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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탐방

[체험&탐방]영남권 정신건강서비스 거점

국립부곡병원과 의논하세요

 

최근 조현병 환자에 의한 강력 범죄 사건이 잇따르면서 중증 정신질환자에 대한 여론도 나빠지고 있다. 그러나 정신질환자는 공포의 대상이 아닌 치료의 대상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진주 방화살인범 안인득을 분석하고 있는 국립법무병원(공주치료감호소)처럼 영남권 국민정신건강서비스의 거점 국립부곡병원을 찾았다.

 

정신질환자들의 웃음 치료

, 옆 사람과 악수하면서 반갑다고 인사해주세요. 가슴속 하트를 꺼내며 사랑한다고 외쳐주세요. 큰소리로 어머나 어머나~!”

창녕 국립부곡병원 주간활동센터가 환자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하다. 이틀에 한 번씩 찾아오는 레크리에이션 시간이다. 안소윤 정신건강전문요원은 합창과 게임, 재미난 얘기로 환자들의 호응을 이끌어 낸다.

사회적응 훈련이에요. 함께 놀고 소통 방법도 배우는 소중한 시간이죠. 최대한 환우들이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해요.”

평일 오전 930분부터 시작하는 주간활동센터에서는 레크리에이션뿐 아니라 탁구, 농구, 영화감상, 요리수업, 미술요법 등 다양한 재활치료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평균 입원환자 220여 명 가운데 30%가 이용한다. 증세가 어느 정도 나아진 환자는 보호작업장에서 직업재활교육도 받는다.

취재진이 갔을 때 20여 명이 음악을 들으며 서툰 손놀림이지만 봉투를 붙이고 있다. 이주언 작업치료사는 처음에는 봉투나 스티커 작업을 해요. 적은 금액이지만 보수도 받고요. 이후 병원 매점에서 일을 배우죠. 마지막 단계로 장애인근로사업장에서 기술훈련까지 마치면 취업을 도와줘요라고 소개했다. 최근에는 2명의 환우가 취업을 했다.


영남권 거점 국가 정신의료기관

1988년 개원한 국립부곡병원은 보건복지부 소속으로 정신과 전문병원이다. 우울증, 조현병, 불안장애, 소아청소년장애 등 정신질환자들을 치료한다. 그리고 국가 정신건강 종합대책을 집행하는 곳이다. 중증 정신질환자의 입원 적합성 심사도 맡고 있다. 강제입원을 막고 정신질환자의 인권 향상을 위해서다. 또 포항 지진, 진주 안인득 사건처럼 재난 피해자의 심리지원활동도 담당한다. 국립부곡병원은 의료기관이자 정신건강 보건소 역할도 맡고 있다. 1997약물중독진료소개설 이후 약물중독환우들의 진료도 지원한다. 지난 2015년 국립법무병원으로 지정되면서 범죄를 일으킨 정신질환자들의 치료와 입원도 전담하는 곳이다.

 

영남권 국가트라우마센터 운영

조기치료 조기예방 강조

지난 5월 국립부곡병원에 영남권 국가트라우마센터가 문을 열었다. 국가트라우마센터는 평소 재난대응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재난대응 매뉴얼을 연구하고 국가적 재난이 발생하면 피해자들의 심리 회복을 돕는다.

이영렬 원장(사진)은 최근 10년 동안 국가적 재난 피해자들의 심리 치료를 도왔다. 그의 숱한 경험들은 우리 사회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남았다. “우리가 많은 재난을 겪었지만 지금에서야 심리적인 피해의 심각성을 느끼고 있습니다. 재난대책을 얘기할 때 흔히 시간이 약이라고 말하는데 약이 되는 시간을 써야 약이 됩니다. 부디 재난이 주는 교훈을 약으로 잘 쓰는 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라고 당부했다.

최근 안인득 사건으로 국립부곡병원이 주목받으면서 이 원장의 어깨도 무거워졌다. 지역민의 정신건강과 정신질환자의 인권, 자칫하면 충돌하기 쉬운 두 가지 목표를 균형감 있게 이끌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의 당부는 더 간절하다.

정신질환은 치료율이 매우 낮아서 적절한 개입 시기를 많이 놓칩니다. 이상하다 싶으면 전문적인 도움을 받으세요. 조기치료, 조기예방으로 모두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했으면 좋겠습니다.”

 

배해귀 기자 사진 김정민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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