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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8일 경화시장 가는 날

온라인홍보 명예기자단 황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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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에 한번 열리는 경화시장 가는 날
오늘은 시장으로 한번 떠나 보겠습니다. 특별히 오늘 가 볼 곳은 5일장입니다. 우리가 통상 시장이라고 하면 ‘전통시장’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5일장이 전통시장은 아니라고 할 수는 없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전통시장은 상설시장도 포함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5일장은 전통시장에서 ‘전통’에 조금 더 힘이 실린 형태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고 재래시장이라는 용어도 사용하는데 이 또한 5일장과 가까운 느낌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오늘 소개 해 드릴 경화지장은 매 3일과 8일(매월 3, 8, 13, 18, 23, 28일)에 장이 서는 5일장입니다. 5일장은 말 그대로 5일에 한번 열리는 시장입니다. 3일장, 5일장은 조선시대부터 내려져온 시장의 모양새입니다. 이러한 시장을 정기시장이라고 하고 창원의 창동이나 마산어시장 같은 곳을 상설시장이라고 합니다. 경상남도 홈페이지에 의하면 경상남도에 전통시장 중 정기시장은 총 79개로 나와 있습니다. 대형마트나 SSM과 같은 시설에 밀려 많이 없어졌다고 생각 했었는데 아직 많은 정기시장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어 더욱 더 반가운 것 같습니다.


 

 

경화시장은 창원시 진해남중학교 아래쪽으로 길게 뻗은 600m 길이의 내리
막길(경남 창원시 진해구 경화시장로 35)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벚꽃이 피는 봄이면 군항제를 구경하기 위해서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는 ‘경화역’도 근처에 있으니 혹시 군항제 기간에 창원시 진해구를 방문하실 일이 있으시다면 끝자리가 3일이나 8일에 맞추어 오셔서 경화시장도 같이 구경 해 보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창원시 진해구에 살고 있는 저도 직장이나 거주지 등으로 인하여 터널 반대쪽으로는 잘 가지 않다 보니 오랜만에 방문 해 보았는데요, 시장 입구에 보지 못했던 높은 간판이 있어서 새로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600m로 길게 뻗어 있는 왕복 2차선의 이 도로는 평소에 차가 다닙니다. 하지만 시장이 열리는 3일과 8일의 경우 위쪽에 위치하고 있는 아파트 입구를 제외하고는 모두 이렇게 걸어다니는 도민들과 장사를 하는 상인들에게 점거(?)가 됩니다. 마트와 같은 쇼핑센터에 익숙한 어린 친구들에게는 이러한 노점이 익숙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시장을 간다고 하더라도 깔끔하게 정비가 된 상설시장에 익숙 할텐데 이런 노점들이 가득 한 경화시장에 한번 구경 오셔서 경험시켜 주는 것도 나름 좋은 교육이 될 것 같습니다.

경화시장에서 영업을 하시는 상인들은 크게 보면 세 부류가 있습니다.
첫 번째로 위 사진처럼 길바닥에 상품을 널어놓고 판매하시는 분들입니다. 특히 야채나 채소를 판매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아마 직접 키운 야채나 채소들을 조금 가지고 와서 판매하시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디에서 물건을 떼다가 파는 것이 아니라 직접 재배한 상품들이라면 그 신선도는 두 말 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요?
두 번째로 길 가운데에서 옷걸이나 테이블과 같은 판매대를 설치하고 장사를 하시는 분입니다. 위 사진은 어디라고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서울의 동묘시장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옷을 판매하는 상인이셨는데 정확하게 가격은 표시가 되어 있지 않았지만 서울의 동묘시장 기준으로 생각 해 본다면 3천원~1만원 정도가 아닐까 조심스럽게 한번 예상 해 봅니다.
마지막으로 기존 길가 점포에 있는 상인들의 가게입니다. 경화시장이 서는 날이면 기존 점포에서 앞으로 조금 더 매대를 연장하여 천막을 치고 물건을 판매하시는 분 들이 있습니다.

이제는 경화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상품들을 한번 살펴 보고자 합니다. 얼마 전 이 경상남도 공식 블로그에 화개장터에 대한 포스팅(http://gnfeel.blog.me/221797028938)이 올라 왔습니다. 가수 조영남씨의 ‘화개장터’라는 노래를 아시는 분이라면 화개장터라는 단어에 떠 오르는 노랫구절이 있을 것입니다. ‘있어야 할 건 다 있구요, 없을 건 없답니다 화개장터’라는 가사인데요, 전국 어느 정기시장을 가도 허용되는 말인 듯 합니다. 경화시장도 없는게 없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들 만큼 판매하는 상품들의 가짓수가 많았습니다.


한참 제철인 딸기부터 시작해서 크기별로 분류 해 놓은 멸치, 시장 하면 생각나는 각종 분식과 옷가지, 반찬, 각종 채소까지 말 그대로 없는 것이 없습니다.
아무래도 사진에 불특정 다수가 나올 수 밖에 없어 조심조심하며 사진을 찍고 있는데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곳을 발견했습니다. 노점의 특성상 길 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잡아둘 수 있는 아이템이 있다면 자연스럽게 사람이 모이게 되는데요, 궁금해서 자세히 보니 시계수리를 하는 곳 이었습니다. 차키나 시계의 배터리 교환, 시계줄 교환 등등을 하는 곳 이었는데요 정밀한 기술이 필요한 시계 수리를 이렇게 노점에서 진행하는 것을 보니 숨은 고수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경화동 잡스라고 호칭을 붙여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요즘에는 많이 개선되고 있지만 전통시장에서 이렇게 정찰제로 영업 하는 분도 정말 오랜만에 보는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전통시장의 장단점에 대해서 물어보면 장점과 단점 두군데 다 언급 되는 것이 바로 정찰제가 많이 없다는 것입니다. 장점의 이유는 정이 있어 보인다, 단점의 이유는 바가지 쓰는 느낌이다 등을 이유로 말 합니다. 날이 갈수록 경쟁력을 조금씩 잃어가고 있는 전통시장에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옮기게 할 수 있는 여러방법 중 하나가 개인적으로는 정찰제 시행이라고 생각 하는데 반가운 점포였습니다. 저 ‘오일장 시계’말고도 정찰제를 시행하는 점포를 여러개 만날 수 있습니다.
정기시장이 가지는 몇가지의 불편한 점과 단점이 있지만 정말 좋은 장점 중 하나는 평소에 보기 힘든 상품들을 많이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마트와 인터넷 쇼핑에 익숙한 세대는 위 사진이 무엇인지 알까요? 안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본 적이 있을까요? 제가 어릴 때 할머니 댁에 가면 처마 끝에 매달려 있는 것을 본 기억이 있기는 하지만 그 이후로 저도 실제로 메주를 본 것은 정말 오랜만이었습니다. 우리가 맛있게 먹는 각종 장류(된장, 고추장)와 간장 등을 만드는 원료라고 하면 아마 많이 놀라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렇게 정기시장은 뜻밖의 즐거움과 살아있는 교육의 장이 되기도 합니다. 실제로 제가 메주 사진을 찍으려고 가만히 서서 있을 때 한 가족이 메주 앞에 서서 아이에게 장을 만드는 원료라고 알려주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제가 경화시장을 방문 했을 때가 바로 정월대보름(2월 8일)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정월대보름에 쥐불놀이를 하고 오곡밥이나 팥죽, 귀밝이술 등을 먹는데 그 중에서도 제일 흔한 풍습 중 하나가 바로 부럼 깨물기일 것입니다. 각종 견과류를 깨물어 먹으며 한 해 부스럼이 생기지 말라고 기원하는 전통은 아직까지 남아있고 아마 정월대보름이면 각종 견과류의 판매량이 높아질 것입니다. 그러한 상황을 반영하듯 시장 여기저기에 견과류를 판매하는 매대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외에도 해산물, 신발과 잡화, 찐빵 등 온갖 상품들이 진열대 위에 올라서 팔려가기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해산물(생선 등)을 손질하고 있는 사장님과 각종 건어물을 즉석에서 가루로 만들어 천연조미료를 판매하고 있는 사장님이 인상 깊었습니다. 집에서 각종 국을 끓이고 할 때 소위 말하는 ‘다신 물’을 내기가 귀찮고 힘드신분들은 저런 천연조미료를 이용하여 감칠맛을 올리는데 사용하는 것도 좋아 보입니다.


경화시장은 600m정도의 거리의 양 끝, 가운데에 상인들이 진열을 하고 있기 때문에 내려가면서 한쪽, 올라오면서 다른 한쪽을 보면서 구경할 수 있습니다. 정말 다양한 물건들이 다양한 가격으로 판매가 되고 있어 시간가는 줄, 힘든 줄 모르고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3일과 8일로 끝나는 날 10,000원짜리 하나만 있으면 시장에서 2~3가지의 물품들을 충분히 구입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요즈음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걱정으로 사람이 많은 곳을 가기가 조금은 망설여 집니다만, 어느정도 시간이 지난 후 가족들과 다 함께 경화시장에 들러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 보는 것은 어떨까요?​ 

 

황대성

 

 

3일, 8일 경화시장 가는 날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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