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격진천뢰

비격진천뢰(飛擊振天雷)

비격진천뢰는 선조 때 화포장인 이장손(李長孫)이 창안한 우리나라의 독창적인 폭탄으로 비진천뢰, 진천뢰로 불리우기도 한다. 무쇠로 만들었으며 모양은 둥그렇고 무게는 20근이며 뚜껑에 해당되는 두에쇠의 무게는 4량이다.

비격진천뢰에는 화약과 철조각, 오늘날 폭탄의 신관과 비슷한 죽통이 들어있다. 죽통 속에는 나선형의 홈이 파져 있는 목곡이 들어 있으며, 목곡에는 도화선인 약선이 감겨져 있다. 목곡에 감겨져 있는 도화선의 숫자에 따라 폭발시간은 좌우되어 빨리 폭발하게 하려면 열 번 감았고, 더디게 하고자 하면 열 다섯 번을 감았다.
비격진천뢰 비격진천뢰

사용 순서는 약선을 감은 죽통을 넣은 후에 두에쇠 즉 진천뢰의 뚜껑을 덮고 입구를 단단히 막는다. 그후 진천뢰의 허리 부분에 있는 구멍을 통하여 화약을 넣고 가득 차면 나무로 구멍을 막은 뒤에 죽통으로부터 나온 심지에 불을 붙인 후에 성벽 위에서 직접 손으로 던지거나 굴리거나 완구류에 의해 발사한다. 발사된 비격진천뢰는 자체 죽통에 연결된 심지가 타 들어가 폭발하게 된다.

유성룡이 『징비록(懲毖錄)』

“임진년에 왜적이 경주성에 웅거하고 있을 때 병사 박진이 군사를 거느리고서 적을 공격하였으나 패배당하고 귀환했는데, 다음날 밤에 진천뢰를 성밖 2리쯤에서 쏘았다. 남아 있던 적이 처음으로 포성을 듣고 깜짝 놀라 일어나 어찌할 바를 모르는데 홀연히 큰 솥 같은 물건이 날아와 적장이 있는 객사의 뜰 가운데 떨어지자, 적이 모여 불을 켜 들고 서로 밀치고 굴렸다. 조금 있자 포성이 천지를 뒤흔들듯 발하여 적이 맞아 죽은 자가 3십여 명이고 맞지 않은 자도 모두 놀라서 자빠지고 정신을 잃게 되어…”

라고 기록하고 있음을 볼 때 진천뢰의 위력이 어떠했는지 짐작이 간다.

당시에 쓰여지던 화기들이 목표물에 충격을 주는 무기였음에 반해 진천뢰는 목표물에 날아가서 폭발하는 금속제 폭탄이었던 것이다. 따라서 이 무기는 육전뿐만아니라 해전에서도 유용하게 쓰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