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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이슈]코로나19로 본 음압병실

 

 

지난 3월 초 창원경상대병원 음압병실은 소문대로 외부와 격리돼 있었다. 진단검사의학과 김선주 과장에게 도움을 청했다. 그는 현재 경남도 감염병관리지원단 단장이다. 취재진이 들어간 간호사실에서는 모니터로 음압병실 내부를 들여다본다. 6개 병실이 코로나19 확진 환자들로 꽉 차 있다. 이른바 풀 베드(full bed).

전국 상황도 마찬가지다. 음압병실 이용 기준도 초기 선착순에서 중증환자 우선으로 바뀌고 있다. 코로나19 관련 빅데이터 분석에서도 음압병실()은 핵심 단어다. 도대체 음압병실이 뭐길래!

 

음압(陰壓, negative pressure)병실이란?

여기서 ()’은 낮다는 뜻이고 ()’은 기압이다.

즉 음압병실은 환자가 있는 공간의 기압이 바깥보다 낮다. 구체적으로 복도전실(前室)병실화장실(그림 참조) 순서로 기압이 낮아진다. 이 때문에 공기는 바깥에서 안으로만 흐른다. 환자가 호흡한 병실 공기는 바깥으로 나올 수 없다. 음압병실은 그래서 안전한 격리병실이다. 환자나 의료진에게 필요한 맑은 공기는 급기구로 보충한다. 병실 공기는 강력한 HEPA필터로 세균과 바이러스를 걸러서 배기구로만 빼낸다.

음압이 있다면 양압도 있다. 양압(陽壓, positive pressure)병실은 반대로 바깥공기가 들어오지 못한다. 수술실이 대표적이다. 바깥 공기가 들어오면 환자에게는 치명적이 될 수 있다.

경남에는 전국에서도 드물게 음압병실만 들어선 독립음압병동이 있다. 마산의료원의 자랑이다. 8병실 8병상, 모두 1인실이다. 다른 종합병원에는 대부분 부속 병실이다. 경남에는 양산부산대병원 13, 삼성창원병원 5, 진주경상대병원 4실 등 5개 의료기관에 36개 음압병상이 있다.

 

2중 출입문 독특한 구조

음압병실을 오가는 통로는 크게 2곳이다. 의료진용과 환자용으로 나눈다. 엘리베이터 역시 따로 있다. 의료진의 경우 방호복을 입고 들어갈 때와 벗고 나올 때도 다른 통로를 이용한다. 환자들이 출입하는 복도 입구에도 전실이 있다. 여기를 지나야 복도에 들어선다. 복도에서 병실로 가기까지 또 2개의 문이 있다. 복도에서 전실, 전실에서 병실로 가는 자동문이다. 그런데 이 2개의 문은 절대로 동시에 열리지 않는다. 혹시 모를 공기에 의한 감염을 염려해서다.

음압격리병실의 최소 넓이는 15, 그것도 전실과 화장실 벽체를 제외한 면적이다. 각 실간 음압차는 2.5pa(-0.255 mmAq) 이상 유지해야 한다. 병실과 전실 중에 전실이 양압이다. 천장 높이는 2.4m 이상, 환기도 1시간에 6번 이상, 순간 정전에 대비한 비상시스템도 필요하다.

 

음압병실의 딜레마

조건이 까다로울수록 비용이 많이 든다. 지난 20187월 개원한 마산의료원 독립음압병동은 42억 원이 들었다. 전문가들은 6베드 기준 50억 원으로 본다. 더욱이 유지비용이 만만찮다. 연간 병상가동률은 10%를 밑돈다. 마산의료원의 경우 최근 2년간 연인원 300, 병상가동률은 6%를 기록했다. 연간 유지비용은 25000만 원.

경제논리로 보면 음압병실은 당연히 적자구조이다. 그래도 코로나19사태를 감안하면 음압병실은 많을수록 좋다. 마산의료원에서만 12명이 이용했다. 누구도 음압병실이 아니어도 죽지 않았다라고 장담할 수 없다.

결국 음압병실은 경제논리로만 접근할 수 없는 공적의료 영역이다는 여론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도 코로나추경을 통해 국가지정 음압병실을 현재보다 120곳 늘린 281곳을 확보할 계획이다. 전국의 음압병실은 793개로 알려져 있다.

김선주 단장은 음압병상의 적정 수요는 딜레마이기는 하지만 국민보건을 생각하면 최대한 늘리는 것이 최선이다라고 밝혔다.

 

최석철 편집장 사진 김정민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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