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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경남역사

[아하! 경남역사]연간기획⑫ 남부내륙고속철도를 달린다

김천을 가다

 

 

김천시는 올해로 시 승격 70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1949년 김천은 경북에서는 대구 다음으로 포항과 더불어 2번째 시로 승격된 선진도시다. 그러나 6·25전쟁으로 시가지의 90%가 파괴되는 아픔을 겪었다. 그 이후 사회경제적 쇠락의 길을 걷던 김천시가 반전의 기회를 가진 계기는 2000년대 들어 조성된 김천혁신도시 덕분이었다. 여기에 올해 1월 초 낭보가 날아들었다. 바로 김천과 거제를 잇는 남부내륙철도의 정부 재정사업 확정과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소식이었다. 경부선 김천역이 남부내륙철도는 물론 중부내륙철도의 교차점이 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김천시민들은 새로운 부활을 꿈꾸게 됐다.

‘2019년 으라차차! 김천, 70년을 넘어 미래 100년을 연다.’ 김천시가 내건 올해의 구호가 그 기대감을 고스란히 품고 있다.

    

김천시민 남부내륙고속철도 기대감 확산

지난 11월 중순 필자가 찾아간 김천역은 김천 구도심의 위상을 반영하고 있었다. 나지막한 일자형 2층 건물이 역사의 전부였다. 이용객도 그리 많지 않아 보였다. 평일 5000, 주말 8000명 정도라고 역무원은 귀띔해 주었다. 새마을호와 무궁화호가 정차한다. KTX급 고속열차는 8km 떨어진 경부고속선 김천(구미)역에만 정차한다.

김천역 주변 상권은 김천(구미)역 개통을 전후로 눈에 띄게 위축됐다. 4, 5년 전에 비하면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는 목소리가 많 았다.

김천지역 대학 3곳이 몰려있는 역세권을 겨냥해 대학생 손님을 주로 받는 노래방 업주 고병현(30) 씨는 김천역과 김천(구미)역이 모두 손해를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가뜩이나 적은 지역 상권을 두 곳으로 쪼개 놓으니 이도저도 아니다며 불만 섞인 하소연을 늘어놓았다. 그러면서 남부내륙철도가 언제 착공되느냐며 취재진에게 다가섰다. 지역 주민들의 기대감을 절감하는 순간이었다.

이웃 빵가게에서도 반응은 비슷했다. 그저 아르바이트생으로 언급해달라는 20대 후반의 여직원은 저녁에도 일찍 문을 닫는다며 기울어진 상권을 염려했다. 남부내륙철도가 과연 이곳 김천역에 들어서는지 반신반의하는 모습도 보였다. 지역 주민들도 정부의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김천역 28개 선로 육교 길이만 207m

마침 경부선 서울행 새마을호가 플랫폼에 들어섰다. 기차 타는 곳에 들어서는 순간 사실 눈을 의심했다. 역 광장에서 보았던 예스런 역사와는 달리 철로가 깔린 승강장의 규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경부선과 경북선이 나란히 놓여 있었다. 가동중인 철도만 모두 16개 선로나 됐다. 김용국 역장은 아직 12개 선로는 더 가동할 수 있다고 밝혔다. 28개 선로 위로 설치된 육교(평화육교)의 길이만 207m, 김천(구미)역의 4개 선로를 7배나 뛰어넘는 규모를 지니고 있었다.

지난 1905년 경부선이 개통할 때부터 김천역은 경상, 전라, 충청 3도를 잇는 교통의 요충지였다. 철도 역사의 명맥을 잇는 수준으로 내리막길을 걷는 김천역이 김천시민에게 새로운 희망의 불씨로 부활한 것은 남부내륙고속철도를 바라보는 경남도민의 마음과 끈끈하게 연결돼 있다.

 

조기 착공·복선 건설 공감대 확산

지난 11월 남부내륙고속철도 기본계획 수립 용역사가 선정됐다. 삼보기술단 컨소시엄은 내년 11월까지 110억 원의 예산으로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노선과 역사 위치 결정. 일괄 시공(턴키 방식)과 기타 공사(기본설계, 실시설계) 등 진행 절차에 대한 결정이 이뤄진다.

경남도는 2022년 조기 착공과 더불어 복선 착공, 2028년 완공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승객 확보와 비용 절감 등에서 김천시민들도 빠른 착공과 복선 건설에 공감대를 보여주고 있다. 복선구간이 김천과 진주를 전제로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남도는 처음부터 복선으로 착공하면 단선 비용보다 1.3배이지만, 나중에 새로 복선을 깔면 1.9배까지 늘어난다는 논리 등으로 정부를 설득하고 있다. 복선 반대 논리도 만만치 않은 만큼 대정부 설득을 위한 전략적, 단계적 접근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경남도민에게 남부내륙고속철도는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니다. 도민들의 오랜 염원이자 교통복지, 지역균형발전, 새로운 경남의 그랜드디자인을 현실로 앞당겨 주는 마법의 열쇠이다. 2020년 새해를 앞두고 경남 1000만 관광객을 실어 나를 남부내륙고속철도 조기 착공의 낭보를 경남도민과 더불어 기대한다.

 

 

·사진 최석철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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