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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람들의 찬란한 역사》작가미상 <농가월령도 십이폭병풍>
2023-10-19
《보통 사람들의 찬란한 역사》작가미상 <농가월령도 십이폭병풍>

작가미상, 농가월령도 십이폭병풍 農家月令圖十二幅屛風, 조선 19세기, 종이에 채색, 90.1×346.4cm(각 폭 64.9×38.0cm), 부산시립박물관 소장

 

 

농가월령도는 조선 후기에 즐겨 그려지던 경직도에 속합니다. 경직도는 농사짓는 일과 누에치고 비단 짜는 일을 그린 풍속화로 통치자에게 백성들의 삶에 관심을 가지고 그들의 어려움을 이해하며 좋은 정치를 하도록 교훈을 주는 그림입니다.

 

<농가월령도 십이폭병풍>은 동래부(현 부산)의 실경을 배경으로 월마다 이루어져야 하는 농가의 일거리를 12폭에 담은 작품입니다. 밭 고르기, 씨 뿌리기, 모내기, 수확하기 등 농사 과정과 뽕잎 따기, 베 짜기 등 잠직 과정을 계절의 흐름에 맞춰 표현하였고, 새참 나르기, 점심, 낚시, 빨래, 바느질, 책 읽기 등 집 안팎에서 이루어지는 생활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하였습니다. 1폭의 담소를 나누는 두 노인과 소를 모는 농사꾼, 5폭의 새참을 나르는 아낙네 등 부분적으로 김홍도의 풍속화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전체적으로 푸른색 안료를 사용했으며, 맑은 색채와 음영 표현, 인물의 윤곽과 신체 비례에서 서양화법의 영향이 드러납니다.

 

이 작품은 이시눌(18세기 후반~19세기 초)작 <농가월령도>(개인소장)를 모본으로 후대에서 모사한 것으로 추정합니다. 19세기 동래지역에서 무임직1)을 역임했던 박주연(1813-1872)의 후손가로부터 이 작품 <농가월령도>(부산시립박물관 소장)와 <농가월령도>(개인소장)가 함께 전래 되었으며, 12폭 모두 기본적인 화면구도가 동일하고 등장인물의 구성과 산수풍경의 묘사방식이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1)무임직(武任職): 조선시대 군사 및 치안 담당 군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