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미해안도로의 정점, 바다 전망대
남해군의 대표 관광지 독일마을이 있는 물건리와 싱싱한 해산물 집산지 미조면을 잇는 물미해안도로. 남해군의 동쪽바다를 옆구리에 끼고 시원하게 달릴 수 있는 관광도로다. 도로 중간중간에 바다를 조망하며 쉬어갈 수 있는 전망대가 있어, 일출 관광지로도 소문나 있다.
최근 물미해안도로 중간지점인 대지포마을 인근에 경관조망시설인 물미해안전망대가 완공돼 관광객을 맞고 있다. 전망대는 남해바다를 밝히는 등대 콘셉트로 지어져, 360도 조망이 가능한 원통형이다. 2016년부터 짓기 시작해 지난해 12월 31일 개장했다.
연면적 472.84㎡의 2층 건물이어서 주차장에서 바라봤을 때는 대략 20m 높이의 작은 건물이다. 전망대치고는 낮아 보이는데 입장하면 반전이 기다린다. 반전의 포인트는 70~80m 높이 절벽에 바짝 붙어 지어진 전망대의 위치다. 2층과 옥상전망대에 서면 아찔한 높이를 체험할 수 있다. 지면이 보이지 않아서 지상 끝에 선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남해보물섬전망대’로 알려진 인생샷 명소
물미해안전망대는 남해군에서 붙인 본명보다 ‘남해보물섬전망대’란 별명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짓기 시작하면서부터 군민들이 자연스럽게 붙여 부르던 이름이다. 보물섬은 남해군의 관광 브랜드이다.
전망대는 1층 남해군특산물 매장과 2층 카페 그리고 옥상전망대로 구성돼 있다. 어디를 둘러보나 탁 트여 있어, 특별히 어디가 포토존이라고 말할 필요도 없다. 어느 구석진 곳이든 멋진 사진배경이 된다. 실내 유리창을 통해 바라보는 풍경은 아늑해서 좋고, 옥상 야외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바닷바람과 함께 가슴속까지 시원하게 씻어 내리니 좋다.
알록달록한 원색의 니트 스툴 30여 개가 놓여 있는 옥상전망대는 젊은 방문객들에게는 환상적인 포토존이다. 바다 쪽으로 설치된 유리바닥의 스카이워크는 난간이 높아 겁 많은 사람도 즐겁게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청춘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특별한 인생샷 포토존이 있다. 2층 카페 ‘클리프 힐(Cliff Hill)’의 외관을 둘러싸고 있는 또 다른 스카이워크가 바로 그것이다. 카페이름이 하필 낭떠러지를 떠올리는 ‘클리프 힐’인 데는 이유가 있다.
스카이워크 맞아? 공중그네에 점프까지
카페 외벽을 한 바퀴 빙 둘러 만들어진 스카이워크는 너비 1m에 길이는 80m다. 그중 20m 정도가 절벽 위 철썩이는 파도 위를 지난다. 투명유리 아래로 해안 바위와 해송, 하얀 포말을 날리며 절벽을 때리는 파도가 내려다보인다. 오금이 저리는 광경이다.
옥상전망대 스카이워크에 설치돼 있던 난간은 2층 스카이워크에는 없다. 천장 레일을 따라 스카이워크를 한 바퀴 도는 와이어 줄이 도움장치다. 안전장비로 착용한 하네스에 와이어를 고정시키고 유리바닥 위를 걷거나 달린다.
그런데 이 정도에 청춘들이 열광하는 핫플레이스가 됐을까? 아니나 다를까, 다른 미션이 있다. 체험객들과 함께 스카이워크를 돌던 안전요원들이 공중 점프를 하거나 스카이워크 가장자리에 앉아 팔 하트를 만들며 체험객의 도전을 유도한다. 용감한(?) 청춘들이 요원들을 따라 멋지게 점프를 한다. 와이어에 매달려 서너 번 그네도 탄다. 커플 나들이객들은 바다를 배경으로 커다란 팔 하트를 만들거나 다정하게 입맞춤하는 ‘민폐 장면’을 찍어댄다.
김종원(35·광주) 씨는 “스트레스가 풀리고 상쾌하다”면서도 “보기와 다르다. 공중 점프는 못 하겠더라”고 체험소감을 말했다. 김수혜(17·서울) 양 역시 “생각보다 재미있는데, 무섭기도 하다”면서 다음 방문 때는 꼭 점프를 해서 더 멋진 사진을 남기고 싶단다. 가족들과 함께 방문했다는 박세현(23·창원) 씨는 “너무 신났다”면서 “친구들과 함께 다시 한 번 오고 싶다”고 말했다.
화려한 야간 조명과 ‘달길’ 해안산책 ‘황홀’
아름다운 남해바다를 비추는 등대, 등대를 본뜬 전망대답게 해가 저문 후의 전망대는 빛으로 한껏 화려함을 뽐낸다. 야간 랜드마크로, 보물섬의 등대 역할을 톡톡히 한다. 전망대 오른쪽에는 ‘달길’이라고 명명된 산책로가 있다. 가파른 해안절벽을 계단 따라 오르내리며 바다를 좀 더 가까이서 즐길 수 있는 데크로드다.
낮에는 햇살에 반짝이는 파도를, 밤에는 수면 위로 비치는 달빛을 손에 닿을 듯 가깝게 볼 수 있는 곳이다. 달길은 옛 해안초소 5곳과 엉켜 조성될 정도로 외진 바닷가의 고요함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전망대의 화려한 조명과 은은한 달빛의 조화가 이색적인 장소다.
한편, 남해군은 물미해안전망대에 이어 또 한 곳의 명품 전망대조성사업을 진행 중이다. 설리해안전망대로 남해군 최남단 미조면 설리에 들어선다. 설리해안전망대는 화합을 상징하는 돛대와 비상을 상징하는 날개 모형으로 디자인돼 ‘남해의 힘찬 비상’을 표현할 예정이다.
물미해안전망대(일명 남해보물섬전망대) 남해군 삼동면 동부대로 720
스카이워크 연중무휴 07:00~21:00(기상악화시 휴무) 체험비 3000원
글 황숙경 기자 사진 이윤상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