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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이맛!

[음~ 이맛!]밥상이 사람이다

건강한 자연식 약선(藥膳)

 

 

 

화학첨가물 없는 자연식이 몸에 좋다는 것은 상식이다. 하지만 실천에 옮기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고 자연식 밥상이 음식전문가만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이렇게 하면 건강밥상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 상을 차렸다. 김해 정영숙(64·약초양념연구원장) 약선명인의 밥상을 통해 한 수 배워보자

 

맛의 비결은 엄마마음 같은 정성

엄마가 자식 먹이려고 음식 장만한다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약선을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그렇게 생각하면 된다.”

정 원장은 모든 음식 맛 비결이 엄마마음 같은 정성이라고 믿는다. 자식 먹는 음식을 아무렇게나 하지는 않을 거라는 얘기다.

자연식이 약선, 우리 농산물로 정성스럽게 만든 한 끼 식사가 바로 보약이라고 말하는 정 원장은 산야초를 양념화해 음식에 쓴다. 적어도 3년 이상 묵은 효소양념들이다. 거기다 30년도 더 된 씨간장, 씨된장을 섞어 해마다 새 장을 담는다. 시간에 곰삭으며 익은 양념과 장은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깊은 맛을 낸다.  

애피타이저로 나온 샐러드에서 정 원장의 효소양념을 맛본다. 100가지 이상의 산야초를 효소양념으로 쓴다더니, 그 맛이 정말 오묘하다. 혀끝을 부드럽게 감싸는 새콤달콤함이 입안에 천천히 번진다. 정 원장이 말하는 맛의 비결 정성에는 사람의 수고와 함께 시간의 수고도 포함된다.

요즘 사람들이 간편식에 길들여져 있다. 복잡한 과정을 귀찮아한다. 하지만 인스턴트식품이 건강에 도움 되지 않는다는 것도 잘 알지 않느냐? 자연식의 맛을 알고 실생활에 조금씩 적용하면 좋겠다.”

 

보기 좋으면 먹기도 좋아

정 원장은 전통한식을 고집하지는 않는다. 한식의 기본은 지키되 발전을 위한 연구 개발도 멈추지 않는다. 그래서 정 원장의 밥상에는 동서양 밥상의 화려함이 공존한다. 손이 많이 간 음식들이 예술품이 돼 취재진 앞에 진열 됐다.

주변에서 다 구할 수 있는 식재료들이다. ‘이렇게도 먹을 수 있구나하고 봐주면 좋겠다. 이왕이면 보기 좋은 것이 먹기도 좋지 않나?”

흔한 식재료로 일류 요리가 된 음식들이 눈길을 끈다. 쌈밥을 주제로 한 모듬쌈은 케일과 장아찌, 대추토마토, 유부를 썼다. 찹쌀밥을 한입 크기로 빚어 곱게 쌌다. 그 중 상상도 못할 조합이 있다. 대추토마토를 반 갈라 으깬 두부를 넣은 토마토쌈이다. 쌈밥 한 접시가 보기도 좋고 먹기도 좋은 더할 나위 없는 한 끼가 된다. 컬러풀한 야채를 채 썰어 감자편 장아찌에 싸서 먹는 건채쌈도 인상적이다. 아삭한 감자편 장아찌에 마치 월남쌈을 싸듯 야채를 싸먹는다.

건채쌈이 어른 입맛이라면 아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음식도 있다. 서양식 파티음식 카나페에 적용한 절편카나페다. 식빵조각에 콩고기, 오이, 비트, 흰 절편, 방울토마토를 올려 꼬지에 뀄다. 고소한 맛에 쫀득쫀득한 식감으로 아이들 밥 한 끼로 충분할 듯하다.

대추수삼말이, 무쌈말이, 삼색전, 모듬튀김, 잡채는 밥상을 환하게 만드는 전통 잔치음식. 산야초 고마니튀김과 삼채튀김, 그리고 당면 대신 우엉을 활용한 잡채가 건강한 맛을 한층 더한다

 

 


식재료의 변신, 먹는 재미 더해

자연식이라도 고기가 빠질 수는 없다. 정 원장은 한식의 대표 고기요리인 갈비찜, 수육, 떡갈비, 제육 그리고 탕수육을 소개했다.

20가지 뿌리채소를 넣고 삶아 냄새와 기름기를 제거한 갈비찜과 수육은 담백한 맛으로 부담 없이 넘어간다. 떡갈비는 숟가락크기로 작고 도톰하게 빚어 양념한 양파와 부추고명을 얹었다. 고명 덕에 흔한 떡갈비가 인물 좋은 요리가 됐다.

볶음으로 먹던 제육은 어디서도 못 보던 새로운 음식으로 상에 올랐다. 제육찹쌀구이. 제육에 찹쌀가루를 입혀 구웠다. 제육과 바삭한 찹쌀옷의 조합이 한 번 맛보면 자꾸 젓가락이 가게 하는 맛이다. 탕수육은 달콤한 맛에 부드러운 식감이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알고 보니, 돼지고기가 아니다. 표고버섯을 큼직하게 튀겨 버무린 버섯탕수육이다.

고기를 얘기하면서 보양식의 대명사 전복을 빠뜨릴 수는 없다. 정 원장은 최고의 밥반찬이라며 전복장을 내놨다. 껍데기째 쪄서 절임장을 부어 하루 이틀 삭혔다. 소금기 뺀 해초와 잘게 찢은 닭가슴살 샐러드도 쉽게 장만할 수 있는 자연건강식. 다양한 소스를 활용해 한 끼 대용으로 좋다고 추천한다.

 

 


자연식 = 약선, 최고의 밥상은 한식

자연 약선은 예방의학 차원이다. 건강을 잃고 나면 회복하기 쉽지 않다. 평소 건강을 잘 유지하려면 음식에 신경 써야 한다. 특별한 음식을 먹으라는 게 아니다. 화학조미료 줄이고 재료의 맛을 살린 속 편한 음식이면 된다.”

주인공은 마지막에 등장한다는 말이 있다. 정 원장 밥상의 주인공은 놀라울 정도로 소박하다. 잡곡밥, 미역국, 조기구이, 강된장과 호박잎쌈으로 차린 밥상이 차려졌다. 도라지무침, 무나물, 연근조림, 멸치볶음, 명란젓이 반찬으로 깔렸다. 그야말로 집밥한 상이다.

먹는 음식을 보면 사람을 알 수 있다. 그만큼 음식이 사람의 심신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얘기다. 우리 한식은 최고의 음식이다. 소화 잘 되는 음식이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답은 한식에 있다는 얘기다. 정 원장이 건네는 강된장 호박쌈 한 쌈이 왠지 모를 감동을 준다

 

 

촬영협조 정림한정식 김해한옥체험관점 055)322-4737~8

 

 

황숙경 기자 사진 김정민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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