때문에 결국 다른층을 이용해서 건물 양쪽 끝에 있는 각기 다른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야만 각각의 장소로 출입이 가능하다. 김해창업카페는 신세계 백화점 방향에 위치한 마지막 엘리베이터를 타야만 출입을 할 수 있다.

 김해창업카페의 주차장은 김해여객터미널 옥상 주차장을 함께 이용할 수 있는데 옥상에 주차를 하고 옥상에서 건물로 내려오는 엘리베이터는 터미널 사무소 출입구쪽 엘리베이터이기 때문에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가, 다시 건물 반대편 끝에 있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다시 3층으로 올라가야 김해창업카페로 갈 수 있다. 이런 불편함 때문에 김해창업카페를 처음 찾아오는 사람들은 건물안에서 길을 자주 잃어 버린다.

김해창업카페 전용엘리베이터

 김해여객터미널 옥상 주차장으로 올라가는 입구는 김해여객터미널 건물과 연결된 신세계 이마트 주차장으로 들어가야 한다. 이마트 주차장 4층으로 올라가면 건물과 건물을 이어 김해여객터미널 옥상 주차장으로 갈 수 있는 연결 통로가 나온다. 그 통로를 이용해 김해여객터미널 주차장을 출입할 수 있다. 이렇게 찾아 가는 길이 복잡하다보니 김해여객터미널을 찾아 가려는 사람들은 사전에 가는 길을 잘 알고 가는 것이 좋다.

 김해창업카페가 있는 3층으로 올라가면 가장 먼저 텅빈 공간이 나온다. 그리고 안쪽으로 조금 걸어들어가면 김해창업카페 입구가 나오는데 1년 넘도록 잉여공간으로 비워져 있던 그 곳은 지금 한창 공사중이다. 그 곳에는 스타트업 기업들의 시제품을 제작할 수 있는 ‘메이커 팩토리’가 들어올 예정이다.

김해창업카페 입주룸

 현재 김해창업카페에는 10여개의 입주기업이 입주해서 창업활동을 하고 있다. 입주기업에게는 오피스와 집기등을 무상으로 제공하는데 초기 김해창업카페가 생겼을 당시 입주 룸당 1개 업체를 모집해 운영하던 것과 달리 현재 1개 룸당 2개 업체를 입주시켜 입주 혜택을 받는 기업 수를 2배로 늘린 상태다. 입주한 기업들은 최대 2년간 김해창업카페에서 무상으로 오피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김해창업카페의 ‘멘토’로부터 다양한 창업 교육과 지원을 받으며 창업활동을 진행해 나간다. 현재 입주기업들 중에는 애견관련 사업에서부터 화장품 회사 등의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들이 입주해 있다.

 또한 김해창업카페에는 입주룸에 매일 출근해서 근무하는 입주기업뿐만 아니라 사무공간이 별도로 필요하지 않는 초기 스타트업들에게 ‘가상 오피스’도 제공한다. 사업자등록을 위한 사무실 주소를 김해창업카페로 제공하고 관련된 우편물이나 택배등을 무인 택배함으로 대신 받아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이 아이디어는 2017년 김해창업카페 초기 셋팅 후 운영관련된 아이디어로 김해시청 창업카페 담당부서에 내가 직접 제시한 아이디어다. 내가 낸 아이디어가 적용되어 정책에 반영되어 실행되고 있는 걸 보니 왠지 더 뿌듯한 생각이 들었다.

김해창업카페 탕비실김해창업카페 아이디어바

 김해창업카페는 공예창업카페, 세미나홀, 회의실, 입주룸, 아이디어바, 탕비실, 북카페 공간으로 나뉘어져 있다. 입주룸은 입주기업들의 전용공간이고 세미나홀과 회의실은 사전 예약제로 누구나 이용이 가능하며 나머지 공간들은 언제든지 김해창업카페를 방문하여 데스크에 간단한 방문일지 작성만으로 누구나 이용이 가능하다.

 탕비실에는 간단한 차와 커피가 준비돼 있어 사무실이 없는 나 같은 1인기업이나 프리랜서 분들은 외부 사람들과 미팅을 할 때 이용하기 좋은 곳이다. 또한 김해창업카페 이용 가능시간 역시 밤9시까지로 다른 관공서나 기관보다 늦은 시간까지 이용할 수가 있다는 장점도 있다.

 오랜만에 방문한 김해창업카페는 조용했다. 가끔 김해창업카페를 이용할 때 사람이 별로 없기 때문에 편하게 시설을 이용할 수 있어서 좋긴하지만, 이제 벌써 개소한지 3년차에 접어들었는데도 아직 이용율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에 한명의 시민으로서 안타깝기도 하다. 좀 더 김해창업카페가 활성화 되어서 더 다양한 스타트업들이 모일 수 있는 장소가 되었으면 좋겠고 그로 인해 나 역시 다양한 스타트업 네트워크를 탄탄하게 구축할 수 있는 허브 역할을 김해창업카페가 해주었으면 좋겠다.

아이디어 회의하고 있는 콘퍼런스 멤버들
김해창업카페 팜플렛

 그런 생각을 하면서 오랜만에 만난 ‘경남콘텐츠포럼-콘퍼런스‘ 멤버들과 김해창업카페가 문을 닫는 밤 9시까지 열심히 아이디어 토론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