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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

[행복한 여행]지금까지 이런 식물원은 없었다!

열대수목원 ‘거제정글돔’

 

통영과 거제시 남부면을 오가면서 멀리 보이는 동그란 알 형태의 건축물을 보고 늘 궁금했다. ‘도대체 저게 뭐지?’ 의문이 풀린 건 ‘2019 거제섬꽃축제때다. 요상한 건축물의 정체는 대형 온실 식물원인 거제정글돔이었다. 지난해 1026일부터 113일까지 거제섬꽃축제 기간 동안 임시 개방돼 62000여 명의 인파가 몰릴 정도로 관심을 모았다. 거제정글돔은 지난 117일 정식 개장해 손님맞이를 시작했다.

 

알로 보여? 고슴도치 같은데

일단 외형이 독특하다. 거제농업기술센터와 함께 거제식물원 하부시설 중의 하나인 거제정글돔은 일반건축물과는 완전히 다른 형태로 지어졌다. 대형 온실이지만 흔히 볼 수 있는 유리 집 형태가 아니라 길게 자른 달걀 반쪽을 엎어놓은 형상이다. 거기다 7472장의 삼각형 유리를 마감재로 덮어 더더욱 별나 보인다. 통풍을 위해 천장을 일부 개방하면 뾰족뾰족하게 올라오는 삼각형 유리창 때문에 고슴도치식물원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독특한 외양 때문에 궁금증을 갖는 분들이 많습니다. 사진작가들의 촬영지로도 슬슬 소문이 나기 시작했어요. 해의 위치에 따라 빛 반사 위치가 달라져서 일출·일몰 시각에는 특별한 사진이 찍힌다고 합니다.”

거제식물원 원준우 주무관은 돔 외부 수변공원과 함께 정글돔을 찍으면 사진작가 못지않은 인생샷을 찍을 수 있다고 귀띔한다.

열대수목원으로 우리나라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거제정글돔은 4468면적에 최고 높이는 30m. 열대식물의 키가 20m를 훌쩍 넘는 경우가 많아 돔의 높이가 상당하다. 돔 내부에는 1년 전에 식재해 관리해온 300여 종 1만 주의 열대수목이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다.

    

 

야자수 아래로 정글 산책 땀 나네

차가운 겨울바람을 뒤로 하고 입장한 관람객이 정글돔에서 가장 먼저 하는 것이 안경 닦고 외투 벗는 일이다. 열대수목원이다 보니 내부 온도가 사철 평균 18~19도를 유지한다. 입장하자마자 안경 김 서림으로 시야가 뿌옇게 흐려진다. 여름철이면 선선하게 느껴졌을 실내 온도는 한겨울에는 더운 김 내뿜는 여름 같다.

맨 먼저 ‘Welcome to the Jungle’이라는 환영 문구가 걸린 화초벽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싱싱한 초록 넝쿨이 제대로 각을 잡고 방문 기념사진을 찍게 한다. 정글북의 주인공 모글리가 화초벽 너머로 빼꼼 보인다.

정글(?)에서 길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관람선을 잘 따라가야 한다. 식물원측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시간당 600명으로 관람객을 제한한다. 동선이 엉키지 않도록 화살표를 따라 돌면 30~1시간 정도 정글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열대우림원, 야자원, 관엽원, 향초원, 화목원, 암석원, 석부작초화원까지 주제를 정해 구성한 식물원은 맞춤한 새소리, 동물소리만 있다면 열대밀림의 미니어처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알차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인공폭포. 10m 높이의 폭포와 암석산, 동굴이 영화 세트장을 방불케 한다. 인공 암벽을 타고 오르는 화초들이 폭포수의 물보라에 싸여 몽환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곳곳에 설치된 석부작도 비현실적인 장면을 만들어내는 데 한몫한다. 폭포 앞에서 사진 한 컷 찍고 나니, 땀이 나기 시작한다.

    

 

 

 흑판수, 둥지, 빛동굴 등 포토존 인기

폭포 앞에는 정글돔의 최고령수인 흑판수(黑板樹)가 우뚝 서 있다. 300살로 추정되는 흑판수는 영어이름이 데빌스 트리(Devil’s Tree·악마의 나무). 그런데 흑판수를 마주보고 한두 발자국 떨어져 소원을 빌면 그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설이 있어 소원나무로 대접 받는다.

사실 흑판수에는 독성이 있다. 그러니 가까이 해서 좋을 게 없다. 몇 발자국 떨어져 기도하라는 소원수가 된 이유도 그 독성 때문이란다. 참 아이러니한 나무다. 믿거나 말거나 밑져야 본전. 흑판수를 배경으로 사진 한 장 찍으며 슬쩍 소원 빌기를 시도한다.

흑판수 외에도 미인수, 바오밥나무, 뷰티아야자, 붉은바나나 등 귀한 나무들이 많은 것도 거제정글돔의 매력이다.

지난해 임시 개방기간에 가장 화제가 됐던 것은 정글돔의 포토존이다. 예쁘게 찍힌 사진 한 장의 파급력은 엄청나다. 둥지, 빛동굴, 폭포동굴 등은 개장도 하기 전에 이미 유명 포토존이 됐다. 선명한 초록과 대비된 거대 칡넝쿨 둥지, 인공동굴과 LED조명의 조화는 피사체를 한 인물 더 나게 만드는 멋진 포토존들이다.

    

 


스카이워크걸으며 희귀 열대목 체험

정글계곡, 빛동굴, 야생의 동굴 등 관람선을 따라 바위산을 휘감아 오르면 정글돔을 가로지르는 길이 105m의 스카이워크가 이어진다. 포토존을 돌며 밀림 속을 관광했다 친다면, 스카이워크는 숲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키 큰 열대수목의 어깨 위를 체험하는 관광이다. 이미 키가 20m를 넘은 대왕야자, 극락조, 벌집징가 등 희귀한 열대나무와 꽃을 나무 키와 같은 높이에서 볼 수 있다. 아래에서 올려다볼 때와 또 다른 신선한 경험이다.

스카이워크에서 내려오자 한겨울에도 알록달록한 꽃을 피우고 있는 부겐빌리아와 캐리안드라 꽃벽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수목원 바닥을 장식하고 있는 어린 란타냐는 올망졸망한 꽃차례를 달고 관람객의 허리를 굽히게 만든다. 겨울 속 정글 산책이 꽃밭에서 끝이 난다.

거제식물원 권승만 생태담당은 거제정글돔은 3664의 거제식물원 내 온실식물원으로 돔 외부에는 야외수변공원, 잔디광장, 석부작공원이 조성돼 있다. 바깥 기온이 상승하는 봄철이면 더 많은 즐길거리와 볼거리로 관람객을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  소   거제시 거제면 거제남서로 3577(거제수목원 내)

시  간   11~209:30~17:00, 3~1009:30~18:00,

마  감  1시간 전까지 입장, 매주 월요일·명절 당일 휴원

입장료 어른 5000, 청소년 4000, 어린이 3000

문  의  055)639-6993

 

황숙경 기자 사진 이윤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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