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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 반하다

[사람에 반하다]협동조합 여행사 '놀루와'

하동군민들의 실험 성공할까?

 


 

하동군민 7명이 여행사를 차렸다. ‘놀루와’는 하동전문 여행사다. 그런데 협동조합이다. 창업주 7명은 모두 개별 사업장이 있다.

여행객들에게 하동을 판다. 그리고 이익은 주민들과 나눈다. 그래서 놀루와의 별명은 주민공정여행사다. 그들의 실험은 성공할까?

 

주민들이 만든 여행사

“하동의 특산물인 매실과 대봉감이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버려지는 것을 보고 많이 안타까웠죠. 판로가 없을까? 고민하다 만든 게 놀루와입니다.”

조문환(56) 놀루와 대표가 소개한 창업 동기는 애향심으로 가득하다. 실제 그는 악양면장 출신이다. 나고 자란 하동의 자산은 무궁무진하다. 자연도 그렇고 사람도 마찬가지다. 하동에서 터를 잡은 사업장을 묶어 협동조합형 여행사를 차리기로 하고 창업주를 모았다. 지난 2018년 8월, 대봉감 와인을 만드는 정성모(51) 여행감독, 친환경 유정란을 생산하는 남주하(41) 매니저 등 7명이 놀루와를 창업했다.

조 대표는 “20~30분 관광지만 스쳐가는 여행이 아니라 하동에 머물면서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고, 하동의 먹거리를 체험하게 하면 주민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았다”고 했다. 놀루와가 왜 ‘주민공정여행사’로도 불리는지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여행자가 정하는 하동여행

놀루와는 영업방식도 특이하다. 여행객들이 놀루와 사이트에서 하동의 콘텐츠를 장바구니에 담아 보내면 담당직원들이 여행일정을 짜주는 방식이다. ‘나만의 여행, 내 취향대로 간다!’라는 구호처럼 철저하게 고객중심이다.

정성모 여행감독은 “하동의 자연과 예술에 농산물을 엮어 독자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20번 이상의 예행연습을 통해 수정하고 다듬었다”고 밝혔다.

이렇게 탄생한 추천상품도 20가지에 이른다. 모두 이름만 들어도 예측 가능한 테마상품들이다.

크게 체험여행, 답사여행, 인문여행, 액티비티 여행으로 나눴다. 지난 10개월간 인기상품은 다원길 순례, 매계마을 외갓집 가자, 평사리 야반도주 밤 스테이(Night Stay) 등이다. 매계마을은 농촌경관 가꾸기 콘테스트에서 대통령상도 받았다.

올 2월 시작한 하동 평사리 논두렁 축구대회는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여행 비수기로 여겨지는 겨울에 비어 있는 논두렁을 축구장으로 바꿨다. 새끼줄 축구공을 사용한 첫 대회에 30여 팀이 참가하는 성황을 이뤘다. 가족놀이의 가능성을 확인시켜준 만큼 내년에도 개최할 예정이다.

 

사회적 기업에 다가선다

놀루와는 우군들이 많다. 협력업체, 협약업체 등 조금씩 이름을 바꿔가며 마치 동심원을 그리듯 주민공정여행사의 취지를 확신시키고 있다.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주민들과의 유대도 넓히고 있다. 다문화 가족을 초청해 테마여행을 함께 떠나고 한글을 깨우친 악양면 할머니들과는 소풍도 다녀왔다. 그때 드레스를 입고 찍은 사진은 할머니들의 소중한 추억으로 남았다. 어쩌면 이렇게 나누는 짠한 감동이 놀루와에게는 최고의 수익인지도 모른다.

그래도 기업은 기업이다. 생존전략을 무시할 수 없다. 초기 출자금은 적었다지만 경영실적을 개선해야만 사회적 기업으로 가는 디딤돌을 놓을 수 있다. 그래서 여행 단가를 올리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하동에 머물면서 지역민과 공생하는 새로운 여행사를 꿈꾸는 놀루와! 오늘도 사회적 문화기업을 꿈꾸며 주민공정여행사에 한 발씩 다가서고 있다.

협동조합 여행사 놀루와  하동군 악양면 악양동로 176

☎ 055)883-6544  http://nolluwa.co.kr/

 

배해귀 기자 사진 김정민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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