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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

[문화의 향기]트렌드코리아 2020을 읽고

 

 

2020년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에서 출간한 트렌드 코리아 2020을 미리 읽었다. 김난도 교수 등이 제시한 올해의 키워드 10가지는 평균적으로 낯설었다’. 밀려드는 변화의 물결 속에서 나는 누구인가? 나다움이란 무엇인가를 함께 찾는 마음으로 하나씩 애써 정리했다.

 

멀티 페르소나

현대인들은 다양한(multi) 자아 정체성(persona)을 가지고 있다. 온라인의 익명성 탓에 현대인들은 갈수록 관계맺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결국 멀티페르소나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정체성의 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새로운 소비형태의 등장에서 이 같은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다양한 나를 대신 해주는 캐릭터와 굳즈 열풍, 취향 저격이라는 덕후 문화와 취미 창업, 화장하는 남자나 탈코르셋 현상 같은 젠더 프리 현상 등이다.

 

업글인간

자신을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현대인을 가리킨다. 업그레이드의 동기나 방향은 뚜렷하다. 부와 명예를 위한 성과대신 몸과 정신의 성장’, ‘남보다 나은 내가 아닌 어제보다 나은 나이다. 나는 업글한다. 고로 존재한다.

 

스트리밍 라이프

제레미 리프킨 소유의 종말에서 접속의 시대를 예언했듯이 교환가치보다 경험가치가 확산되고 있다. 옛 정수기처럼 단순한 임대가 아니라 주거에서 꽃, 가구, 화장품, 자동차 등 플랫폼을 통한 스트리밍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경험을 사고파는 추세는 올해도 강세를 띨 것으로 보인다.

 

라스트핏 이코노미

서비스의 마지막 목표점을 고객에게 두는 근거리 경제를 말한다. 익일배송, 슬리퍼 상권을 뜻하는 슬세권’, 킥보드 전성시대, 경험을 중시하는 액티비티 여행의 확대를 보면 이해가 된다. 이는 소비자의 선택기준이 가격, 기능, 브랜드 가치 등 객관적 합리성보다 개인 만족이라는 주관적 효용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1~2인 가구의 증가, 밀레니얼 개인화 세대(80~90년대생), Z세대(2000년대생)의 사회진출이 이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페어 플레이어

유명 오디션 프로그램의 조작논란, 모여고 시험지유출 사건 등 젊은 세대는 공정성이 훼손되었다고 느낄 때 더 분노한다. 공정성에 대한 요구는 밀레니얼 세대로 갈수록 강해진다. 저성장이 고착화되면서 처음으로 부모세대보다 가난해졌고 정보공유기술의 발달로 전문가와 일반인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2020년 페어 플레이어의 목소리는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초개인화 기술

주문하기 전에 배달하는 기술로 이해했다. 소비자의 취향을 정확하게 예측한 서비스와 상품을 제공하는 기술이다. 고객의 모든 상황을 데이터화하고 AI(인공지능)로 분석하며 다양한 수단으로 서로 소통한다.

미국의 초대형 인터넷 쇼핑몰 아마존은 0.1명 단위로 고객을 분석한다고 한다. 초개인화 기술이 소비자의 취향을 만들어 낼 가능성도 있다. 기술이 나보다 나를 더 잘 알기 시작한 시대를 긍정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사회적 담론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화전략

초개인화 기술의 실전편이다. 특정 고객을 겨냥한다. ‘베지밀 5060 시니어 두유의 성공 사례가 대표적이다. 슬세권(슬리퍼 상권)처럼 상권도 특정 지역을 공략한다. 빕스(VIPS)는 오피스 상권에 샐러드바를 운영하고 KEB하나은행은 외국인 밀집지역에 일요일 운영 매장을 열 었다.

 

팬슈머

2020년 소비자 전성시대를 예고하는 또 다른 특징이다. 클라우드 펀딩 상품이나 시청자가 기획하고 결말까지 바꾸어 버리는 드라마, 단종된 과자를 부활시키는 신소비자운동을 반영한다. 팬슈머의 활동무대는 연예산업, 마케팅, 비즈니스, 정치에까지 다양하게 확산되고 있다.

1명이든 조직이든 파워 팬슈머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도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오팔세대

퇴직 이후 취향과 브랜드를 좇아 새로운 소비문화를 만드는 이른바 5060세대를 말한다. 대한민국 인구의 28%를 차지한다. 절약습관이 몸에 뱄지만 온라인 쇼핑에서는 큰손으로 통한다. 죽어가던 당구를 다시 인기 스포츠로 부활시킨 만큼 오팔세대(OPAL·Old People with Active Lives)를 겨냥한 상품은 더 날개를 달 것으로 보인다.

 

편리미엄

요즈음 소비자들은 가사와 육아, 여가, 취미 각 분야에서 소비자의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제품과 서비스를 찾고 있다. ‘편한 것을 추구하는 심리를 겨냥한다. 가사노동을 줄여주는 신가전(청소기, 식기세척기, 의류건조기), 주문·예약 앱, 오디오북, 심부름서비스 시장이 강세다. 아침밥을 주는 아파트도 같은 맥락이다.

 

혹자는 사회의 작은 변화를 침소봉대(針小棒大)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작은 트렌드도 서서히 쓰나미를 일으킬 수 있다. 변화라는 파도에 표류하기보다 중심을 잡고 대해를 가로지르는 능동적 주체로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사진 김창환 경남도청 공보행정담당 사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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