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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이맛!

[음~ 이맛!]사철 보양식 장어밥상

붕장어 먹고 힘내장!!

 

본격적인 가을, 선선해지는 날씨에 속이 허하다고 느껴진다면 보양식이 필요한 때다.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보양식의 대명사, 장어를 소개한다. 민물장어에 비해 저렴하고 계절 상관없이 맛볼 수 있는 바닷장어 붕장어밥상을 준비했다.

 

붕장어=바닷장어, 사철 보양식

뱀장어, 갯장어, 먹장어, 붕장어. 우리 식탁에 오르는 장어들이다.

뱀장어는 흔히 말하는 민물장어로 모두 양식된다. 나머지는 자연산 바닷장어들이다. 갯장어는 여름 한철 반짝 등장하는 하모’. 개펄에 살아서 갯장어가 아니다. 개처럼 날카로운 이빨이 있어 갯장어란다. 잔가시가 많아 숙회나 샤브샤브로 많이 먹는 여름철 별미다. 먹장어는 꼼장어란 이름이 더 익숙한 곰장어. 잘근잘근 씹는 맛이 있어 술안주로 제격이다. 마지막으로 붕장어는 가장 흔하게 맛볼 수 있는 바닷장어다. 서해와 남해 연안에서 일 년 내내 잡히므로 사시사철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별미 대접 받는 갯장어와 곰장어를 빼고, 민물장어인 뱀장어와 바닷장어인 붕장어를 잠깐 비교해 보자. 뱀장어는 한마디로 풍천장어라고 할 수 있다. 풍천(風川)은 지역명으로 오해를 많이 사지만, 사실 강물과 바닷물이 섞이는 기수역(汽水域)을 일컫는 말이다. 아열대 바다에서 태어나 강 하구까지 거슬러 올라온 실뱀장어를 잡아서 양식한 것이 풍천장어다. 몸은 회색빛이 돌고 눈은 작다. 바다에서 쭉 서식하는 붕장어는 갈색 몸체에 선명한 흰 점선이 특징이다. 뱀장어보다 눈도 큰 편이다. 민물이든 바다든 장어란 놈을 몸통만 있는 음식으로 대하다 보니 대가리를 비교해본 적이 없는데, 민물장어는 아래턱이, 붕장어는 위턱이 더 길다고 한다.

 

장어꼬리=스태미나 음식우스갯말?

장어꼬리 하나가 장어 한 마리라는 말이 있다. 회를 뜨다 보면 끝까지 생명력을 잃지 않고 꿈틀거리는 것이 꼬리라서 그런 말이 생겼다고 하는데, 사실 일리가 없지 않다. 장어는 야행성이다. 어두워지면 먹이활동을 하는데, 낮에는 밑바닥 모래에 꼬리를 박고 꼿꼿하게 서서 버틴단다. 덕분에 꼬리 힘이 장난 아니라는 것. 장어꼬리에 얽힌 사연은 믿거나 말거나 손해날 건 없다. 체면 차리지 말고 먼저 장어꼬리를 챙겨 먹자.

공인된 스태미나 음식인 만큼 장어의 영양가는 잘 알려져 있다. 필수 아미노산 함량이 높은 고단백질에다 비타민A와 칼슘, , 철분 등 다양한 영양소를 갖고 있다. 여름 한철 땀 빼고 지친 몸에 기름칠하기 좋은 식재료임에는 틀림없다


  

이런 고소함은 없었다장어구이수육

남녀노소가 가리지 않는 맛이 고소함이다. 장어구이의 고소함도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 뱀장어가 쫄깃한 고소함을 낸다면 붕장어는 부드러운 고소함이다.

씹을 게 뭐 있노? 입에서 살살 녹는다.”

경남공감이 붕장어 밥상을 취재한 통영의 한 식당에서 만난 손님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이다.

장어하면 떠오르는 것이 장어구이!

빨갛게 타는 숯불 위에 지글지글 기름내를 풍기는 장어는, 생각만 해도 침이 고인다. 여기서 한 가지 팁(tip). 붕장어를 잘 굽는 방법이 있다. 붕장어는 구우면 껍질 쪽으로 동그랗게 말려버린다. 그래서 민물장어인 뱀장어처럼 통마리로 굽지 않는다. 불판에 올리기 전에 미리 한입 크기로 자른다. 그리고 속살 쪽을 먼저 굽고 뒤집어 껍질 쪽을 굽는다. 마리째 통째로 구워 가위로 잘라 먹는 뱀장어와 굽는 방식이 다르다. 구운 붕장어는 고추장, 고춧가루, 후추, 간장, , 다진 마늘을 섞어 만든 양념장에 찍어 먹는다.

기름진 고소함에 물렸다면 장어수육을 권한다. 물에 삶는 방식이 아닌, 찜기에 쪄내는 수육이다. 별다른 간이 필요 없다. 깨끗하게 증기로 쪄냈을 뿐인데, 담백한 고소함이 경이로울 정도다. 구이와 마찬가지로 장어양념장에 찍어 먹거나 고추냉이 간장, 다진 생강을 넣은 간장에 찍어 먹는다.

   


, 수육, , 회 등 다양한 변신 짱!

버릴 게 하나도 없지예. 구워 먹고, 쪄서 먹고, 끓여 먹고, 회로도 먹고. 말려서 조림을 하거나 튀겨도 맛있지요. 내장만 제거하고 대가리까지 아예 푸욱 고아서 곰탕을 해도 고소하고 시원합니다.”

장어구이 전문점 짱어한마리의 주인장 김영숙(56·사진) 씨는 장어 맛을 더 다양한 조리법으로 소개하지 못해 아쉽단다. 김 씨는 통영, 사천 등지 남해안 붕장어는 제철이 따로 없다면서 고가의 고급음식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생선처럼 늘 먹을 수 있는 식재료라는 것.

김 씨가 내놓은 장어요리 중 눈에 띄는 것은 통영식 장어탕이다. 구이처럼 한입크기로 썰어 넣은 장어와 콩나물, 무를 넣고 끓였다.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마늘, 고춧가루, 후추, 방아잎으로 맛을 냈다. 시원하고 칼칼한 국물 맛이 장어 특유의 느끼함을 날려버린다. 장어매운탕 느낌이다. 장어곰탕이 익숙했던 취재진은 통영식 장어탕 덕에 장어가 생선이라는 사실을 실감한다.

김 씨가 선보인 새로운 장어요리는 장어김치찜. 묵은지와 감자를 깔고 장어를 얹어 졸였다. 청양고추와 고춧가루, 양조간장으로 진하게 양념해 맵싸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생장어뿐만 아니라 말린 장어로도 다양한 요리를 할 수 있어요. 전분가루를 입혀 살짝 튀긴 후에 탕수육을 만들 수도 있고, 팬에 생선 굽듯 바로 구울 수도 있어서 가정에서 조리해 먹기가 편하지요.”

마지막으로 장어요리에 회를 빼놓을 수는 없다. 꼬들꼬들하게 기계로 썰어내는 장어회는 얇게 포 뜨는 다른 생선회와는 다르다. 비린내 없이 담백하고 깨끗한 맛을 낸다. 껍질을 벗기고, 썰고, 물기를 짜는 작업까지 모두 기계가 하므로 전문횟집에 가야 맛볼 수 있다. 김 씨에게 회를 청했다 붕장어 공부를 한다.

장어횟감은 대부분 붕장어예요. 뱀장어와 곰장어는 회로 먹지 않고, 갯장어는 여름 한철 나는데다 비싼 편이지요. 장어회를 아나고회라고 하잖아요? 붕장어의 일본 이름이 아나고거든요. 기력 달리는 수술 환자 회복식으로 최고 지요.”

촬영협조 짱어한마리 (통영시 항남128) 055)645-2088

 

황숙경 기자 사진 이윤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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