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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 반하다

[사람에 반하다]코로나 이기는 청년-지역 상생

남해 회나무 아랫길 청년점포거리

 

 

 

독일마을부터 보리암까지 아름다운 관광지가 많은 남해. 관광지와는 달리 남해읍 구도심은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빈집이 늘고 있다. 남해군이 원도심 부활 프로젝트로 청년 창업을 지원한 것도 이 때문이다. 230m에 이르는 골목길에 2030 젊은이 중심의 회나무 아랫길 청년점포거리가 들어서면서 관광객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오래된 골목길이 청년창업거리로

역대 최장 50일을 넘긴 장마 이후 햇빛이 쨍하던 8월 어느 오후, 남해읍 남변리마을. 파란색 거리가 눈에 띈다. 수령 300년을 넘긴 회나무 아래쪽으로 걷다 보면 어느새 색다른 점포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곳에 오랫동안 점포와 빈집들이 흉한 모습으로 방치돼 있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카페판다’, ‘글꽃 아뜰리에’, ‘회나무 양복점’, ‘네코나매’, ‘디저트4’, ‘미쁘다’. 이름도 기발한 청년가게들이 즐비하다.

1호점 카페판다는 중국식 요거트 디저트가 인기 메뉴다. 중국에서 시집 온 최송죽(37) 대표는 한국인 남편과 함께 남해에 정착했다. “바리스타 1급 자격증을 딴 후 카페를 하고 싶어 준비하고 있었어요. 남해군에서 청년점포를 지원해 준다는 걸 우연히 알고 지원하게 됐죠라며 활짝 웃는다.

4호점 수제 맥주집 네코나매이뉴미(37) 대표는 부산에서 왔다. “남해군이 인테리어 비용을 지원해 줘 가게 특성에 맞게 리모델링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하고 싶은 시설 설비를 욕심껏 할 수 있었죠. 남해 특산물인 유자와 흑마늘로 맥주를 만들어 지난해에 경남 관광상품 공모전에서 은상을 수상하기도 했어요.” 입소문이 났는지 그녀의 가게에는 서울과 부산에서 찾는 이들도 꽤 늘었다.

 

포토존 거리, SNS 감성 뿜뿜!

회나무 아랫길 청년점포거리에는 포토존도 곳곳에 조성돼 있다. SNS를 타고 감성 뿜뿜한 명소가 됐다. 2호점 공방 글꽃 아뜰리에최은정(45) 대표는 젊은 사람들이 포토존에서 사진을 많이 찍고 가요. 그래서 오신 관광객들이 저희 가게에서 남해관광기념품을 사갈 수 있도록 남해하면 떠오르는 기념품을 만들 생각이에요라며 골목과 점포가 함께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청년 상인들은 남해군의 지원에만 의존하지 않았다. 오래된 골목길을 새롭게 단장하는 데 힘을 모았다. 손수 페인트칠을 하고, 레터링 글귀도 만들어 넣었다. 회나무 양복점 가는 길과 카페판다 옆 담벼락은 이미 SNS에서 남해 핫 플레이스로 자리 잡고 있다. 남해군은 4억 원의 예산을 확보해 가게 리모델링뿐 아니라 도로 정비와 로고빔 설치를 통해 거리 살리기를 지원했다.

 

 

 

 


관광객들이 더 많이 찾는 거리 되길

청년 점주들의 올해 목표는 회나무 아랫길 활성화와 살아남기이다.

코로나19로 정말 어려워요. 그래서 다들 목표가 살아남기가 됐죠.” 네코나매 이 대표의 이야기에 회나무 양복점 정진후(39) 대표도 거들었다. “일본 가정식을 접고 61년 전통 남해 전통 막걸리집으로 바꾼 것도 코로나 영향이 컸어요. 이번에는 성공하고 싶어요.”

청년 상인들은 회나무 아랫길 활성화에는 다들 한마음이다. 수제디저트 전문 디저트4최유진(21) 대표는 단짠단짠 음식의 대명사인 소금바닐라 마카롱을 선보여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았고, 6호점 미쁘다최유빈(30) 대표는 특별한 그림과 센스 있는 글귀로 꾸민 수제 레터링 케이크로 손님들을 끌고 있다.

청년 상인들에게는 생기를, 오래된 골목길은 활기를 되찾아 주는 회나무 아랫길 청년점포거리. 젊음이 넘치는 도심재생의 성공사례로 우뚝 서기를 응원한다.

 

 

배해귀 기자 사진 하철환(남해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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