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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 반하다

[사람에 반하다]함안인싸, 신나는 청춘들의 콜라보!

특집 - 청년이 온다 ②

 

그들에게선 웃음이 솟아난다. 그 웃음 속에서 희망과 미래가 보인다.

열정 가득한 청춘, 그리고 생명! 그들이 무척이나 궁금하다.

 

함안에도 청춘은 있다

코로나19 속에서도 확진자 제로를 유지하는 함안의 비결이 무엇일까를 생각하며 차를 몰았다. 비가 내리는 바깥과는 달리 까페 문을 열자 청년들이 왁자지껄 취재진을 반긴다. 부모를 따라 나온 아이들도 눈에 띈다. 마스크마저 귀엽다.

이날 모인 9명의 청년들은 지난해 행정안전부에서 시행한 청년공동체 활성화 사업의 으뜸상 수상자들이다. 농촌청년공동체의 비전과 구체적인 미래사업으로 스타가 된 함안인싸’. 그들의 이야기 속으로 빠져든다.

  


잘나가던 서울부부
, 함안에 정착하다

함안에서 타조농장을 운영하는 이성주(36)·허은경(39) 부부는 올해로 귀농 3년차, 새내기 농부다. 남편 성주 씨는 서울 유명 IT기업의 보안소프트웨어 개발자였고 아내 은경 씨는 언어치료시리즈를 6권이나 펴낸 유명인사다. 서울 부부의 함안행 동기부터 솔깃했다.

결혼 뒤 1년간 세계일주를 했어요. 아내의 고집에 떠밀려 아프리카로 신혼여행을 간 셈이죠.” 그런데 남아프리카 타조농장에 빠진 건 남편이었다. 추위와 더위에 강하고 배설물까지 스스로 먹어치우는 타조농장는 그야말로 친환경농업이었다. 타조농장에 꽂힌 부부는 귀국 이후 1년 넘게 주말만 되면 전국으로 땅을 보러 다녔다.

농장으로 쓸 토지를 찾아다녔는데 여기 분들이 진심으로 반겨주셨어요. 텃세를 부리거나 경계심을 보이는 타 지역과는 다르다 느꼈어요.” 아내 은경씨도 연고도 없는 곳에 내려온 가장 큰 이유를 함안사람의 따뜻함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울 청년과 함안 청년이 함안인싸를 만들다

지난 2018년 이들 부부는 정부의 청년귀농정책자금 3억 원으로 농장 부지를 사들였다. 그런데 또래 청년들 만나기가 어려웠고 생활 정보도 부족했다. 귀농의 어려움을 실감하던 무렵 행정안전부에서 주관하는 청년공동체 활성화사업 공모전을 알게 됐다. 청년네트워크에 목말랐던 이들 부부에게는 절호의 기회였다. 무엇보다 실패해도 좋다는 공모전의 취지에 끌렸다. 곧바로 함안군 농업기술센터에서 알게 된 곶감 농장주 이현주(39) 씨와 의기투합했다. 먼저 함안에 정착했던 현주 씨가 함안 토박이 청년들을 섭외했다.

김보람(29·파프리카농장), 박진수(25·한우·메론농장), 윤윤정(32·함안농부협동조합), 이민정(38·육아), 전지희(35·곶감농장), 조정연(24·벼농사), 차소연(38·함안N프리마켓 운영) 등 총 10명의 청년들이 함안인사이드(함안인싸)를 결성헀다. 외지 청년과 토박이의 청춘 콜라보는 이렇게 시작됐다. 안건준(59) 함안군 마을리더연합회장이 멘토를 맡았다.

 

    

 

 

 

 

 

 

함안의 새바람 함안인싸

각기 다른 농사를 짓는 청년들이 뭉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시작이 반이다. 같은 함안에 살고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 연결고리가 됐다.

혼자서는 힘든 일들도 모이니까 가능해졌다. 뜨개질, 사진촬영 등 각자의 특기를 살려 재능기부도 하고, 농산물 카페 함안N프리마켓을 함안정보 포탈로 규모를 키웠다. 도시 청년을 초청해 부러움도 샀다. 자존감이 높아지면서 볼거리와 먹거리를 엮은 함안패키지여행상품도 구상했다. 해묵은 고향마을에서 가고 싶은 마을로 바꾸는 참신한 아이디어도 쏟아냈다.

전국대회 으뜸상은 가능성을 현실로 바꿀 수 있다는 미래비전 덕분이었다. 함안청년들이 일을 냈다는 소문이 돌면서 지역주민, 전문가, 행정관서 등과의 연대도 돈독해 졌다. 공모전은 끝났지만 함안인싸의 신뢰도가 쌓인 것은 두고두고 감사하는 자산이 됐다.

    


 함안인싸는 함안의 미래

함안인싸는 공모전을 위한 일회성 단체는 아니다. 고령화 사회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농촌에서 그들의 목표는 하나다. 함안을 청년들도 살기 괜찮은 곳으로 만들고 홍보하는 것. 그래서 함안하면 함안인싸라는 말이 관용어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또 귀농·귀촌을 도와주는 정착 멘토를 지향한다. 그래서 그들은 농번기를 제외하고는 매주 한 번씩 만나 새로운 일을 저지르기(?) 위한 의견을 낸다. 앞으로 청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공모전이 있다면 다시 도전할 계획이고 이미 계획한 일들은 착착 진행 중이다. 함안군발전협의회 김동출(62) 씨는 본인의 확고한 의지 없이 섣부른 청년정책만을 바라고 농촌으로 오면 실패한다. 건강한 정신과 노력을 가졌다면 함안은 언제나 청년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1차산업에서 6차산업으로 자식 농사도 잘 될거예요

많은 청년들은 도시로 떠나간다. 하지만 함안인싸는 농촌으로 돌아왔다. 그들에게 1차 산업, 땅이 있기 때문이다.

도시는 땅 한 평 사기가 힘들지 않나요? 언제 회사를 그만둘지도 모르구요라는 정연 씨의 논은 무려 33. “아무리 세상이 바뀌어도 먹지 않는 사람은 없잖아요.”(곶감농장 지희 씨) “요즘은 기계화로 예전처럼 힘들게 농사 안 지어요.”(파프리카농장 보람 씨) “처음에는 조금 힘들 수도 있지만 기반만 다져지면 직장생활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해요.”(한우농장 진수 씨) 등 그들의 1차 산업 예찬에는 끝이 없다.

타조농장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성주 씨 부부도 1차 산업으로 돌아왔다. 그들은 타조 육류 가공사업과 타조 체험 농장을 추진하고 있다. 4차 산업 유망주가 1차 산업으로 돌아와 6차 산업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취재를 마칠 쯤 성주 씨가 저희 애기 가졌어요~”라며 고백한다. 딱 세 명만 낳았으면 좋겠단다. 서울서는 불가능했을 일, 함안이니까 충분히 가능하단다. “함안 인구 셋 예약이요~”란 말에 한바탕 웃음바다다. “함안 왔으니 자식농사도 잘 될 거예요.” 축하 인사를 건네고 돌아오는 길이 흐뭇하다.

 

  함안N프리마켓    https://cafe.naver.com/haman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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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공동체 활성화사업

인구감소지역에 청년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경제적 자립기반 조성을 지원하는 정부사업이다.

청년 일자리 창출과 지역 불균형 해소를 위해 2017년 처음 시작됐다. 지역활동·멘토·홍보·인센티브 등 다각도 비용을 지원한다.

 

  

이지언 기자 사진 김정민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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