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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의 소리

[도민의 소리]장애 친구들의 치아건강을 바라며…

얼마 전 우연히 치아사랑 연극을 관람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아이들, 보육교사 등 많은 분들이 본 것으로 안다. 이 연극은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인형극이었는데 보는 아이들은 물론 교사들과 학부모까지 크게 만족했다. 비장애 어린이도 이런 연극까지 보여주며 치아관리를 강조하는데 상대적으로 치아관리가 소홀하거나 어려운 장애 아이들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가져봤다.

 

지난 가을에 우리 회사 대외협력팀에서 평소에 자주 찾아가는 장애인 보호시설 어린이를 데리고 치과에 간 적이 있었다. 평소에 관리를 하지 않아 충치가 생긴 두 아이의 어금니를 갈아내고 치료를 했다. 선생님이 시술을 하는 동안 나와 직장 동료는 양쪽에서 아이의 팔을 잡고 갖은 감언이설(?)과 밝은 표정으로 두려움을 없애주기에 바빴다. 우리가 장애 아동을 치과에 데리고 가기 시작한건 장애아동의 경제사정 때문이기도 하지만, 장애인이라는 특성과 치아 치료에 대한 문제의식이 희박해 충치를 방치하는 경우가 아주 많다는 걸 알기에 시작한 것이다.

 

한번은 장애시설 원장님이 근심어린 표정으로 한 아이가 밥도 굶고 점점 야윈다며 걱정을 했다.  ○○이라는 친구. 지능지수가 25 수준이라 아직도 대소변을 못 가리고 당연히 칫솔질도 못한다.

 

왜요? 어디 불편한 데가 있어요? 병원에는.”

병원이 다 뭐예요? 병원의 병자만 들어도 펄펄 뛰는데라고 하신다. 입에 칫솔을 넣으면 움직이지 못하게 이빨로 꽉 무는 아이였다. 아이가 얼굴만 자꾸 찡그리기에 사탕을 넣어 준다며 입을 벌리게 했더니 어금니 쪽 잇몸이 붓고 피도 좀 났다. 치과에 데려갔더니 큰 어금니와 작은 어금니 사이에 칼날처럼 아주 날카롭게 부러진 닭뼈가 끼어 있었다. 아이를 설득해서 치료를 해주었다. 의사선생님은 더 늦었더라면 이가 크게 망가졌을 거라며 다행이라 하셨다. 이렇게 치료가 잘 끝나고 결과가 좋으면 봉사팀 모두는 내 일처럼 행복하고 기쁘다. 그 소임 또한 신이 우리에게 주신 숙제라 여긴다.

 

언제까지 갈지는 모르지만 늘 아이들과 그렇게라도 같이해서 아이들이 감내해야 할 불편함을 조금이나 덜어줄 것이다. 전국의 모든 장애 아동들의 치아가 건강해졌으면 좋겠다

 

좌혜경(진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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