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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의 소리

[도민의 소리]한순간만이라도 누군가에 도움이 되기를!

2020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사업 참여수기 공모 우수상

글  이소은 경남 스타트업 아이디어 고도화 지원사업 참가자

 

사업 참여 이전의 나

작년 겨울, 몸이 좋지 않아 약국에 들렀을 때의 일입니다. “선생님, 제가 요새 몸이 좀 안 좋아서 영양제를 챙겨 먹으려고 하는데요.”, “오만 원입니다.” 제 말이 끝나기도 전에 유명 브랜드의 종합영양제를 제 앞에 꺼내 보이시더군요. 오만 원이 아니라 오백 원만큼도 내 말에 귀 기울여주지 않는구나 싶어 서운했던 저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 문득 어렸을 적 어머니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허약했던 터라, 간호사이셨던 어머니께서는 영양제 한 알을 챙겨주시더라도 밥은 잘 먹었는지, 잠은 얼마나 잤는지, 속이 불편하진 않은지 이것저것 물어보시곤, 한참을 생각하시다 조심스럽게 한 알을 꺼내 보이시곤 했습니다.

순간 바보 같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습니다. ‘사람마다 몸 상태가 다르고 상황이 다른데 왜 영양제는 종합영양제 하나일까? 우리 엄마처럼 누군가가 꼼꼼히 물어서 그 사람에게 꼭 맞는 영양제를 줄 수 있으면 정말 좋을 텐데.’ 그때부터였을까요, 이러한 생각이 꽤나 오랫동안 머릿속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지역 대형 학원의 수학강사로 일하고 있던 저는 지금의 안정적인 생활을 포기할 자신도, 앞으로 부딪힐 수많은 문제들을 마주할 자신도 없어 이러한 생각을 애써 모르는 척했습니다.

창업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지만, 인맥도 자본도 없었던 저는 간호학과 교수님들께 무턱대고 찾아가 분석 알고리즘을 검수해 달라고 부탁드려 보기도 하고, 스무 장이 넘는 사업계획서를 들고 각종 공모전에 지원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다 작년 보건복지부에서 주최했던 바이오 경진대회예선에 합격하였으나, 학원 수업 때문에 결국 본선에 참가하지 못하였습니다.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사업을 만나고

나는 여기까지구나.” 그렇게 풀이 죽어있던 어느 날, 제게도 기적이 찾아왔습니다.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사업인 ‘2019 경남 스타트업 아이디어 고도화 지원사업에 합격한 것입니다. 저는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사업 지원비 3000만 원을 지원받음과 동시에, 무료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조금씩 제 머릿속 아이디어를 현실화하기 시작했습니다.

맨 처음 갔던 오리엔테이션 자리에서 센터장님께서 하셨던 말씀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저희는 여러분을 도와드리기 위해 존재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니 부디 저희를 좋은 쪽으로 잘 사용해 주세요.” 저는 한 가지 중대한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내가 이 사업을 통해 지원받는 것은 금전적 지원만이 아니구나. 이 세상에 나와 내 아이디어를 믿어주는 사람들이 있다. 밥을 굶어도 잠을 못 자도 이분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 반드시 성공해 보이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제 아이디어의 본질은 간단하고 정밀한 전자문진을 통해 응답자에게 최적의 영양제를 추천 및 제공해 주는 것입니다. 나의 노력이 누군가의 인생을 윤택하게 만든다는 목표로 개인별 맞춤형 영양제 추천 및 제공 서비스라는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현재의 나, 그리고 앞으로의 나

서울대학교병원 출신 간호사님과 간호학과 교수님을 비롯한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대어 전자문진 정밀분석 및 영양제 추천 알고리즘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현재 약 25개 문항의 전자문진 응답 결과를 정밀 분석하여, 시중 영양제와 11 매칭함으로써 응답자에게 최적화된 영양제를 추천 및 제공하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서비스를 토대로, 저는 당신만의 영양제라는 뜻에서 유어필(URPIL, Your Pill)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온라인몰을 운영 중입니다. 현재 월 400만 원 정도의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수익보다 제게 더 값진 것은, ‘영양제 고르기 너무 힘들었는데 잘 먹고 있다’, ‘감사하다’, ‘번창하시라는 리뷰들이었습니다. 마음속에서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네가 지금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있대. 대견하다 소은아. 너는 이제 더 이상 이기적이지 않아.”

현재는 분석 알고리즘을 더 정밀하게 다듬기 위해 보완 중입니다. 분석 결과를 토대로 개인별 맞춤형 건강 어드바이스를 무료로 제공하고자 자동화 프로그램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또한 전자문진이 어려우신 분들(고령자, 어린이, 장애가 있는 경우 등)을 위해 연령대 및 상황별 맞춤형 영양제 패키지를 제작할 예정입니다.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사업이란?

행정안전부의 지원으로 지역을 잘 아는 지방자치단체가 일자리 모델을 만들어 만 39세 이하의 지역청년이 근무하도록 하는 사업이다. 경남도는 2018년부터 7301명을 지원, 청년과 기업체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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