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옥선의 특징

판옥선의 특징

판옥선은 우선 다층전함이라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조선시대의 전함들이 모두 평선이기 때문에 갑판 위에는 전투원과 비전투원인 격군이 함께 있게 되어 전투효율이 떨어지는데 비해 판옥선은 비전투원인 격군을 1층 갑판 내에 숨기고 전투원은 상장 위에서 적을 내려다보며 공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판옥선의 상장 위 넓은 갑판은 대포를 설치하기에도 좋으며 사정거리도 늘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외에도 판옥선의 구조적인 특징은 우선 동양형 선박의 특징과 판옥선만의 특징으로 나눠 볼 수 있는데, 우선 주목할 것은 동양선박의 특징인 용골과 늑골이 없는 점이다.

용골 대신 본판이라는 구조가 용골을 대신한다. 때문에 바닥이 평평하다. 용골에 가로 놓여 배의 횡강력을 유지하는 늑골도 없다. 대신 가룡목이 이를 대신하는데, 가룡목은 좌우 현판 부재 하나 하나를 지지 한다. 따라서 한선은 공법상 외각을 먼저 만드는 shell first 공법으로 만들어졌다. 선수(이물) 역시 넓적한 판재로 만들어 배의 모양이 상자형이 된다. 이 때문에 조선시대의 여러 기록에서 우리 배가 둔중하고 속력이 느리다는 단점이 나열되곤 했다. 이런 형태는 중국에도 나타나 정크와 같은 것이 대표적이다.

두번째로 판옥선만의 특징은 갑판 전체에 걸쳐 설치되는 선루이다. 선수로 부터 선미까지 배 전체에 선루가 설치되어 있다. 이렇게 마련된 선루를 상장이라고 한다. 선체폭 보다 훨씬 넒은 선루를 가지고 있어 노를 선체와 선루 사이에 내밀게 되어 있어 전투 시 노역에 종사하는 비전투원을 보호한다. 상장 위의 넓고 평평한 공간은 대포를 설치하기 좋은 자리를 마련하여 전투 효율을 높였다.

우리나라 최초로 만들어진 순수 전투용 함선이다. 이전의 전함들은 평화시 세곡을 운반하는데 쓰이는 등 수송선 기능을 겸하게 되어 있으나 판옥선은 순수한 전투용 함선이라 할 수 있다. 선체보다 넓고 평평한 선수부 상장은 전함의 선수 쪽 화력을 높여 적을 추격할 때 유리하다.

배를 건조한 후 일정 기간이 경과하면 배 전체를 해체하여 새로 조립한다. 이는 판옥선뿐만 아니라 한선 전체의 특징으로 한선은 나무못으로 끼워 맞춤식으로 건조되었기 때문에 일정 기간 경과 후 배를 해체 수리할 수 있다. 또 배 밑이 평평하고 두꺼워 썰물 때 갯벌에 배가 안정되게 안치할 수 있고, 육지에 끌어 올려 풍랑에 대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