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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탐방

[체험&탐방]큰 일 낼 초보 유튜버 ‘산청농부들’

 


 

아이들의 유튜브 대통령은 도티’, 먹방계 유튜브에는 떵개가 있다. 그런데 농부 유튜브에는 산청농부들이 있다고? 일명 농튜버(농부+유튜버)들이 경남 산청(山淸)에서 나는 신선 농작물과 시골 일상을 고스란히 영상에 담아냈다. 초보 유튜버 산청농부들을 소개한다.

 

70대 농부, 1인 크리에이터 도전

올해 70살이 됐지만 굴하지 않고 열심히 배우고 있어요. 시프트, 엔터가 뭔지 몰라 키보드에 한글로 바꿔서 붙여놨죠. 그래도 이제는 영상 촬영은 자신 있어요. 앞으로 편집도 잘하고 싶어요.”

산청군에서 ‘1인 미디어 크리에이터 교육을 받고 있는 농부 박상엽(70) 씨의 새해 다짐이다. 유튜브 교육생인 농부는 모두 24. 30대부터 70대 후반까지 노트북 앞에서 씨름(?)하고 있다. 이들의 목표는 유튜브 채널 운영이다.

1월초 취재 당일도 교육은 어둑해져서야 시작됐다. 주경야독으로 피곤할 텐데도 유튜브 교육생들의 눈에는 생기가 넘친다. 반장 조은새(36) 씨는 “2018년부터 매주 배우고 있어요. 처음에는 온라인 마케팅부터 시작했어요. 이후 소중하게 키운 농작물을 소비자들에게 소개하고 싶어 유튜브까지 공부하게 됐죠라며 유튜브 채널 산청농부들을 소개한다.

 


직접 영상 찍고 편집해 유튜브에 업로드

이들이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건 지난해 12. 벌써 27개의 영상이 올라와 있다.

자기소개로 시작해서 시골의 잔잔한 일상, 그리고 농사짓는 모습까지 다양하다. 표고버섯을 키우는 김만수 씨는 하나의 농산물을 생산해내기까지 많은 정성과 노력이 들어갑니다. 말이나 글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들이 많죠. 그걸 영상으로 보여주니 소비자분들이 쉽게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 무엇보다 산청 농산물을 정직하게 키우고 있다는 걸 보여줄 수 있어 큰 매력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영상에 관해 배우고 온라인 마케팅 공부를 하는 건 쉽지 않다. 약도라지와 마를 재배하는 김윤숙(47) 씨는 농사짓고 저녁에 교육받는 게 어려워요. 오늘 배워도 내일 되면 까먹고. 그래도 여기 오면 사람들이 생기가 넘쳐요. 영상 찍으러 가면 다들 신이 나서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고 엄청 즐거워해요라며 하루하루 유튜브 채널에 영상을 올리는 것이 꼭 저축하는 것처럼 든든하다고도 했다.

 

농부들의 이야기로 도시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어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산청 농튜버들은 각자 올리고 싶은 영상들이 있다. 바로 직접 재배한 농작물을 소개하는 것이다. 24명의 농부들이 생산하는 농작물이 각기 달라 씨 뿌리는 영상부터 재배하는 과정까지 전 단계를 유튜브에 담아내고자 한다.

조 반장은 분기별로 농가들이 하는 작물이 다 달라요. 그래서 그 시즌에 나는 농작물 위주로 꾸준히 영상을 올리는 게 올해 목표예요. 그리고 그 시대를 함께 살아가고 있는 농촌 사람뿐 아니라 도시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어떤 영상을 찍을지 기획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는 그들이지만 시작이 반이라는 말과 함께 시골의 밥상과 즐길 거리 등 다양한 소재로 산청을 소개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온 정성을 다해 키운 농작물을 소비자들이 믿고 먹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농부들의 노력. 늦은 밤, 잠도 잊은 채 유튜브 공부를 하는 산청 농부들을 응원한다.  

 


 

배해귀 기자  사진 김정민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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