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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경남도립미술관 1차 전시 개막 보도자료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9-02-09

경남도립미술관 20191차 전시 개막


- 국제전시 아시아 인 아시아 가깝고 먼 북소리개막

- 소장품 기획전 GOOD AFTER MOON개막

 

경남도립미술관은 20191차 전시로 오는 214일부터 512일까지 도립미술관 1,2층 전시실에서 아시아 인 아시아 가깝고 먼 북소리를 개최한다. 아시아 인 아시아 가깝고 먼 북소리에는 한국, 중국, 대만, 일본, 태국, 말레이시아, 홍콩 등에서 활동하는 작가 및 단체 17팀이 참여한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11명의 작가는 아시아 각 지역에서 사회, 역사, 문화적으로 문제적인 상황들을 예술작품으로 풀어내는 작가들이다. 또한 여기 참여하는 6팀은 각 지역의 문화예술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 현장에서 치열하게 활동하는 단체들이다. 따라서 <아시아 인 아시아 가깝고 먼 북소리> 전시는 아시아 각 지역의 현장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참여작가는 다음과 같다. 중국에서는 청광(Cheng Guang), 두지(Du zi), 장웨이(Zahng wei)가 참여한다. 이들은 중국의 현대사, 난개발현장을 다룰뿐만 아니라 유명인과 일반인의 동일성을 드러낸다. 대만에서는 양마오린(Yang Mao-lin), 첸칭야오(Chen Ching-yao), 탕탕파(Tang Tang-Fa)가 참여한다. 이들은 각각 우상화 된 서구대중문화, 걸그룹을 다루고 타이페이와 마산의 시장을 비교한 설치 미술을 선보인다. 또한 한국 작가로는 도쿄에 거주하며 후쿠시마 원전 이후 폐허가 된 마을을 촬영한 박진영(Area Park), 부산 해운대의 비정상적인 개발현장을 위트 있게 풍자하는 조형섭(Hyeong-Seob cho), 베를린에서 북한사람 만나기가 가능한지를 타진해보는 권은비(Eunbi kwon)가 참여한다. 그리고 후쿠오카 아시아 미술관에서 어렵게 대여한 딘큐레(Dihn Q.le)(베트남)와 웡호이청(Wong hoy cheong)(말레이시아)의 비디오가 상영된다. 또 하나의 섹션으로 2전시실에서는 아시아 각 국의 미술현장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단체들을 소개하는 아카이브 전시가 열린다. 여기에는 공간힘(Space Heem)(한국), 한투S(HaanooS)(대만), 피어2 아트센터(Pier2)(대만), 택타클 갤러리(Tactacles Gallery)(태국), 코가네초(koganecho area management center)(일본), 아트투게더 리미티드(Art together Limited)(홍콩)이 참여해서 각각의 특색있는 공간을 구성한다.


더불어 경남도립미술관은 같은 기간 동안 3층 전시실에서 그동안 수집한 미디어 아트 작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소장품 기획전 GOOD AFTER MOON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는 백남준의 작품을 비롯하여 최근 소장되어 처음 공개되거나 그간 전시의 기회가 드물었던 작품을 포함한 미디어 아트 11점이 선보인다. 전시되는 작품들을 통해 매체의 발전을 미술이 수용해 나간 구체적인 양상들을 개략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 전시는 미디어 아트에 대한 낯섦을 지우고 다양한 동시대 미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는 차원에서 기획되었다. 참여 작가는 김세진, 김형기, 니콜라 물랭, 류재하, , 백남준, 육근병, 이상원, 이이남, 장민승+정재일, 하차연이다

전시별 세부 설명은 아래에 있습니다.

 

개막식 안내

일 시 : 2019214일 오후 4

장 소 : 경남도립미술관 1층 로비

개막전시 : <아시아 인 아시아 가깝고 먼 북소리>, 소장품기획전

부대행사

1. 라운드 토크 <가깝고 먼 북소리 - 태국, 홍콩 미술현장>

- 일 시 : 214일 오후 21

- 장 소 : 도립미술관 1층 영상전시실

- 진 행 : 서상호(비영리전시공간협의회 대표), 이나연(통역)

- 발 표 : 파크치라 차트판야웃(Tactacles Gallery, 태국), 청영(Art together Limited, 홍콩)

- 패 널 : 황석권(월간미술 편집장), 박남희(국립 아시아문화의전당 교육사업 본부장)

2. 기자초청 전시 투어

- 일 시 : 214일 오후 3

- 장 소 : 도립미술관 1층 로비

 

 

이 보도자료와 관련하여 보다 자세한 내용이나 취재를 원하시면 도립미술관 운영과 김재환 학예연구사(055-254-4635)에게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전시별 세부 설명

 전시명 : 아시아 인 아시아 가깝고 먼 북소리

asia in Asaia Close by far away drums

기 간 : 2019214~ 512

장 소 : 경남도립미술관 1,2층 전시실

기 획 : 김재환(경남도립미술관 학예연구사), 서상호(오픈스페이스 배 대표)

참여작가/

1. 청광(Cheng Guang), 두지(Du zi), 장웨이(Zahng wei), 양마오린(Yang Mao-lin), 첸칭야오(Chen Ching-yao), 탕탕파(Tang Tang-Fa), 박진영(Area Park), 조형섭(Hyeong-Seob cho), 권은비(Eunbi kwonn), 딘큐레(Dihn Q.le), 웡호이청(Wong hoy cheong)

2. 공간힘(Space Heem), 한투S(HaanooS), 피어2 아트센터(Pier2), 택타클 갤러리(Tactacles Gallery), 코가네초(koganecho area management center), 아트투게더 리미티드(Art together Limited)

 

 

전시기획의도

아시아로 일컬어지는 대부분의 나라는 지난 한 세기 동안 식민화는 물론 해방의 과정에서 근대화를 동시에 경험했다. 이런 극심한 정치/사회적 변화는 거대한 국가폭력을 양산하기도 했지만, 이후 이를 극복하기 위한 민주화 운동을 야기하기도 했다. 다시 말해 아시아 지역은 지난 100년 동안 압축적 근대화를 거치며 전근대성과 근대성, 탈근대성을 동시적으로 경험했다. 이러한 아시아성은 아시아를 이해하는 중요한 단초가 되기도 하지만, 한 편으로 는 아시아 지역의 다양한 역사를 간과하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로 비판받기도 한다. 따라서 본 전시에서는 현재 한국에서 유행처럼 소비되는 아시아라는 개념에 매몰되지 않고, 우리가 살고 있는 실제 장소인 아시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고자 한다. 즉 아시아라는 껍질 속에 진짜 존재하는 아시아를 드러내는 것이 이번 전시의 목적이다. 따라서 대문자 ‘Asia’ 안으로 들어가 개별자로서의 소문자 ‘asia’를 찾아내는 것이다. 그렇다면 수많은 개별자 ‘asia’들을 어떤 기준으로 어떤 방법으로 찾을 수 있을까. 다양한 방법 중의 하나로 우리는 지역으로부터 발생한 정치적 상황/사건/해석을 선택했다. 어느 지역이나 정치적 상황은 발생하기 마련이지만, 지난 100여 년 동안 아시아 지역에서 발생 한 정치적 상황은 그 어느 지역보다 복잡한 역학관계를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아시아 인 아시아 가깝고 먼 북소리>는 아시아를 국가 단위가 아닌 지역 단 위에서 재구성할 것이다. 즉 지역에서 사회적 소통망을 구축하고 있는 예술가의 언어로 아 시아를 만나고자 한다. 지역 사회를 기반으로 하는 예술단체, 액티비스트의 활동내역을 아카이브하고 이를 전시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물론 지역의 (정치/사회적) 이야기를 시각화하는 작가의 작품도 선보인다.

 

부제 <가깝고 먼 북소리>의 의미

북소리는 개인 혹은 단체의 각성을 위한 외부소리다. 둥둥하고 내려치는 북소리는 위험을 알리기도 기쁜 소식을 전하기도 한다. 일상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어느 날 귓가에 들리는 북소리는 어떤 경고음이 된다. 그리고 그 북소리를 들은 개개인은 각각의 환경에 맞게 각각 다른 사고회로를 거쳐 다른 행동을 끌어낸다. 멀리서 들리는 아련한 북소리는 실상 내가 사는 가까운 곳의 피부에 와 닿는, 나와 직접 연관된 일들의 알람일지도 모른다. 이 북소리를 듣는가, 깨닫는가, 행동하는가의 여부는 개개인에 달려있지만, 여기 아시아에서 모인 작가들은 듣고, 각성하고, 행동한다. 아시아라는 가까운 지역에서 서로를 잘 아는 듯하지만 전혀 알지 못한 이들은 가깝고 멀다. 가까움과 멈 사이에서 줄타기하며 보여지는 긴장감이 아시아 인 아시아에 보여진다.

 

참여작가 / 개인

 

1. 청광(Chen Guang)

청광은 중국의 컨템포러리 아티스트로서는 절대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살았다. 허난성의 작은 마을에서 자란 천광은 그림을 사랑했고 중학교 미술 수업에서 평범하게 미술 교육을 받았다. 이후 그는 군에 입대했다. 입대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1989년 첸 광이 속한 부대가 64일 천안문 광장에서 열린 민주화 운동을 진압하기 위해 투입된다. 천안문 광장에서 일어난 비극의 희생자는 시위 참여자와 그들의 가족만이 아니다. 천광은 화가를 꿈꿨지만 가난때문에 나이를 속여가면서 17살 때 군에 입대했다가 천안문 사태 때 시위진압에 투입됐었다. 명령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었던 군인들에게도 그 일은 씻을 수 없는 상처였다. 작가는 그날의 사건을 묻어버리려고 노력했지만 나이가 들수록 더 자주 떠올랐고 이제는 자신의 경험과 진실을 세상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 했다.

 

2. 두지(Duzi)

사진 속 넓은 대지 뒤로 자연 풍경처럼 펼쳐진 거대한 인공건축물과 빌딩들은 한 때는 진짜 자연이 차지하던 자리였다. 그는 2013년부터 현재까지 중국 해안가를 따라 이동하며 100여 곳의 무분별한 개발현장을 기록했다. 그의 사진 속에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촬영 현장이 개발이 중단된 채 방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바다와 울창한 숲이 있었던 곳에는 짓다 만 콘크리트 주택과 황량한 대지만 남아있다. 원경을 담았지만 멀리 있는 사물까지 선명하게 보인다. 한 장의 사진이 아니라 여러 장을 이어 붙였기 때문이다. 다른 작품도 같은 방식으로 작업했다. 자신의 작업에 투명성과 신뢰성을 부여하기 위해 방문했던 각 지역에서 위챗(Wechat)을 사용. 위치를 캡쳐해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사람들과 온라인으로 채팅했고 그들의 의견 역시 작품과 함께 전시되었다.

토지를 넓히기 위한 히스테리적 정치와 유망한 미래의 유토피아적 판타지는 급속한 경제 발전 과정의 정치적 전략으로써 그려지고 있다. 엄청난 소비, 자본 투자 그리고 정치적 힘은 이러한 일을 하는데 연료로 역할을 해 왔다. 만리장성 길이의 방파제와 샌드백과 습지 그리고 붉은 나무들은 이제 산업 개발 지역, 항구, 과학 공원, 휴양지, 인공 해변, 이색적인 풍경을 보여줄 수 있는 주택지로 변했다. 물론 이러한 것들 사이에 반은 지어지다 만 건물 들이고 버려진 땅도 있다.

 

3. 장 웨이 (Zhang Wei)

장 웨이의 작업은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에서 캐릭터를 만드는 것과 비슷하다. 즉 그의 초상화는 일반적인 사람들의 얼굴 특징을 유명인의 얼굴에 섞음으로써 새로운 신화를 만들어낸다. 이 작업은 하나하나 컴퓨터로 수작업해서 만든 이미지이다. 다양한 인물들의 사회적 자아는 유명한 인물의 얼굴에 중첩됨으로써 자연스레 사라진다. 이 과정을 알고 나면 이 초상화는 더욱 부조리해 보인다. 자연스레 정치 문화적 배경은 이러한 조합과정에 의해 사라진다. 이것은 개인적인 자아나 가치에 대한 질문을 넘어 더 많은 의문을 자아내게 한다.

사실 이 작업은 일본의 컴퓨터게임 에서 이용자들이 성별과 생김새, 성격을 직접 설정해서 가상의 인물을 만드는 데서 시작됐다. 작가는 자신이 보유한 1,000여명의 얼굴 데이터베이스에서 눈, , , 피부, 머리카락같은 몸의 일부를 가져와 컴퓨터로 합성하여 유명인의 외형을 만들어냈다. 사진은 유명 인물의 실루엣과 무명 일반인의 눈, , 입이 서로 섞여 하나의 이미지로 만들어졌다. 유명인의 얼굴을 구성하는 보통 사람의 얼굴에서 결국 사회적 지위는 허상이다. 누구나 영웅이 될 수 있으며 누구나 보통 인물이 될 수 있는 것이다.

 

 

4. 딘 큐레(Dinh Q. Le)

<남중국해 피쉬쿤> South China Sea Pishukun, 애니메이션 (630), 2009

후쿠오카 아시아 미술관 소장품

피쉬쿤은 미국 원주민인 블랙풋(Blackfoot)들이 사용했던 용어로, 자유롭게 노니는 버팔로 떼를 낭떠러지로 몰아 패닉 상태에 빠지게 한 다음 절벽 밑으로 떨어뜨려 사냥했던 장소를 일컫는 말이다. 넓은 의미에서 "깊은 피의 주전자"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1975430, 북베트남군과 베트콩이 사이공을 비롯한 베트남의 여러 도시로 진격했고, 수세에 몰린 수천 명의 남베트남군, 미군, 미 외교관들은 남베트남 지역을 서둘러 빠져나오고자 했다. 패닉 상태에 빠진 미 헬리콥터 수백 대는 남중국해 상공으로 도주하며 함상 착륙을 시도하기 위해 미 항공모함을 수색했다. 하지만 상당수는 항공모함을 찾을 수 없었고, 결국 연료가 바닥 나 남중국해에 추락하게 된다. 항공모함을 발견한 헬리콥터들 또한 항공모함의 한정된 공간 때문에 일부는 함상 착륙을 시도해보지도 못했고, 수백 대의 헬리콥터들이 남중국해 상공에서 배회할 수밖에 없었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른 후, 선택을 내려야 할 순간이 찾아왔고 그 수가 정확히 파악되지는 않았지만, 다수의 헬리콥터가 다른 헬리콥터를 위해 스스로 착륙을 포기하고 남중국해 바다로 뛰어들었다. 한편, 착륙을 위해 대기하던 중 연료가 소진되어 추락한 헬리콥터들도 있었다.

남중국해는 오랫동안 베트남에 테러를 가해온 이 강력한 기계들이 마지막 순간에 충돌하고, 몸부림치고, 발버둥 치다가 가라앉고 결국 바다에서 죽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헬리콥터들이야말로 미군이 전쟁에서 승리하는 데 우위를 가져다줄 것으로 여겨졌던 기술이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에 그들의 실패는 장렬했다.

<남중국해 피쉬쿤>은 이 마지막 역사적 순간을 재현한다. 현재 미국이 이라크에서의 입장과 병력 철수를 재고하는 상황에서 <남중국해 피쉬쿤>은 비극적인 역사적 사건을 다시금 떠올려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5. 웡 호이청(Wong Hoy cheong)

<개구멍> Doghole, 싱글채널비디오 2134, 2009

후쿠오카 아시아 미술관 소장품

2차 세계대전 중 일본이 말레이시아를 강점했을 때 전쟁포로 수용소에 수용되었다가 살아남은 생존자들과 약 20여 년 전에 인터뷰했던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된 단편영화이다. 녹음된 목소리는 지금은 사망한 이 인물이 어떤 수용 생활을 했는지 이야기한다. 인터뷰하는 내내 이 인물이 말하는 문장의 주어는 , 우리, 그들로 계속 바뀌는데, 이는 끔찍한 경험으로부터 자신을 감정적으로 분리하고 싶은 무의식의 발현이다. 다른 이들이 극심한 공포심에 사로잡혔을 때도 그는 차분했다. 그는 개미들을 보고 수감자들을 처형하는 군인들을 떠올렸다.

배우들이 연기한 라이브 액션, 모션 그래픽스,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이 단편영화는 기억과 망각에 대한 욕망, 생생한 경험과 극적인 탈출을 탐구한다. 본 영화가 역사적 사실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잔혹함과 연민, 공포와 굶주림이 종종 불가해와 통합되는 전쟁의 시기에 인간의 회복력과 무분별함에 관해 잘 알려진 이야기이기도 하다.

 

6. 박진영(Area Park)

일본이라는 나라의 지리적 특성상 미세한 지진은 많이 겪었었지만 이번에 겪은 지진은 차원이 틀린 공포심과 두려움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지진 몇 시간 후 동북지역을 강타한 거대한 쓰나미는 자연 그 자체의 경외감 내지는 인간이란 존재의 나약함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한 경험이었다. 블록버스터 영화보다 더 충격적이고 상상을 뛰어넘는 장면을 거실에서 텔레비전을 통해 실시간으로 본다는 것은 충격 그 자체였다. 대학원 시절 CNN을 통해 본 911테러를 뛰어 넘는 충격이었다. 사흘 후 나는 촬영을 위해 막심한 정체상황, 통제된 도로를 지나 쓰나미 현장 (千葉북부에서 茨城북부)을 찾았었다.

하지만 모든 것이 멈춘 풍경과 현실적인 애로사항으로 인해 눈으로만 보고 촬영 현장을 입력을 한 채 동경으로 되돌아 왔다. 그날 답사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곳곳의 땅바닥에 흩어져 있거나 바람에 날리는 주인 없는 사진들이었다. 그 사진들은 잔해더미와 진흙에 묻혀 찢어지고 훼손되어 있었고, 심한 악취와 함께 버려져 있었다. 순간 나는 역설적이게도 이러한 재난의 현장 속에서 처참한 환경의 감상이나 그에 따른 인간적인 번뇌를 느끼기보다는 우리의 삶 속에서 사진이라는 의미를 되짚고 고민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었다.

손톱만한 칩의 데이터만 있으면 수천 장의 사진을 몇 분 만에 뽑을 수 있는 이런 편리한 시대에 한 장의 훼손된 사진을 쓰다듬으며 입김을 불어 닦고 있는 모습은 가희 놀라운 장면이었다. 더욱이 이곳은 화려한 디지털 사진 기술의 진화를 선도하는 일본 아니었던가. 생사를 알 수 없이 사라진 가족들, 떠내려 간 집과 자동차, 흔적도 없이 사라진 예물시계.... 그런 것들을 제쳐두고 지금 현재 가장 찾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가족 앨범이라고 대답하는 사람들의 인터뷰가 인상적이었다. 가족사진. 그 누구도 그 어떠한 것으로도 다시 돌이켜 가질 수 없는 물건. 그것이 바로 사진인 것이다.

작가노트

 

7. 조형섭(Hyeong-Seob cho)

<지금 여기, 어느 곳도 아닌> Now here, No where, 4채널 영상, 10min, 2018

 

행복을 속삭이는 아파트 건설 현장의 광고판, 정확한 소유의 대상을 지정하기 않은 채 아틀란타의 신화를 거대한 기계의 도움으로 쌓아 올린다. 땅은 도시의 구체적 현실 임에도 대다수의 도시민은 소외 된 채 횡적 확산과 종적인 구축을 시도한다. 이 도시에서 사람들의 거주 공간은 영원히 계기판 눈금일 뿐이다. 도시는 권력에 사로 잡혔고, 사람들은 시스템의 공간을 본뜬다. 불안정한 방황을 낙원에 대한 기대감으로 충족한다. 사람들은 모종의 소유 심리로, 현대의 미몽 속으로, 파편화 되어 빠져든다. 그 미몽이 펼쳐지는 공간은 합리와 비합리가 갈등을 생산하고, 부조리가 제도화 된다. 그러나 순수한 언어와 명징했던 표상들은 갈등을 교묘히 피한다. 내 것인 줄 알았던 것은 미몽으로 주입되어 내재화 되고, 진실이란 이름의 것은 외부 저 먼 곳에 자리한다. 누가 땅을 가질 것이며, 더불어 또한 누가 공기를 가질 것인가, 누가 자연의 생산물을 독점할 것인가?

작가노트

 

8. 양마오린(Yang Mao-lin)

 

그는 회화, 조각, 뉴미디어 모든 영역에서 작품을 만드는 작가이다. 이번 전시는 그의 작가생활 중 15년간 중요한 시간의 집대성이며 동양에서 신성시 하는 불상과 서구의 만화 캐릭터를 접목/차용하여 빠르게 변화하는 대만의 현대사회를 역설적으로 은유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었다. 이것은 혼성 문화나 다문화의 발전을 내포하고 있기도 하지만, 동양의 주체성을 잃지 말아야 하는 사유의 의미가 담겨져 있기도 하다. 이번 출품작은 부처로 변한 피터팬이 곤충을 타고 있는 조각으로 대부분 구성되었다. 서구 대중문화의 캐릭터가 동양의 상징인 부처로 변신한 것은 지금 우리가 얼마나 문화적 혼재 속에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부처의 자리에 인어가 있는 조각이 있는데 이것은 작가의 러브 스토리에 관하여시리즈 중 하나이다. 비극적 러브 스토리의 주인공들은 마징가 Z를 볼 때마다 눈물을 흘리는 일본 만화 영화 시리즈의 캐릭터 미네르바 X(마징가 Z의 견줄 수 없는 사랑),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고향을 떠나 아름다운 목소리를 두 개의 다리와 맞바꾸고 결국 바다 거품 속으로 사라지는 인어(인어는 킹콩을 사랑해),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꼭대기에서 사랑하는 여인 제인을 위해 자신의 삶을 희생하는 킹콩(킹콩은 킹콩을 사랑해)이다.

 

 

9. 첸 친야오 (Chen ching yao)

풀밭 위의 AK47 소녀들 AK47 girls on grass

캔버스에 아크릴, 162*650cm, 2017

 

이 작품은 만화적 요소인 일러스트레이션의 기법과 회화의 전통 기법을 믹스하는 방식으로 그려진 회화이다. 소녀들이 AK소총을 들고 어디론가 달려가는 모습은 걸 그룹을 추종하는 문화의 획일성에 대한 우리의 태도에 의문을 던진다. 대만 사회에서도 군복과 교복은 획일화 공동체의 특성을 잘 나타내 주는데, 사실 이것은 대만사회의 정치적 상황과 시민사회 모습을 시각적으로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작가는 대통령과 같이 일방적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인물에 자신의 이미지를 병치시켜 권력자를 희화화하는 그림을 그리는데, 이는 권력자의 얼굴 속에 일반 시민, 즉 사회가 내재되어 있음을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10. 권은비(Eunbi kwon)

유령을 기다리며, 단채널 영상, 32, 2017

 

베를린장벽의 붕괴는 그 자체로 냉전의 종말을 상징했다. '이상'을 쫓은 처절한 시도의 대가는 잔인했고 이제는 악몽이 되어버렸다. 그때의 실패는 현재까지도 동유럽 국가들이 '공산주의의 유령'과 싸우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했다. 한국 역시 6.25 한국 전쟁부터 현재까지 공산주의의 유령 혹은 그 무엇이라 규정짓기조차 어려운 기형적 유령과 싸우고 있다. 특히 한국에 존재하는 국가보안법은 법적으로 국민의 사상을 엄격하게 관리, 감독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사회적 통념으로 사상이 터부시되는 것을 넘어 법적으로 형벌이 가하는 것은 국민이 스스로 사상적 자기 검열 하도록 만들고 있다. 영상 속 주인공은 작가 권은비다. 권은비는 베를린에서는 북한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소문을 듣고 어느 날 갑자기 베를린으로 떠난다. 정치적 이념과는 상관없이 평화롭게 북한사람과 커피 한 잔하는 꿈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가보안법 때문에 한국 국적의 사람들은 전 세계 어느 곳에서든 북한사람을 의도적으로 만나서는 안 된다. 과연 그녀는 꿈을 이룰 수 있을까?

 

11.탕탕파(Tang Tang Fa)

<창원 타이완 시장 가판>, 혼합재료, 가변설치, 2019

 

현대미술은 스스로 예술이 무엇인지 계속 탐구한다. 그 결과 현대미술은 일반인들이 이해하기에는 난해하거나 심지어 지루해져 버리는 경향이 있다. 탕탕파(Tang Tang Fa)는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지식인이 아닌 일반인 누구나 예술을 통해 삶의 즐거움을 느끼기를 바란다. 이번에 출품하는 <창원 타이완 시장 가판> 작업은 이러한 작가의 문제의식을 잘 보여준다. 탕탕파는 타이완 시장의 거리와 가판, 그리고 그곳에 진열되어 있는 물건들을 재현한다. 잘라낸 캔버스에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 가짜 상품을 만들어 가판에 진열하면 흥미로운 공간이 연출된다. 재현된 시장 가판은 가상이지만, 시장이 가지고 있는 활력과 즐거움 그리고 생동감이 작품에서 느껴진다.

탕탕파는 이번 전시를 위해서 20191월 초에 마산을 방문했다. 타이페이와는 다른 마산의 시장 풍경을 보고 싶어서였다. 마산 어시장을 둘러 본 그는 손질된 아귀의 형상을 매우 신기해했다. 이번 전시에는 새롭게 경험한 마산어시장과 기존의 타이페이 시장 두 공간이 미술관 1층 로비에 연출된다. 생경함과 익숙함이 동시에 펼쳐질 시장 가판이다.

 

참여작가 / 단체

 

1. 공간 힘 (space heem), 한국

부산 팔도시장 인근에 위치한 공간 힘은 2014<옥상의 정치>를 첫 기획전으로 개관한 비영리 예술공간이다. 공간 힘은 예술정치공간을 지향한다. 사회문제에 대해 예술로 사유하고 발화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기획자, 작가로 구성된 운영진이 전시, 세미나, 강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사회 내부에 존재하고 있지만 가시화되지 않은 것들을 예민하게 포착하거나 현실에 대해 비판적으로 작업하는 작가, 기획자들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협업해나가려고 한다.

 

2. 택타클 갤러리 (TECTACLES Gallery), 태국

2014년에 출범한 아트 이니셔티브인 택타클은 새롭게 떠오르는 실험적인 창의적 활동가들(creative practitioner)을 위한 플랫폼 제공에 주력하고 있다. 방콕에서 작품 활동을 하는 데 관심이 있는 아티스트와 연구가들을 위해 정기전을 개최하고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작가들이 창작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돕는 동시에 지역사회의 문화예술을 부흥시키는 데 이바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세미나, 작가와의 대화, 영화 상영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폭넓은 사회 문화적 영역에서 공동 작업 및 아이디어 교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태국 및 세계 각국의 기관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문화 교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3. 한투 아트그룹 (Hantoo Art Group), 대만

한투 아트그룹은 1998년에 설립되어 현재 대만에서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아티스트 그룹 중 하나이다. 101 모던 아트그룹(1982)을 시작으로, 타이페이 프로그레시브 아트그룹(1983), -니아오 아트그룹(1983), 타이페이 아트그룹(1985)을 거치며 지난 35년간 발전을 거듭해왔으며, 한투 아트그룹이라는 이름으로 20년째 그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1980년대에 아트그룹을 결성하던 경향은 1990년대 대안공간과 개인주의 탄생의 초석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많은 아트그룹이 해체되었지만 한투 아트그룹은 개인주의가 태동하던 시기에 재결합하여 동시대 아트그룹의 전형이 되었다.

 

4. 피어2 아트센터 (Bureau of Cultural Affairs, Kaohsiung City Government Pier-2 Art Center), 대만

가오슝시 문화 사무국은 2006년 피어2 아트센터를 인수하고 가오슝 디자인 페스티벌, 한자 전시회, 가오슝 국제 강철 조각 예술제, 가오슝 국제 컨테이너 예술제, “가오슝인()들이 온다”, 메가포트 페스티벌, 월 문 극장, 가오슝 청소년 혁신 디자인 전시회, 조간대(潮間帶), 포인트 & 웨이비 리본 공예 퍼포먼스 시즌 등 다양한 전시회를 개최하기 시작했다. 공연 및 전시회는 도시의 창의적인 기운을 채워 넣으며 피어2 아트센터에 새바람을 불러일으켰다. 피어2 아트센터는 아방가르드적인 시각과 형상을 지속적으로 제시함과 동시에 항구도시를 매력적인 문화 허브와 삶의 공간으로 변모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5.코가네초 (Koganecho area Management Center), 일본

코가네초 바자는 비영리단체인 코가네초 매니지먼트 센터에서 개최하는 아트 페스티벌로, 요코하마 나카구 코가네초 지역의 도시재생에 예술을 활용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도시의 일상적인 공간을 무대로 탈바꿈하는 이 페스티벌은 2008년부터 현재까지 매년 가을에 개최되고 있으며 현재까지 총 90개 단체의 아티스트, 큐레이터, 건축가를 일본과 해외 각국에서 초청했다. 창작부터 표현까지의 과정을 일련의 연속적인 절차로 간주하는 기관의 방침 하에, 페스티벌은 컨템퍼러리 아트가 제기하는 현시대의 문제점들을 탐구한다.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운영되는 주요 프로그램으로 레지던시 프로그램이 있으며, 게이큐 전철 선로 아래 있는 작은 쇼핑몰과 신규 아트 스튜디오를 활용하여 장래가 촉망되는 일본 및 국제 아티스트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6. 아트 투게더 리미티드 (Art Together Limited), 홍콩

2008년에 설립된 자선단체인 아트 투게더 리미티드는 홍콩에 기반을 둔 비영리 아트단체이다. 여러 지역사회에 예술을 소개하기 위해 주로 홍콩의 야외 지역과 공공장소에서 아트 프로젝트와 전시회를 진행한다. 여러 교육 기관, 지역 아트그룹, 아티스트, 사회봉사 단체와 협력하여 아트 워크숍, 아티스트 대화 및 활동 프로그램을 개최하면서 지역의 문화예술 발전을 지원하고 여러 지역사회에 예술적 감각을 불어넣고자 노력한다.

대표적인 예로는, 2009년 홍콩 길거리에 설치한 이동 설치미술 위에서 펼쳐진 생존을 위한 예술”, 2012년 예술 활동가(art practitioner)들을 초청하여 웨스트 카오룽 해안가 산책로에서 깊이 있는 토론을 나누었던 토크3 토크4”, 2013년 아우펑 예술촌(Cattle Depot Artist Village)을 둘러싼 벽에 테이프 아트 벽화를 그린 테이프 고 고”, 2014년 아티스트와 예술 전공 학생들이 모여 옛 항구 해안가를 따라 걸으며 진행한 아트 퍼레이드인 해안선을 찾아서”, 2015년 거위목 다리 아래서 개최된 코믹 아트 옛날 옛적에 거위가등이 있다.

  


 

경남도립미술관 2019년 첫 번째 전시로 그 동안 경남도립미술관이 수집한 미디어 아트 작품을 한자리에서 모두 볼 수 있는 소장품 기획전 GOOD AFTER MOON을 개최한다.

 

미디어 아트는 매체’, 즉 현대 커뮤니케이션의 주요 수단인 사진, 영화, TV, 컴퓨터 등 대중에의 파급 효과가 큰 미디어 테크놀로지를 미술에 적용시킨 예술을 일컫는다. 오늘날 현대미술의 주축으로 자리매김한 미디어 아트는 예술의 개념과 그것을 둘러싼 환경, 디자인, 놀이 등 문화 전반에 걸쳐 다양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이러한 미디어 아트의 양상은 1960년대 백남준에 의해 매체로써 TV가 본격적으로 활용되면서 크게 확산되었 당시 백남준은 달은 가장 라명하고, 텔레비전이 없던 시절 지구의 유일한 위성인 달을 바라보며 이미지를 투영하고 이야기를 상상하던 모습을 텔레비전 시청에 빗댄 작품들을 제작하였다. 전자 미디어가 우리 삶의 중심이 되어가는 것을 선견한 그의 작품들은 비디오 조각과 같은 오브제로서 미디어 아트, 관객 참여형 인터랙티브 아트 등 매체의 유연성과 확장성을 바탕으로 21세기 미디어 아트 전반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이번 전시에는 백남준의 작품을 비롯하여 최근 소장되어 처음 공개되거나 그간 전시의 기회가 드물었던 작품을 포함한 미디어 아트 11점이 선보인다. 전시되는 작품들을 통해 매체의 발전을 미술이 수용해 나간 구체적인 양상들을 개략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으면 한다. 더불어 본 전시가 미디어 아트에 대한 낯섦을 지우고 다양한 동시대 미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

 

 

 

 

 

 

 

2019년 경남도립미술관 1차 전시 개막 보도자료 저작물은 자유이용이 불가합니다.

2019년 경남도립미술관 1차 전시 개막 보도자료 저작물은 자유이용이 불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