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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경남은(도정)

[지금 경남은(도정)]우포 하늘에 따오기 날다

40년 만의 비행


 

지난해 4월 제주도에서 적갈색따오기가 처음으로 관찰됐다. 국내에는 서식 사례가 없는 미기록종이다. 조류학회는 물론 환경부도 들썩였다. 일종의 소동은 길 잃은 새로 판명나면서 마무리됐다. 다시 찾을 가능성이 사라지면서 기대는 실망감으로 변했다.

그런데 지난 522일 창녕 우포 하늘에 따오기가 비행하는 장면이 목격됐다. 우리 손으로 복원한 우포 따오기들의 군무는 뭉클한 감동을 선사했다.

안녕하세요, 우포산 따오기 41V입니다. 숫자와 영어 알파벳을 섞어서 만든 이름이랍니다.

바깥 세상은 이런 거구나 싶네요. 저희가 새장을 벗어날 때 많은 분들이 박수를 쳐줘서 힘이 났어요. 우포늪 상공을 훨훨 날며 나름 성의껏 답례했죠. 누구보다 40년 만에 한반도 상공을 날게 해준 우포따오기복원센터 여러분, 고맙습니다.

우리 할아버지를 한반도에 기증한 중국과 야생 방사 정보를 나눠준 일본도 따옥 따옥! 경남도, 창녕군 등 감사할 분이 많은데 일단 한 바퀴 둘러보고 올게요.

! 저기 먹이터(16ha)에 미꾸라지 등을 잔뜩 뿌려놓았네요. 그 옆에는 둥지용 숲(23ha)도 보입니다. 더 좋은 곳을 찾을 때까지는 저기를 이용해야겠어요.

세상으로 나왔더니 무척 떨립니다. 3개월간 생존교육을 받았지만 이제 스스로 살길을 찾아야 하니까 겁이 나요. 야생에서 살아갈 동지 40마리 가운데 아직 새장을 벗어나지 않는 친구들도 있어요. 억지로 내보내지 않으니까 조금 있으면 차례로 나오겠죠. 얼마나 살아남을지 저희들도 몰라요.

일본에서는 40%만 살아남았다는데 우리는 30%를 기대한다는 얘기를 슬쩍 들었어요. 10여 마리만 살아남는다는 얘기죠. 이번에 저희들은 수컷과 암컷 31, 어미와 새끼 21 비율로 나왔어요. 제일 튼튼하니까 선발대로 뽑혔겠죠. 방사 순서를 기다리는 320여 마리의 동지들을 생각해서라도 살아남아 볼게요.

내일은 조금 더 멀리 날아가 볼 생각입니다. 걱정은 하지 마세요. 등에 찬 위치추적기를 통해 80여 명이 항상 지켜보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귀는 쫑긋 세우고 있을게요. 따옥 따옥 큰 소리로 저희를 부르면 교육받은 대로 바로 날아올게요.”

따오기의 비행을 지켜본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따오기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이 잘 살 수 있도록 우포늪, 화포천 습지 복원 등 자연생태계 보전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한정우 창녕군수도 따오기가 전국의 하늘을 날 수 있도록 서식환경에 영향을 주는 행동은 지양해 달라라고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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