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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 반하다

[사람에 반하다]‘코러컬’로 만나는 독립운동가 아름다운 청년 윤현진

올해는 3·1만세운동 100주년,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재조명이 그 어느 해보다 활발하다. 그중 양산 출신의 윤현진(尹顯振, 1892~1921) 의사는 짧은 생애 탓에 열정적인 활약상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 불꽃처럼 살다간 청년 독립운동가 윤현진 의사의 일대기가 코러컬형태로 무대에 오른다. 양산시립합창단(지휘 김재복·58)의 의미 있는 도전이 윤 의사를 무대 위로 불러냈다.

 

상해임시정부 재무차장, 윤현진

윤현진 의사는 양산시 상북면 소토리 내전마을 출신이다. 19193·1만세운동 이후 상해로 망명해 임시정부의 초대 재무차장과 내무위원을 지냈다. 당시 사재를 털어 30만 원(현재 300억 원 상당)이란 거금을 임시정부에 쾌척, 독립운동의 기반을 마련하는 등 29세 짧은 생에도 불구하고 많은 공적을 남겼다.

1906년 일본 유학시절부터 그의 남다른 구국열정을 엿볼 수 있다. 서슬 퍼런 압박 속에서도 조선유학생학우회와 조국광복동맹결사단을 조직해 활동했다. 귀국 후에는 양산에 의춘학원을 설립, 후진양성에 노력했다. 19193·1운동이 일어나자 양산 만세운동을 주도하다 상해로 망명했다. 1921년 지병으로 쓰러질 때까지 몸을 사리지 않고 독립운동에 앞장섰다.

1962년 건국훈장 독립장 추서 후 잊혀가던 윤 의사를 재조명하기 시작한 것은 2015년부터. 손자인 윤석우 씨가 윤 의사의 유물 90여 점을 양산시립박물관에 기증하면서부터다. 전시회, 토론회, 흉상 건립 등 다양한 재조명 작업 속에 양산시립합창단이 의미 있는 무대를 선보였다.

 

양산시립합창단, ‘코러컬’로 재조명

2015년부터 양산시립합창단 지휘봉을 잡은 김재복 지휘자는 2016년 정기공연에 윤현진 의사를 소재로 애국정신을 고양하는 공연을 하고 싶었다. 그는 직접 대본을 쓰고, 연출까지 맡았다. 작곡은 합창단 기획 담당인 천득우(38) 씨가 맡았다.

작곡을 전공했지만, 합창단 일을 하면서 전공을 살릴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은 못 해봤다는 천 씨는 김 지휘자의 열정에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고, 3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에 해냈다. 그렇게 20166월 코러컬 아름다운 청년 윤현진이 초연됐다.

코러컬은 코러스와 뮤지컬의 합성어로, 김 지휘자가 만든 말이다. 합창에 가미하는 단순한 율동에 만족하지 못한 그가 단원들의 재능을 발굴, 합창단의 능력을 키워가며 만든 새로운 장르이다. 춤과 음악, 이야기를 가진 코러컬은 단박에 양산시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합창단은 황산연가’, ‘남부시장 아지매’, ‘양산아가씨3편의 코러컬을 연달아 무대에 올렸다. 그중 아름다운 청년 윤현진은 작품이 가진 의미 때문에 초연 이후 한 차례 각색을 거쳐 올봄 양산시립박물관에서 재공연됐다. 그리고 이달 11, 2019 정기공연에서 완성판을 선보인다.

 

60여 명 출연, 이달 11일 공연

이번 공연은 1시간이던 공연시간이 1시간 30분으로, 12곡이었던 창작곡이 20곡으로 늘었다. ‘신평만세운동등 군중 장면이 보강되면서 극의 역동성도 강화됐다.

출연진은 양산시립합창단원 44명을 포함, 60여 명. 무대 밖의 스태프까지 합치면 90여 명이다. 그중에는 20명으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도 포함돼 공연 전체를 라이브로 소화한다.

윤현경(46) 단무장은 코러컬 공연 때마다 834석 규모의 대공연장에 입석으로 200여 명이 더 입장하고도 100여 명은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1회 공연뿐이어서 늘 아쉽다“‘아름다운 청년 윤현진을 고정 레퍼토리화해 다른 지역에서도 공연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아름다운 청년 윤현진>

711일 오후 730

양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055)379-8550

 

황숙경 기자 사진 이윤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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