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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탐방

[체험&탐방]방역이냐? 무더위냐? 우리동네 경로당 언제쯤 갈 수 있나?

 

 

경남의 경로당은 지난 2월 말부터 문이 잠겼다. 코로나19에 취약한 노인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집 밖을 나서기가 두려웠던 노인들도 요즈음 다시 학교에 가는 아이들이 부러워졌다. 무더위 쉼터이기도 한 경로당을 개방하라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6월 말 현재 문을 연 경남지역 경로당은 겨우 40%. 코로나19를 생각하면 닫아야 하고 무더위를 생각하면 열어야 하니 난감한 문제다. 최근 문을 연 통영 미수1노인회관을 찾았다. 

 

경로당에 오니 살 것 같네!!”

집에 있는 동안 얼마나 갑갑했는지 몰라. 시간도 안 가고 우울하고.”

경남 내 코로나 확진자가 주춤했던 6월 초, 통영 미수1노인회관은 오랜만에 시끌벅적한 소리로 가득했다. 석 달 만에 보는 친구들이라며 입구부터 웃음꽃을 피운다. 모두 애들처럼 목소리도 커진다. 그런데 달라진 것이 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렸고 체온을 재고, 손소독제를 찾는다. 방문일지도 빠짐없이 기입한다.

최정자(76) 씨가 그동안의 답답함을 털어놓는다.

아이고, 말도 못해. 얼마나 심심했는지. 하루 종일 TV만 보는 것도 지겹고. 하루하루 어떻게 보냈는지 몰라. 경로당 문을 다시 연다 하니 얼마나 좋았는지 한걸음에 달려왔어. 이렇게 친구들을 다시 만나 이야기도 하니 너무 좋아.”

미수1노인회관이 문을 닫은 것은 지난 225일부터이다. 코로나19 지역전파를 막는다며 잠정폐쇄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매일 모여 집에서 가져온 반찬으로 함께 식사를 하며 쉬던 놀이터가 문을 닫았으니 그 답답함이 얼마나 컸을지 짐작이 된다.

 

오랜만에 함께 웃고 프로그램도 즐겨

무더위까지 겹치면서 통영시는 고심을 거듭했다. 코로나 방역과 무더위 사이에서 해답을 찾아야 했다. 일단 순차적 개방을 결정하고 방역을 강화하기로 했다. 다행히 그동안 생활방역에 대한 사전학습 덕분에 지금까지는 별 탈이 없는 상황이다.

문을 연 곳에는 방역소독뿐 아니라 시설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비접촉식 체온계와 1회용 마스크와 손소독제, 살소독제도 구비했다. 그리고 활동 프로그램도 다시 시작했다. 석 달 동안 집에만 계셨던 어르신들을 위해 요가 프로그램부터 준비했다.

김민조(80) 회장은 오랜만에 보니 대환영이야. 다들 건강해서 정말 다행이지. 그리고 이렇게 몸도 풀어주는 요가도 하고, 그동안 못했던 화투도 치고~ 계속 이렇게 하고 싶어라며 어서 빨리 코로나19가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스크 착용과 생활 속 거리 두기 등 방역수칙 지켜야

경남도는 지난 2월 하순부터 잠정폐쇄한 경로당과 노인복지관 등에 대해 개방 여부와 시기는 시군별 자체 결정에 맡기기로 했다. 순차적 개방은 하되 방역수칙을 강화해달라는 주문도 병행하고 있다.

612일 현재 도내 경로당 7437곳 가운데 코로나19 집단 감염 등의 우려로 4300여 곳이 여전히 문을 닫은 상태다. 한동안 코로나19 추가 확진자가 없거나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던 지역부터 차례로 문을 열고 있다. 어르신들의 심리적 고립감 해소와 무더위를 감안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인 셈이다. 그러나 식사와 활동 프로그램 운영은 최소화하고 마스크 착용과 거리 두기 생활방역 수칙 등 안전한 운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경남도는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노인복지시설에 방역물품 구입비로 15000만 원을 지원했다. 도는 취약계층 어르신들의 방역물품으로 경로당과 노인요양시설 등 총 7907개 시설에 마스크와 손소독제를 지원했으며, 면역력이 약한 어르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도와 시군, 시설책임자 간 비상연락망을 구축해 취약시설에 대한 코로나19 차단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배해귀 기자 사진 이윤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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