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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작은 골목길에서 삶의 낙(樂)을 찾다

창원 창동예술촌의 어느 골목길, 그 사이 큰 유리창으로 내부가 훤히 보이는 작은갤러리 ‘SPACE1326’이 있다. 사진을 좋아했고 오랜 타지 생활을 했던 강대중 대표는 몇 해 전 휴식을 위해 고향으로 돌아왔다. 고향에서 그를 찾는 사람이 많았다. 사진을 통해 인연이 되었던 사람들과 지역 옥션사업을 구상하다 방향을 바꾸었다. ‘미술 전시장’, 그에게 다소 생소했지만 자신있었다. 지역 예술인과 함께 꿈을 안고 ‘SPACE1326’이 문을 열었다.

미술갤러리의 문턱을 투명하게 바꾸다
‘사진’은 강대중 대표가 자신있고 좋아했던 분야였다. 학부시절 전공과는 전혀 다른 분야였지만 더 공부하고 싶어 상경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술’은 달랐다. ‘작품’으로의 미술은 어렵고 다가가기 어려웠다. 사진으로 인연을 맺은 예술가들이 많은 도움을 줬다. 예술가가 아닌 ‘기획자’였기에 많은 공부를 필요로 했다.

201701인터뷰강대중최종1SPACE1326 강대중 대표

“우리 지역사람들은 예술을 어렵게 생각한다. 나도 물론 그랬다. 그래서 모두가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길 바랬다. 갤러리 이름도 ‘스페이스1326’이다. ‘스페이스(SPACE)’는 공간이라는 뜻이고, ‘1326’은 문 앞 투명 창을 뜻한다. 유리창은 각 가로 130㎝, 세로 260㎝이다. 가운데를 기준으로 양 옆으로 똑같은 창이 있다. 이 ‘1326’창으로 작품을 다 감상할 수 있도록 하고, 갤러리와 관람객이 소통하였음 하는 바람이 있다.”

미술과 돈, 이율배반적인 관계인가
‘갤러리’라고 하면 고가의 작품이 판매되는 곳으로, 서민들이 접근하기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다. 그래서 ‘이율배반’적이란 말이 적합한 듯 했지만 강 대표이 생각은 달랐다.

“작품은 그냥 나오지 않는다. 많은 공부를 하고 시간을 투자 했다. 자신의 개성을 찾기까지에 많은 좌절을 하기도 한 사람이 예술가이다. 다른면에서는 예술가의 고고한 중심적 가치를 존중해야 한다. … 미술과 돈, 둘의 관계를 이율배반적인 시선으로 보는게 이윤배반적이다.”

문을 열고 문턱을 낮추다

재작년까지 한 달에 한번이상 공연을 했다. 이제는 전국적으로 알려진 뮤지션도 이곳에서 공연을 했다. 작가의 제안으로 갤러리에 돗자리를 깔고 공연을 관람하는 ‘돗자리 모임’을 진행하기도 했다. 홍보에 어려움을 겪었고 계속된 아트페어 참여와 같은 외부 일정으로 갤러리에 전시 이외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게 어려웠다.

작년 갤러리는 한 달에 2회 이상 전시를 진행했다. 전시를 기획하고 전국의 작가를 섭외하며, 다양한 전시를 선보이고자 했다. 기대와 달리 좋은 작품이 많은데 일반인들에게 어려운 곳이라 느껴졌는지 갤러리 밖에서 지나쳐 가기만 했다.

“투명 유리창을 통하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하지만 더 작품과 가까워지고 갤러리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서는 우리가 문을 열고 관람객이 들어와 작품을 들여다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갤러리 문을 늘 열어두었고, 그때부터 갤러리에 들어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공연 이외에도 작년에 갤러리의 문턱을 낮출 수 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50·50’ 전시였다. 작품가격을 50만 원 이하로 책정하여 작가들에게 작품을 선보이자고 했고, 경남 뿐 아니라 전국의 작가들이 출품했다.

“해외에 나가면 작품을 구입하는 것이 일상적이다. 특히 화분과 같이 인테리어용으로 많이 구입한다. 우리가 옷이나 가방을 사 듯 자연스럽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것을 부자연스럽게 여긴다. ‘50·50 展’은 일반적인 소비가 될 수 있도록 돕는 전시이기도 했다. 멀리 대구나 부산에서 찾아온 생애 첫 구매자도 있었고, 신선한 전시였다.”

“50명의 작가중에 절반의 작가의 작품이 판매되었다. 기대이상이었다. 지역에서도 이런 소비가 가능하다는 가능성을 보았다. 특히 유행에 따르지 않는 고른 취향이 보여 기획자로써도 좋았다.”

작가와 작품, 관람객의 ‘매개공간’이 되다

“좋은 작품을 소개하는 장소가 갤러리이다. 우리나라에서 유명하고 세계적으로도 많이 알려진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는 것도 중요하고 갤러리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작가의 입장에서는 작품을 많이 선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지역 작가들이나 신진 작가들에게는 기회가 흔하지 않다. 그래서 그런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갤러리 이고 싶다. ”

강대중 대표는 작품을 보는 방법도 명쾌하게 알려주었다.
201701인터뷰강대중최종2강대중 대표의 뒷편에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갤러리는 작가와 작품, 관람객의 ‘매개공간’이다. 작품을 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개인적으로 작품을 볼 때 ‘좋다’, ‘싫다’, 그리고 ‘모르겠다’를 느낀다. 그 작가의 의도와 사상, 유명성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게 개인의 느낌이다. ‘좋은데 모르겠다’는 좋은거다.”

삶의 즐거움, 버티다 보니 즐겁다

강 대표는 얼마전 창원의 경남대학교와 창원대학교 미술학부생 4명과 ‘O.T展’을 열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나가기 위한 ‘오리엔테이션(Orientation)’에서 전시명을 따왔다.  작가로 발돋움하는데 겪게되는 포트폴리오 만들기, 전시명 정하기, 작품 설치 등을 전시 참여 작가들과 직접하며 갤러리를 처음 준비할 때를 되돌아 보게 되었다. 대학원에 입학하는 4명의 작가는 계속해서 작품활동을 하고싶다고 한다. 강 대표는 이번 전시를 통해 이들에게 희망을 주었다.

“유명한 문화기획자의 동영상 강의를 보았다. 이 바닥에 살아남기 위한 방도는 ‘버티는 것’이라고 했다. 작년 말 갤러리를 계속 해야하나 고민이 많았다. 4년을 버텼다. 도와주는 작가들이 있어 계속 버텨간다.”

SPACE1326은 올해도 계속 버티기로 했다. 이번 달 싱가포르 아트페어를 시작으로 내달 2월부터는 지역의 작가들과 함께 경남은행본점 갤러리에서 작년에 이은 ‘50·50展’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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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골목길에서 삶의 낙(樂)을 찾다 저작물은 자유이용을 불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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