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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이슈]창녕 아동학대 사건 그 이후

경남 아동학대 예방과 대책

 

 

 

지난 5월 창녕에서 발생한 9살 여자아이에 대한 아동학대 사건은 전 국민을 충격에 빠트렸다. 대통령까지 나서 철저한 재발 방지를 약속했을 정도였다. 친모와 계부에 대한 재판 결과와는 별도로 아동학대의 심각성은 근본적인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피해 아동을 돌보고 있는 경남 아동보호전문기관 박미경(51) 관장을 통해 아동학대 예방과 대책을 정리했다.

 

반복되는 아동학대 사건

창녕 아동학대 사건의 피해 아동을 치료해온 박 관장은 아동학대도 일종의 중독이라고 진단했다. “아동학대가 겁나는 이유가 점점 강도가 심해진다는 거예요. 가해자도, 맞는 아이도 갈수록 익숙해져 결국은 숨지는 사태까지 발생하게 됩니다. 창녕 사례도 처음부터 그렇게 심하게 학대하지 않았다는 거죠.”

아동학대란 부모 등이 아동의 건강,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 정신적, 성적 폭력과 가혹행위 및 유기, 방임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해마다 아동학대 사건이 증가하는 추세지만 선진국보다 발견율은 매우 낮은 편이다.

박 관장은 코로나 상황이 아동학대를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아동학대 사건의 절대다수가 가정에서’, ‘부모에 의해반복됐어요. 코로나19로 아이들이 집에 머물기 때문에 더 불안합니다. 집에서 발생하는 아동학대는 발견하기가 더 어렵죠.”

박 관장의 우려는 경찰청 통계에서도 확인된다.(도표 참고) 지난 2016년 대비 2019년 아동학대 가해자 검거는 58.7%, 신고는 46.1%가 늘었다. 그러나 2020년 상반기에는 경찰에 접수된 신고가 오히려 줄었다. 코로나19로 아동학대 의무신고자인 교사나 보육기관 종사자들과 학대받는 아이들을 서로 만나는 기회가 줄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 창녕 아동학대 사건도 피해 아동의 목숨을 건 탈출과 신고가 있었기에 세상에 알려졌다.

 

부모교육과 제도 개선 시급

박 관장이 내놓은 예방책은 부모교육과 제도 개선이다.

우리나라 아동학대 80%는 가정에서 부모에 의해 발생합니다. 아이의 잘못을 고쳐준다는 훈육을 내세우지만 체벌이 학대라는 거예요.”

체벌보다는 아이에게 바른 행동을 제시해 주고, 그래도 고쳐지지 않으면 생각하는 의자에 앉혀 타임아웃(time out)을 가지는 것이 좋다고 했다. 타임아웃은 아이를 즐거운 상황에서 격리시켜 평소에 정해놓은 조용하고 지루한 장소에 두면서 관심이나 보상을 받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연령당 1분이 적당하다) 무엇보다 긍정적인 행동에 대해 칭찬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학대를 당한 아이를 다시 가정으로 보내는 사후 대책은 가장 먼저 고쳐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아동학대 피해아동들을 관리하는 사회안전망의 총체적 점검을 요청했다. 박 관장은 아동학대 저위험군부터 고위험군까지 관리할 수 있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증설을 촉구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3곳이던 경남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양산에 한 곳 추가된다며 반가워했다. 무엇보다 직원들의 처우 개선도 함께 주문했다.

 

 

경남도, 아동학대 현장조사 공무원 배치

경남도는 김경수 도지사의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아동학대 예방과 대책을 정리해가고 있다. 우선 아동학대 조기 발견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아동학대 위험이 높은 아동들의 가정을 방문해 아이들의 안전을 확인하고, 아이의 소재가 불명확하거나 학대가 의심되면 즉시 경찰에 신고토록 한다. 아동학대예방포스터를 편의점과 약국 등에 부착하고, ·시군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홍보할 계획이다. 또한 유치원···고 학생 대상으로 아동학대 예방교육과 아동학대 예방인형극을 실시하고, 신고의무자 교육 등도 진행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경남도는 10월부터 기존 민간기관에서 맡았던 아동학대 현장 조사업무에 공무원을 배치해 아동학대 공공화 사업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아동학대 신고번호 국번 없이 112

(신고자의 신분은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0, 62조에 의해 보장된다)

 

 

배해귀 기자 사진 이윤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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