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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탐방

[체험&탐방]코로나19 파장, 마스크 공장 북새통

 

 

지난 1월 말부터 경남 양산의 마스크 제조업체 엠씨는 그야말로 북새통이다.

회사 앞길까지 물건을 받으러 온 차량들이 줄을 섰다. 설 연휴 이후 마스크 품귀현상이 더 심해지면서 회사 마당에서는 서로 물량을 많이 확보하겠다며 몸싸움까지 벌어지기도 한다. 하루 30만 개씩 그것도 매일 밤 10시까지 야근을 하고 있지만 주문량에는 턱없이 모자란다.

회사측도 비상생산체제에 들어갔다. 임시직 30명을 추가 채용했다. 그래도 재고가 쌓일 틈이 없이 출고되기 바쁘다. 아는 직원들에게까지 줄을 대 우선 납품을 받으려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할 수 없이 비수기에도 거래한 단골 순으로 납품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이른바 철새형 거래선은 후순위로 밀려났다.

 

마스크 물량 확보 경쟁 치열 중국도 가세

밀려드는 주문을 감당할 수 없어 전화나 정문 비상벨에는 아예 대응을 하지 않는다. 취재 당일 마당에는 중국 심양에서 온 뜨내기 유통업자들이 줄을 이었고 비상벨은 쉴 새 없이 울렸다. 유통을 책임진 회사 관계자는 단골들만 아는 휴대전화만 받을 뿐이었다. 사실 취재진도 무작정 찾아갔다. 다행히 우체국 택배직원을 만나 뒤따라 들어간 덕분에 회사 관계자를 만날 수 있었다. 얼마나 바쁜지 현장에 가서야 이해가 됐다. ‘왜 전화도 받지 않느냐고 따지려 했던 마음도 재빠르게 접었다.

요즘은 식약청장이 와도 못 만납니다.”

손모 차장의 말이 허세로만 들리지 않았다. 주부산 중국 총영사관에서도 찾아왔다. 구체적인 물량을 제시하며 본국(중국)으로의 납품을 부탁했다. 반승낙이라도 받아낼 눈치였다. 그 사이 단골거래처 사장들이 들어왔다. 하루 1만개씩 달라더니 5천개로 낮췄지만 결국 확답을 받아내지 못했다. “조금만 기다려 보라카이. 마 생기면 주께.” 마스크를 납품 받기 위한 한·중 경쟁이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한 철 장사 속탄다 안정적 납품 경로 희망

마스크처럼 생긴 것이면 다 사가겠다던 사람들이 모두 물러가고서야 취재를 할 수 있었다. “이래도 한철 장사입니다. 길어야 서너 달 아니겠습니까. 몇 달 벌어서 일 년을 버팁니다.”

아무리 그래도 매출은 오를 것 아니냐며 그의 푸념에 온전히 동의하지 않았다. 그랬더니 지역 중소기업의 속사정을 알아달라며 또 한숨을 쉬었다.

지금은 원단도, 인건비도 올라서 원가가 30% 올랐습니다. 마스크 하나에 500~700원 받는데 원가가 오른 만큼 저희도 납품가를 인상할 수밖에 없죠.”

이왕에 회사를 찾아왔으니 관공서 납품경로를 확보해 줄 수 없냐는 갑작스런 제안도 해왔다. 엠씨는 황사방역용마스크(KF94) 10여 가지를 생산한다. 주름마스크는 특허제품이다. 생산현장을 촬영하고 싶다는 취재진의 요구에 엠씨측은 피로감에 쌓인 직원들을 자극할 수 있다며 촬영만은 다음으로 미뤄 달라며 간곡하게 거절했다.

 

비수기 이겨낸 지역중소기업 활로 모색

이웃한 블루인더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하루 20만 개씩 납품을 하고 있지만 주문량에는 한참 밑돌고 있다. 주야 2교대로 전환을 해도 이 정도이다. 마스크 원자재 확보가 앞으로의 관건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가 얼마나 갈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며 걱정스런 눈으로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 한다.

부산경남에 마스크를 생산하는 중소기업은 대략 7. 블루인더스처럼 사회적기업도 있다. 미세먼지 파동 이후 생산량이 늘었지만 긴 비수기에도 외길을 걸어온 우리의 장한 기업들이다.

 

 

·사진 최석철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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