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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

[행복한 여행]그 카페에 연인들이 몰린다

밀양 삼랑진 카페여행

 

 

밀양시내를 훑어 내려온 밀양강이 낙동강과 만나 세 갈래 물결이 일렁이는 나루, 삼랑진(三浪津). 밀양, 양산, 김해 세 지역을 끼고 수로와 육로가 만나는 교통 거점이기도 하다. 삼랑진양수발전소 하부저수지인 안태호 주변은 교통편의와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장점으로 새로운 전원주택지로 부상했다. 더불어 개성 있는 카페들도 하나 둘 들어서 인근 도시민들의 휴식처로 사랑받고 있다.

 

이름값 하는 풍경, 아름다운 산중 찻집

노을이쁜카페  밀양시 삼랑진읍 단장로 269 055)355-5689

오죽 자신 있으면 이름으로 썼을까? 제대로 이름값 하는 카페다. 염동마을 가물리고개 해발 240m에 위치한 카페는 툭 트인 조망으로 해질녘의 불그레한 풍경을 여한 없이 펼쳐 보인다. 밀양 출신인 손계화(63)·한경수(64) 부부는 귀촌주택을 손수 짓고 들어오면서 고갯마루의 이 지점만은 집터로 못 쓰고 비워 놓았었단다. 노을이 너무 예뻐서 결국 주택 대신 카페로 만들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산중 카페여서 굳이 일부러 찾아오기보다 제 갈길 가다가 멋진 외관에, 전망 때문에 들어오는 손님이 많다.

카페 내부는 시골 카페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화려하고 고급스럽다. 로맨틱한 복고풍 인테리어에 자잘한 소품들이 아기자기한 재미를 선사한다. 20년 가까이 수집하고 직접 설계해 지었다고. 칸막이 된 프라이빗 룸, 단체모임석, 온돌방, 테라스석 등 좌석형태도 가지가지다. “카페를 운영하게 되리라고 생각도 못했다는 손계화 씨는 그 말이 무색할 정도의 솜씨를 발휘한다. 수제 초코브라우니, 호두파이, 쿠키, 스콘, 꽃차 등 다양한 식음료로 감탄을 자아낸다


        

 

볼거리 많은 문화예술인 사랑방

세미카페  밀양시 삼랑진읍 천태로 425-4 055)352-8822

안태호 가는 길 초입에 있는 1층 카페다. 세미(SEMI)는 카페 대표 이세미(52) 씨의 이름에서 따왔다. 이 집의 특성은 갤러리를 겸하고 있다는 것. 지역 작가의 그림과 공예품이 상시 전시·판매된다. 수시로 음악회도 열린다. 정해진 일정 없이 동호인이 모이거나 흥이 나면 즉석 공연장이 된다. 그래서 차 한 잔 하러 갔다가 음악회를 즐겼다는 소문이 떠돈다.

오디주스, 미숫가루, 딸기주스, 대추차, 단호박죽, 단팥죽 등 메뉴판을 보면 로컬푸드 카페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수제 음료가 많다. “밀양과 가까운 김해, 양산 등지의 문화예술인들이 많이 찾는 사랑방이 됐으면 좋겠다는 이 대표는 “50대 이상이 즐겨 찾는 실버카페가 목표라면서 활짝 웃는다.

카페의 2층 두레박갤러리도 세미카페의 볼거리다. 이 대표의 부군인 의상 디자이너 김희문(57) 씨의 작업실이 있는 전시장이다. 천연염색 실크로 만든 퓨전한복 열대여섯 벌이 우아미를 뽐내며 도열해 있다.

 


 수제차와 건강빵 그리고 끝내주는 조망

잇소  밀양시 삼랑진읍 행곡로 425-1 010-4873-3584

잇소(essor)는 날아오르다는 뜻의 프랑스어다. 음식 만들기를 좋아하는 이점희(51) 대표가 하고 싶은 것 맘껏 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담아 지었다. “잇소가 발음상 우리말 있소로 들려서 더 좋았다는 이 대표. 수제청을 만들고, 빵을 직접 굽는 그의 노력 덕에 카페는 수제차와 건강빵으로 소문이 났다.

눈에 띄는 수제차는 백향과차. 백향과는 패션 프루트라고 불리는 아열대 과일이다. 검은 씨와 씨를 감싸고 있는 물컹한 씨껍질의 시고 달콤쌉싸래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이 대표는 망고 과육과 섞어서 백향과청을 만든 후 에이드나 아이스티로 낸다. 톡톡 터지면서 씹히는 씨의 식감이 재미있다. 그 외에도 당도 측정까지 해가면서 끓여내는 걸쭉한 대추차, 남해야생유자차, 어린이 손님을 위한 조리퐁라떼 등 한 번쯤 맛보고 싶은 수제차가 많다. 찹쌀꿀빵, 못난이보리빵 등 건강빵은 밀가루, 버터를 쓰지 않는다. 쫀득하면서 담백한 맛으로 커피나 각종 차에 잘 어울린다.

안태호로 흘러드는 안태천과 천태산 등산로가 시작되는 안태호 드라이브길 정점에 자리 잡고 있다. 눈 아래 가을들판을 바라보며 망중한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사철 팥빙수 즐기는 귀촌부부의 카페

카페농부  밀양시 삼랑진읍 행곡1145 055)355-0145

3년 전 삼랑진으로 귀촌한 이재남(60)·정옥녀(58) 부부가 꾸리는 카페다. ‘신중년이라 불리는 5060세대의 활기찬 여유로움이 뚝뚝 묻어나는 곳이다. 음악을 좋아하는 이재남 씨는 기타 연주로 카페 문을 연다. 정옥녀 씨는 천연발효종 빵과 쿠키를 구우며 하루를 시작한다.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으로 카페를 꾸리는 부부는 음악동호회 모임, 수제청 클래스도 열면서 카페를 운영한다.

실내는 기타, 첼로, 비올라, 트럼펫 등 악기와 농촌풍경을 담은 그림으로 가득 차 있다. 한가운데 화목난로는 난방은 물론 겨울철 인기메뉴인 군고구마라떼를 제조하는 조리기 역할도 한다. 특이한 것은 한여름 메뉴인 팥빙수가 사철 나온다는 것. 국산팥 듬뿍 얹은 이 집 팥빙수를 사랑하는 단골이 많아서 그렇단다. 군고구마와 팥빙수를 한자리서 즐길 수 있다는 얘기다. 1.5km 거리에 도 지정 문화재 목조관음보살좌상과 동굴법당으로 유명한 여여정사가 있어 들러볼 만하다


   

 

낙동강 조망하며 챔피언 커피 한 잔

어셈블커피로스터스  밀양시 삼랑진읍 삼랑진로 32 055)322-1422

삼랑진철교와 옛 삼랑진교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조망카페다. 창원, 김해, 부산, 대구 등 어디서 오든 새 삼랑진교 대신 2차로 시골길을 달려야 도착한다. 어셈블커피로스터스는 3층 규모다. ‘이런 외진 시골길에 웬 대형카페?’ 의문은 1층 오더 존에서 음료를 받아들고 2·3층에 올라가면 해결된다. 속이 뻥 뚫리는 대형 창으로 낙동강과 삼랑진철교가 펼쳐진다. 카페 입구의 좁다란 진입로와는 딴판이다. 어셈블(assemble·모이다)이 실감나는 전망이 펼쳐진다.

커피 맛도 조망에 뒤지지 않는다. 원두를 직접 로스팅하므로 제대로 된 향과 맛을 낸다. ‘챔피언 카페라는 별칭으로도 유명하다. 2016~2018년 월드슈퍼바리스타챔피언십 3연승 기록을 세운 박수혜(26) 씨가 주방을 지키기 때문. 그래서 그런지 라떼의 기본문양인 하트, 나뭇잎이 예사롭지 않다. 라떼 패턴 북에 등재된 박수혜 코알라는 마셔버리기에는 아까울 정도로 환상적이다. 일반 라떼보다 3~4배 시간이 걸려서 손님이 붐비는 시간대에는 주문하기 어렵다는 것이 아쉽다. 당일 생산·판매를 원칙으로 하는 빵류도 이 집의 매력이다. 물을 사용하지 않고 달걀만으로 농도를 맞춰 구워낸 팡도르(Pandoro)가 가장 인기 있다.

  

 

황숙경 기자 사진 이윤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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