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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교류

[기사교류]앞서가는 인성교육 '맨발걷기' … 진주정촌초등학교

 

 

종이 울리자 학생들이 하나둘 쏟아져 나온다신발도 양말도 없이 모두 맨발이다운동장에서 신발을 신고 있는 사람은 취재진뿐선생님 손을 잡고 나온 유치원생들까지 맨발로 보무도 당당히 운동장을 걷는 학교. ‘맨발 교육으로 건강한 내일을 가꿔가고 있는 진주 정촌초등학교 이야기를 들어봤다.

 

맨발로 땅을 밟아본 것이 언제였을까?

흙길에 맨발이라니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오래된 일이다하지만 정촌초등학교 아이들에게는 맨발 걷기가 일상이다아이들은 매일 아침 등교 후중간놀이시간점심시간에 맨발 걷기를 한다친구들 손을 잡고 차분히 걷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맨발로 거침없이 운동장을 달리는 아이들도 있다다만 전교생이 700명이 넘기 때문에 한번에 운동장에 다 나오는 것은 불가요일별로시간대별로 학년을 나눠 맨발 걷기를 하고 있다이 외에는 모두 자율적으로 운영된다걷고 싶지 않은 사람은 걷지 않아도 좋다.

 

정촌초등학교에서 맨발 걷기를 시작한 사람은 이정구 교장이다국내에 맨발학교를 세우며 맨발 교육의 아버지로 불리는 대구교육대학교 권택환 교수를 만나면서부터다맨발 교육을 일찌감치 시작한 대구 관천초등학교에서 이정구 교장은 맨발 걷기가 가져다 준 변화를 확인하고곧장 학교에 도입했다.

 

첫째학생들 운동량이 늘어납니다흙을 밟으면서 기초체력도 늘고자연스럽게 오감이 자극돼 수업시간에 집중도 잘됩니다특히 맨발 교육의 시작은 함께 걷는 것입니다친구들과 걸으면서 이야기도 하고내 친구는 잘 걷나 살펴보기도 하고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학교 폭력이 줄었다는 학교가 꽤 많습니다.”  이정구 교장

 

이후에는 하둘남 수석교사가 바통을 이어받았다원래부터 걷기를 좋아했던 하둘남 교사는 맨발 걷기가 건강에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과감히 신발을 벗었다지금은 학교 운동장 마사토는 시시하게 느껴질 정도로 맨발 걷기에 적응이 됐다.

 

처음에는 선생님왜 맨발이에요?’ 하고 놀리듯 묻던 아이들이 지금은 운동장에 먼저 나가서 제가 나오길 기다려요제가 담임도 아니고 특별히 수업을 하는 것도 아닌데, ‘우리 전부 다 맨발이야라는 공통점 때문에 아이들과 좀 더 친해지는 것 같아요원시적인 느낌이 든달까요?”  하둘남 수석교사

 


신발을 벗자 활력이 찾아왔다

여기서 가장 궁금한 질문맨발 걷기과연 안전할까놀랍게도 지금까지 발을 다친 아이는 한 명도 없었다아이들은 생각보다 조심성이 많았고운동장에는 늘 선생님들이 있다나뿐만 아니라 누구라도 다칠세라 너나할 것 없이 쓰레기를 치우고 운동장을 가꾸게 된 것도 맨발 걷기가 가져다 준 변화다.

 

맨발 걷기를 시작하면서 유치원 아이들은 더욱 신이 났다학교 뒤뜰원래 텃밭이 있던 자리를 지난 4월 모래놀이장으로 바꾸고아이들에게 매일 한 시간씩 이곳에서 모래 놀이를 할 수 있게 했다올망졸망 머리를 맞대고, 5~7세 세 연령이 모두 친구인 것처럼 어울려 논다유치원생들 역시 대부분 맨발이다.

 

유치원생 때는 모래놀이를 정말 많이 하는데초등학생이 되면 그런 놀이가 뚝 끊기잖아요그런데 저희 집 막내 경우는 1학년 올라와서 바로 맨발 걷기를 경험하다 보니흙과 함께 노는 걸 당연한 것처럼 즐겁게 누리고 있어요.”  이정희, 1학년·5학년 학부모

 

정촌초등학교는 맨발 걷기를 본격 도입하기 앞서 지난 해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연수를 마련했다맨발 걷기의 방식과 효과를 공유하기 위한 자리였다엄마 아빠들은 아이들보다 먼저 맨발로 운동장을 걸어보며 개선점을 찾아 나갔다.

 

처음에는 괜찮을까?’ 의구심도 있었지만 지금은 아이들이 재미있어 해서 대부분 학부모들이 맨발 걷기에 참여시키고 있어요발 씻는 것도 재밌어 할 정도니까요아이들이 전반적으로 활기가 가득해졌어요.”  이진선, 5학년 학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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