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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탐방

[체험&탐방]식당가의 변신, 입식이 좋다!

 

 

 

식당가에서 좌식 테이블이 줄어들고 있다. 허리와 무릎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인식 때문이다. 건강보험공단은 지난해 퇴행성 관절염으로 보험료를 타간 환자가 296만 명을 넘었고 70% 이상이 60세 이상 노인이라고 밝혔다. 그래서 입식문화가 대세다. 농촌에서도 이른바 양반다리문화는 기피 대상이다. 경남농협은 관절이 불편한 어르신들에게 2인용 효도식탁’ 100세트를 기증했다. 식당가에 부는 입식문화 바람은 경남도와 시군의 지원을 받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식당가 입식문화 확산

우선 일하는 제가 제일 편해요. 진작 바꿀 걸 하는 생각이 많이 들죠. 서빙할 때 무릎 안 꿇어도 되지. 허리 안 굽혀도 되지. 정말 좋아요.”

의령읍에서 가마솥 곰탕집을 운영하는 한숙자(62) 씨는 지난 6, 좌식 테이블 8개를 모두 입식 테이블로 바꿨다.

동네 사람들이 팔아준다고 가게를 찾아왔지만 바닥에 앉아서 먹어야 하니깐 불편하다는 이야기를 종종 했었어요. 그래서 내 돈 주고라도 어서 바꿔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식당 하는 지인이 군청에서 입식 테이블 전환 비용을 지원해 준다는 겁니다.”

한 씨는 한걸음에 군청으로 달려가 소상공인 소규모 경영환경개선사업을 알게 됐다. 입식테이블 구매와 벽지와 타일, 전기공사까지 리모델링을 진행했고, 370만 원 중 200만 원을 지원받았다.

 

손님들도 환영 매출까지 상승

손님들의 반응도 궁금했다. 취재진 옆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고 있던 강석규(62) 씨는 밖에서 일하다가 점심시간에 밥 먹으러 오면 신발 벗기가 꺼려졌어요. 냄새가 날까 걱정도 되고요. 그런데 이렇게 입식 테이블로 바뀌고 나니 신발도 안 벗어도 되고 편해요. 그리고 밥 먹는다고 오래 앉아 있다 보면 무릎 아프잖아요. 이젠 편히 의자에 앉아서 먹으니 곰탕도 더 맛있네요라며 웃었다.

한 씨는 테이블을 교체한 뒤 매출도 약 20%가량 올랐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의령 사람들이 타 지역으로 나가지 않고, 의령 안에서 식당을 이용해 준 영향도 있겠지만, 가게가 깨끗해지고 앉기 편한 덕도 분명 있었던 것 같아요.”

 


 

좌식, 입식보다 허리·무릎에 무리

좌식 테이블이 사라져 가는 주된 이유는 건강이다. 의학적으로 좌식은 입식보다 무릎에 무리가 간다. 양반다리를 하면 무릎이 90도 이상 꺾이는 등 자극이 가해지는데, 연골판에 무리가 가해져 퇴행성 관절염을 유발한다. 서 있을 때보다 2배 큰 하중으로 인해 허리가 구부정해지고 척추 질환을 유발할 수도 있다. 이러한 이유로 좌식을 불편해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점이 변화의 시작이었다. 창원에서 무진장횟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종찬(63) 씨는 지난 5월 좌식 테이블을 입식 테이블로 바꿨다. “계모임과 회식장소로 많이 오세요. 그래서 단체손님이 많아 좌식 테이블을 22년째 고수하고 있었죠. 그런데 불편해하는 분들이 많으셨어요. 어떨 땐 예약전화가 오면 좌식이냐 입식이냐 물어보곤 좌식이라고 하면 예약하지 않는 분도 계셨으니깐요.” 이처럼 입식 테이블을 선호하는 손님들이 많아져 주변 식당들도 다들 교체하고 있다고 덧붙 였다.

 

경남도와 지자체 지원

입식문화 확산에 경남도와 지자체도 힘을 보태고 있다. 경상남도는 지난 3월부터 소상공인 소규모 경영환경개선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옥외 간판교체, 내부 인테리어 개선, 시설 집기류 구매, 판매시점 정보관리시스템(POS) 구축, 홈페이지 구축 및 홍보물 제작 등 소상공인들의 전반적인 경영환경 개선에 도움을 주는 사업이다. 특히 올해 신설하게 된 입식 테이블 세트 구매와 화장실 개선은 소상공인들의 요청에 의해 만들어졌다.

30억 원(도비 14억 원, ·군비 16억 원)의 사업비로, 두 차례로 나눠 진행된 소규모 경영환경개선사업은 1차 신청한 1544건 가운데 565건을 선정했다. 2차 사업은 규모를 확대했다. 2390건 신청에 1131건을 선정해 올 연말까지 최대 200만 원까지 순차적으로 지원한다.

 

 

배해귀 기자 사진 김정민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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