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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 반하다

[사람에 반하다]다섯이라 딱 좋아! 엄마는 신나는 육아전쟁 중!

 

 

남들은 하나만 낳아도 힘들다는 육아를 다섯씩 돌봐야 하는 다둥이 육아의 길은 결코 쉽지 않다. 그렇지만 옹기종기 모여 밥 먹는 모습만 봐도 배부르고, 저희들끼리 챙기는 모습을 볼 때면 벅찬 감동이 느껴진다는 박재훈(37)·김연림(37) 부부의 다둥이 행복론을 들어봤다. 초등학교 동창생으로 만나 5남매의 부모가 된 그들의 심심할 틈 없는 다둥이 육아일기를 소개한다.

배해귀 기자  사진 이윤상 작가

 

결혼 전부터 아이 많은 가정 꿈꿔

갈수록 떨어지는 출산율로 마을 소멸을 걱정하는 추세지만 경남 하동군 청암면 시목마을에는 5남매의 해맑은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첫째 동현이를 낳고 육아가 너무 힘들었다던 아내 김씨는 어느새 아장아장 걷는 동현이를 보면서 아기냄새가 그리웠다. 무엇보다 육아의 무게보다 아이가 주는 행복이 더 컸다. 그 행복을 이어가다보니 어느새 다섯째인 보영이를 낳았다. 

같은 일(?)을 벌인 만큼 남편은 육아에 있어서 든든한 지원군이다. 육아는 도와주는 게 아니라 함께한다고 늘 말해주는 남편이 있어 더욱 든든하다.

아이들을 낳기 전까지는 무난한 인생을 살았어요. 큰 기복 없이 말이죠. 아이들이 태어나면서 더 자주 웃고 울고, 싸우고 화해하며 정말 재미나게 살아가고 있어요. 아이들 때문에 이렇게 인터뷰도 하고요!”라며 아이들을 복덩이라고 표현했다.

이렇듯 다둥이들의 육아 행복론을 펼쳤던 김 씨는 최근 하동군에서 주관한 다자녀 가족 행복수기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아이들과 함께하면서 스스로 많이 성장하고 마음도 넓어졌다고 말하는 그녀의 시끌벅적 행복한 육아일기 엄마는 신나는 육아전쟁 중!’을 소개한다.

 

 


엄마는 신나는 육아전쟁 중!

글  김연림

2009125, 설이라 만삭임에도 불구하고 시댁을 찾았다. 군인인 남편은 휴가를 잡을 수 없어 오지 못했다. 첫 애라 겁이 없었던 건지 예정일을 하루 앞둔 채 시어머님과 안방에서 자고 있을 때였다. 소변은 아닌데 무언가 따뜻한 물이 왈칵 쏟아져 내렸다. 말로만 듣던 양수가 터졌다. 바로 병원으로 향했다. 새벽 3시였다.

그런데 양수가 터지고 18시간이 지나도록 아이는 감감무소식이었다. 그런데 남편이 설 전날 10시간이 넘도록 버스를 타고 내려왔다. 엄마 뱃속에서 기다려준 아주 착한 효자(?) 녀석이 아빠가 도착하자마자 태어났다.

힘을 제대로 못 준다며 타박 아닌 타박을 받고, 도와준답시고 내 배 위에 올라타서는 내 배를 있는 힘껏 눌러 주던 간호사들에게 진짜 욕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욕을 내뱉을 힘도 없었다. 이 고통은 언제쯤 끝이 날까! 그런 생각에 점점 지쳐 갈 때쯤 남편이 내 손을 꼬옥 잡아주며 한마디 한다.

우리 둘째는 언제 낳을꼬?”

나가!” 

하지만 밤낮으로 울어 대는 녀석 때문에 나도 밤이고 낮이고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저녁에 자고 아침에 깰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이었는지 일깨워 준 아들이었다. 또 얼마나 예민한지, 안고 있다 앉으면 울고, 잔다 싶어 눕히려면 깼다.그렇게 첫째를 낳고 즐거운 나날들이 찾아올 것이라 생각했다.

모유는 왜 그렇게 안 나오는 건지. 지금 생각하니 없는 젖을 아들에게 물리니 짜증나서 울고, 울다 지쳐서 졸고. 나오지 않는 모유 때문에 많이 울고 미안하고 속상했다.

초유 먹었으면 됐지. 요즘 분유가 얼마나 잘 나오는데라고 위로하는 남편이 너무 고마웠다. 덕분에 흔들리던 마음을 가다듬고 과감히 모유를 포기했다.

갑자기 180도 확 바뀌어버린 생활 탓에 ‘100일의 기적이 오기만을 바랐다. 100일이 지나면 통잠을 자고 아침에 늦게도 일어나며 안아주면 울지 않고 혼자서 놀기도 하는 그런 100일의 기적!!!! 하지만 100일의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백일이 정신없이 지나고 바동바동 뒤집기, 슬금슬금 배밀이, 걸음마를 시작했다. 어느 순간부터 힘들다는 생각은 사라지고 아기 냄새가 너무 좋아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고 있는 나를 발견하곤 했다. 말도 못하는 녀석이 엄마, 아빠는 어찌 그리 정확하게 부르는지, 꺄르르 거리며 웃을 때, 아빠랑 장난칠 때나 그림을 그리거나 목욕을 할 때 그 모습들이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심지어 우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 사진기를 들이대다 할머니한테 혼이 나기도 했다. 첫째가 너무 예뻐서 첫째를 닮은 둘째를 낳았고, 첫째와 둘째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그 둘을 닮은 셋째를 낳았다. 6년을 매일같이 기저귀를 갈고, 우유를 타고, 밥을 먹었다. 삼형제와 하루하루 열심히 움직이고, 뛰어다니고, 놀고, 정말로 재미있었다.

사랑해 동현아. 사랑해 동승아. 사랑해 동은아. .

하지만 2017년 넷째를 낳았다.

다시 시작된 육아였지만 이번엔 뭔가 느낌이 달랐다. 늦둥이를 키우면 이런 기분 같을 거란 느낌적인 느낌? 넷째는 치명적인 매력이 있었다. 그 매력에 또 매료되어 진짜 마지막으로 다섯째를 낳았다.

그렇게 난 다섯 아이의 엄마가 되었고, 11년째 신나는 육아전쟁 중이다. 이 전쟁은 무조건 내가 이긴다. 엄마가 포기하지 않으면 아이들이 행복해질 것이고, 아이들이 행복해지면 내가 행복해질 테니까! 난 행복한 승리자가 될 거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끝나지 않을 육아지만 나의 사랑도, 아이들의 행복 역시도 끝나지 않을 거다.

사람들은 물어 본다. 어떻게 다섯이나 키우냐고! 나 역시 물어 본다.

이렇게 예쁜데 왜 못 키우냐고!

 

사랑한다. 박동현

사랑한다. 박동승

사랑한다. 박동은

사랑한다. 박보경

사랑한다. 박보영 진짜 끝.^^

 

(지면 사정상 원문을 줄였습니다. -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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