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채나무와 마능지

말채나무와 마능지

청송군 안덕면의 소재지인 명당리에 말채나무와 마능지라는 곳이 있다. 무덤은 풍우로 인하여 지금은 흔적조차 없지만 그 유래를 지켜오는 400여 년 묵은 말채나무(회나무) 한 그루가 아직도 살아남아 마을의 수호신 역할을 감당해 내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400여 년 전 임진왜란 당시 임모라는 휼륭한 장군이 있었는데 임장군이 말타기에는 타인이 따를수 없을 정도로 신기를 지니고 있었다 한다. 또한 그의 애마는 예사 말과 달라서 천리를 단숨에 달려도 숨이 차거나 피로를 모르는 명마로서 한번 채찍을 가하면 전광석화처럼 전장을 누볐으므로 멀리서 지켜보던 왜적들은 그 기세에 감히 접근할 엄두도 내지 못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그렇게도 아끼고 사랑했던 자랑스런 준마는 어느 날 격전지에서 왜적의 화살에 맞아 전사하게 되었다.

애마의 죽음을 너무나도 애석하게 여긴 장군은 말을 정성스럽게 안장하고, 그 무덤가에 그 동안 말에게 휘두르던 채찍을 꽂아두었는데 놀랍게도 그 채찍이 살아서 아름드리 나무로 자라, 그 나무을 후세 사람들이 말채나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말이 죽은 위치는 현재 안덕지서의 앞뜰이라고 하며, 장군의 거룩한 뜻과 그 애마의 공적을 기리기 위하여 그 당시 주민들과 합심하여 정성껏 무덤을 만들었으며, 그 무덤을 마능지라 이름지었다고 한다. 주민들은 마능지와 말채나무를 아직까지 수호신처럼 섬기며 음력 정월대보름이 돌아오면 정성들여 음식을 차려놓고, 마을의 행운과 오곡 풍작을 기원하는 제사를 지내고 있다.

또한 일제 때 주재소를 마능지 자리에 짓기 위하여 말채나무를 베려고 하였으나, 도끼질을 하는 사람이 그 자리에서 즉사하였으므로 일경이 혼비백산하고, 그 후로부터는 소중히 관리하게 되었다 한다. 우리 후손들이 말채나무를 볼때 그 유래를 단순히 전설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죽은 말채나무에서 잎이 피고, 꽃이 피었다 함은 우리 선구자들이 그 얼마나 애국 애족에 헌신하였는가를 깨달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