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메뉴 바로가기 본문기사 바로가기

이슈

[이슈]2020 폭염이 몰려온다

폭염특보 기준 변경 7월 말~8월 중순 무더위 절정

 

 


국토의 85%가 얼음으로 덮인 지구 최대의 섬 그린란드. 연평균 기온 영하 1~7를 기록해 온 이곳에도 기상이변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 4월 낮 최고기온이 영상 6를 기록했다. 북극에서는 눈 없는 1월을 보냈다. 29일 남극 기온도 사상 처음으로 20를 웃돌았다. 영국의 올 4월 기온도 평년보다 3.1높았다. 코로나19로 잠시 푸른 하늘이 보였던 지구에 이제 기온상승 팬데믹이 불어닥치고 있다. 기상관측 이래 가장 무덥다는 2020, 폭염에 맞서는 대책이 절실하다.

 

세계는 지금 기온상승 팬데믹

올해가 가장 무덥다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올해가 1880년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무더울 확률은 74.7%”라고 전망했다. 영국 기상청(The Met Office)올해 무더위가 2015년 이래 가장 길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5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실린 미항공우주국(NASA)의 분석은 더 구체적이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JP L)는 습구온도(Wet-bulb temperature, WT)를 기준으로 올 기온을 전망했다. 습구온도는 기온과 습도를 결합한 체감온도를 말한다.

NASA1979년부터 2017년까지 전 세계 7000개 이상 기상관측소(ASOS)의 기온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세계 곳곳에서 습구온도가 인간 한계치인 35를 넘어선 것으로 밝혀졌다. 인도와 파키스탄의 인더스강 유역, 페르시아만의 홍해 해안 등이 대표적이다. 한계온도 35를 초과한 시간은 다행히 1~2시간 정도에 그쳤다. 또한 40년 만에 극도의 습한 열기는 두 배 증가한 사실도 확인했다.

또 다른 보고서를 보면 지난 2003년 여름 프랑스에서 15000, 2010년 러시아에서 56000명이 폭염으로 사망했을 당시 습구온도는 28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2020 경남·부산·울산의 여름

지난 5월부터 폭염특보 기준이 달라졌다. 낮 최고기온에서 최고체감온도로 바뀌었다. 기온에 습도를 결합하는 세계적 추세를 반영한 결과이다. 기온은 33미만인데 습도가 높으면 폭염특보가 내려진다. 반대로 기온은 33이상이라도 습도가 낮으면 폭염특보는 발령되지 않는다.

우리의 몸은 기온이 올라가면 땀을 배출해 체온을 조절한다. 그런데 습도가 높을수록 땀이 잘 증발하지 않는다. 상대습도가 100%이면 땀이 멈춘다. 체감온도를 기준하는 기상예보가 코로나19나 질병예방, 일상에도 더 현실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산기상청도 새 기준에 맞춰 부울경(동남권)의 올여름 기상도를 예보했다. 요약하면 무덥고, 폭염일수 늘 듯, 태풍은 2~3개 정도이다. 우리는 무더위에 더 주목해보자. 올여름은 지난해 6~8월 평균 24.2보다 0.5~1높고, 무더위의 절정은 7월 말부터 8월 중순이 될 것으로 보인다. 폭염일수는 최대 25, 지난해보다 7일 늘어난다. 열대야도 길어진다. 올해는 12~17, 지난해는 9.3일이었다. 폭염특보가 습도를 반영하면 해안지역일수록 폭염일수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간단하게 체감온도를 계산하는 방식도 있다.

기온 30~40, 상대습도 50%를 기준으로 습도 10%당 체감온도는 1씩 오르내린다. 예를 들어보자. 최근 사흘간 낮 최고기온은 33로 같았지만 습도가 40%, 50%, 60%로 달랐다면? 실제 체감온도는 32℃→33℃→34로 매일 바뀐다. 지난해라면 첫날부터 폭염주의보를 내려야 하지만 올해는 둘째 날에 폭염주의보가 발령된다.

 

2020 경남의 여름 

지난해 경남의 낮 최고기온은 36.9, 84일 양산 동면 종관기상관측소에서 측정됐다. 폭염은 18.2, 열대야는 6일을 기록했다. 온열환자는 204명에 1명이 숨졌다.

올해는 폭염특보와 피해 모두 지난해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여름철 평균 기온을 보면 경남에서는 양산이 가장 높고 거창이 가장 낮다. 물론 기온 차이는 1~2°C 안팎이다. 그런데 올해부터는 경남 역시 습도가 변수다.

올해 첫 폭염특보가 내려진 지난 64일 산청과 거창을 비교해보자.(도표 참조)

최고기온은 거창이 높았는데 폭염특보는 산청에만 내려졌다. 산청의 상대습도가 50%를 넘어선 탓에 체감온도가 무려 2.3°C나 올라갔기 때문이다. 거창도 지난해였다면 폭염주의보가 내려졌겠지만 낮은 습도(26%) 덕분에 체감온도는 폭염주의보 기준 33°C 밑으로 떨어졌다.

경남의 종합폭염대책을 위한 필수시설은 기상관측소이다. 경남에는 기온, 습도 등 16가지 기상정보를 제공하는 종합관측소(아소스, ASOS)14곳이다. 그런데 일기도를 작성하는 표준관측소인 아소스가 5개 시·군에는 아직 없다. 창원기상대 유종근 대장은 올해 여름 역대급 무더위가 예상됨에 따라 방재용관측소(AWS)까지 총동원해 폭염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남도 폭염종합대책 강화, 시군별 이색 아이디어 총동원

인간 한계치를 위협하는 살인 더위가 예고되면서 올여름 폭염대책의 필요성은 더 높아졌다. 경남도는 재난안전건설본부를 중심으로 폭염종합대책을 강화하고 있다. 오는 930일까지 폭염대응기간으로 설정하고 총괄상황반과 온열환자 감시체계 등 폭염 등급에 따른 대응수위를 조절해 나갈 방침이다. 그러나 코로나 생활방역과 폭염대책이 충돌할 가능성도 있어 시·군과의 협조체계도 강화하고 있다.

폭염현장과 직접 맞닿아 있는 시·군의 움직임은 더 바빠졌다. 그만큼 독특한 아이디어도 잇따라 선을 보이고 있다.

김해시에는 맞춤형 더위쉼터가 있다. 침구까지 갖춰진 24시간 쉼터다. 거리 곳곳에는 쿨링포그와 햇빛가리개가 설치돼 있다. 시원한 물안개를 뿜어내는 쿨링포그는 코로나19의 비말대책에 묶여 가동은 유동적이다.

밀양시는 얼음박스가 유명하다. 버스정류소나 마을 정자나무 등지에 큰 얼음덩어리를 담은 박스가 눈에 띈다. 시각적 효과도 크다.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는 손으로 만지는 것은 자제하고 그저 눈으로만 더위를 식혀도 좋을 듯하다.

진주로 가보자. 버스정류소에 차광 필름을 설치한 곳이 많다. 일명 스마트필름이다. 차량용을 응용한 것인데 더위를 식혀주는 것으로 입소문이 나 있다. 이곳 역시 정류장 등지에 쿨링포그가 설치돼 있다.

 

창원에는 시원한 지붕이 눈에 띈다. 이른바 쿨링루프(Cooling Roof), 지붕에 열 차단용 페인트를 칠해 건물의 온도를 낮추는 방식이다. 3년째 시행 중이다. 팔룡동 농산물도매시장과 어린이집, 창원시청 지붕 등 20여 곳은 눈이 내린 듯 온통 하얗다. 지붕에 가까운 층일수록 냉방효과를 보고 있다. 반대로 겨울에는 손해가 아닐까 의심도 되지만 냉난방효과를 동시에 거둔다고 하니 12조인 셈이다.

살수차를 동원하고 대형선풍기를 가동하는 폭염대책은 꼭 사람에게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축산농가에도 환기와 환풍 등 다양한 폭염대책이 쏟아진다. 해마다 반복되는 폭염대책이지만 세계가 가장 뜨거운 여름을 예보하고 있는 만큼 우리 모두 건강한 여름나기가 특별히 주목받은 2020년 여름이다.

 

 

 

최석철 편집장 그래픽 이지언 기자 

방문자 통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