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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의 소리

[도민의 소리]봄날 수리점

봄날 수리점

 

봄날 수리점물 담긴 세숫대야에 두 바퀴 튜브를 넣자

자잘한 공기의 씨앗이 새나온다.

날카로운 못 하나가 뚫어 놓은 곳으로

파종되는 봄날의 공기들.

바람이 새는 곳을 찾아

접착제 묻은 햇살 하나 붙여두면

다시금 굴러갈 둥근 바퀴들.

치르르 체인 도는 소리가 들리고

수리가 끝났다.

바람의 핸들을 잡고

짧은 봄날이 간다.

 

날카로운 못 하나를 줍고 싶다.

바쁜 봄바람이 잠시 서있고,

흰 머리카락 한 올 같은

깊은 실금을 내고 있는 봄.

고장난 봄바람 몇 대 세우고

세숫대야에 물 담아 놓고 있는

두 바퀴 수리점.

바람 빠진 몇 번의 봄을 끌고 와

수리가 끝날 때까지 쭈그려 앉아

기다리고 싶은 마음

누가 알겠나?

 

                   장유세(진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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