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옥선의 복원

『각선도본』의 내용을 토대로 하여 판옥선 복원을 해보면 다음과 같다. 『각선도본』에 나타난 수치를 바탕으로 부족한 부분에 대한 치수는『충무공전서』의 거북선의 치수를 고려하여 적용하였다.

판옥선 평면도

판옥선 평면도

판옥선 평면도

판옥선 평면도2

판옥선 단면도

판옥선 단면도

판옥선 치수 목록표

전체 길이
판옥선의 전체 길이를 가름해볼 수 있는 수치로 『각선도본』의 전선도에 기입된 수치는 본판 길이 90자와 상장의 길이는 105척이다. 이를 토대로 하여 거북선의 전체 길이를 비교하여 전체 길이를 추정하였다. 이를 토대로 제 1현판의 길이와 전체 길이의 판단을 가능케 하는 최상 제 7현판의 길이를 추정하였다. 거북선의 경우에는 삼판의 길이가 확실하게 기록된 사료인 『이충무공전서』의 귀선지제에서 최상 제7 삼판의 길이가 113자이고, 최하 제1현판의 길이가 68자로, 그 차이가 45자이다. 이를 토대로 적용하면 전체 길이 추정이 가능하다고 하겠다. 거북선에 비해서 판옥선이 더 크지만 같은 전선이라는 특정을 고려할 때 삼판의 꽁무니 규격의 비율은 대동소이 하다고 본다.
본판(저판)
『각선도본』의 전선도에는 본판의 구조를 알 수 있는 기본 자료가 부기되어 있다. 즉 본판의 길이는 90자, 본판의 선수 너비는 15자, 중앙 너비는 18.4자, 선미 너비는 12.7자이고, 본판재의 수량은 15개이다. 본판의 두께는 여암(旅菴) 신경준(申景濬) 병선론(兵船論)에서 본판의 두께를 1자(30.3cm)내지는 1.2자(36.4cm)를 주장한 바 있기 때문에 이를 적용하면 될 듯하다.
삼판
현대적인 조선 용어로 외판(外板)이라 불리는 삼판은 삼(杉) 혹은 현판(舷反)으로 불린다. 전선도에 의하면 삼판의 수는 7개이고 길이, 너비, 두께 등 다른 제원은 나와 있지 않다. 앞서 판옥선의 전장을 추정하면서 삼판의 길이는 이미 추정했듯이 거북선의 사례를 비교하면 될 듯하다.

삼판의 너비는 전선도에서 삼판의 수직높이로 간주되는 통영상선의 원고(元高) 11.3자를 수직으로 긋고, 상장요광 39.7자에서 좌우 난간폭 6자를 감하여 상요광을 구한 후, 이것을 2로 나누면 사다리꼴 윗변 길이 16.8자가 산출된다. 사다리꼴 밑변 길이는 전선도의 본판요광 18.4자를 2로 나누어 9.2자를 산출한다. 그리고 사다리꼴 빗변 길이를 실측하면 13.9자가 도출되며, 이 치수는 삼판의 최하에서 최상까지의 곡면 높이를 직선으로 간주하여 측정한 길이로 실제보다 약간 줄어든 것이지만 거의 비슷하다. 13.9자를 삼판수 7로 나누면 삼판 1개의 폭이 되며, 그 값은 1.99자(60.3cm)가 된다.

전선도에 삼판의 두께(杉厚)는 나와 있지 않기 때문에 거북선의 삼판 두께 4촌을 적용하면 될 듯하다.
상요광(上腰廣)
선체 중앙에서 최상 삼판과 삼판 사이의 거리인 상요광은 전선도에는 상장광(上粧廣)만 39.7자로 부기되어 있고, 상요광은 기록이 없다. 그러나 상장광에서 6자를 감한 33.7자를 상요광으로 추정하였다. 이처럼 상장광과 상요광의 차이를 6자로 추정한 것은 가목이 좌우 삼판 밖으로 각각 3자씩 더 나갔다는 조선시대의 기록을 토대로 하였다. 가목을 좌우 삼판 밖으로 이렇게 3자씩 빼어둔 것은 전통적인 조선식 노를 걸고 젓기 위한 공간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장의 높이
여장은 원래 성가퀴를 의미하는데, 판옥선에서는 상포판 주위에 세워진 방패를 가리킨다. 상기 전선도에서 여장은 모두 20칸이다. 그러므로 여장 1칸의 폭은 상장 길이 105자를 20칸으로 나누면 5.25자이다. 그러나 여장의 높이는 나와 있지 않다. 다행히 전선도에는 방패 높이가 부기되어 있고 또한 그림에서 방패와 여장의 높이를 실측하면 그 비율은 4:2.5 로 측정된다. 이에 따라 방패 높이를 전선도의 기록대로 5자로 보고 그 비율로 계산하면, 여장의 높이는 3.1자가 산출된다. 한편 영조 때의 실학자인 여암 신경준(1712-1782년)은 그의 저서에서 여장의 높이를 3자로 제안한 바 있다. 이는 조선시대에 병사들의 평균 신장 152.7cm를 고려해 볼 때 상포판에서 활약하는 전투원들을 적의 탄환이나 화살의 공격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는 방패의 역할을 하기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측면
판옥선 복원을 위한 측면을 추정해보면 전선도에서 2층 측면 방패는 모두 22간이며, 방패의 표면에는 용의 그림이 그려져 있을 뿐이고 출입문 등은 표시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방패에는 반드시 출입문이 있어야 하며, 총통의 포혈도 있어야 한다.
중앙 단면
중앙단면의 모습을 추정할 수 있는 각종 치수 중 전선도에 나와 있는 수치는 본판요광(本板腰廣), 상장요광(上粧腰廣), 선체의 높이(元高), 방패의 높이(下層信防牌高)이다.

먼저 선체의 높이(元高) 11.3자는 본판 하단에서 가목 상단까지로 간주하였다. 방패의 높이는 전선도의 기록에 의하면 ‘하층 신방의 방패 높이(下層信防牌高)’이며, 5자로 되어 있다. 그런데 이 5자가 가목 상단면에서 상가목 상단면까지의 높이라면 수군들이 그 안에서 활동하는 데 매우 불편하다. 조선시대에 남자들의 평균키가 152.7cm였던 것을 고려한다면, 판옥선의 방패 높이 5자는 가목 상단면에서 상가목 하단면까지의 높이로 간주해볼 수 있으며, 여기에 포판(鋪板)의 판자 두께를 더한다고 하더라도 이 높이는 조선 남자들의 평균키보다 낮기 때문에 포판 위에서 수군들의 활동이 자유스럽지는 못하다. 따라서 필자는 실제 복원할 경우에는 조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선수(船首) 정면
판옥선의 선수 정면의 모습을 설계하기 위해서는 상두광(上頭廣) 즉 선수에서 삼판과 삼판 사이의 거리와, 선두고(船頭高) 즉 본판 하면에서 선수 덕판(德板) 상면까지의 높이를 알아야 한다. 그런데 전선도에는 본판두광(本板頭廣)과 원고(元高)만 나와 있고 상두광과 선두고는 알 수가 없으므로 조선시대 선박의 주요 치수에서 관련 비율을 계산하여 산정할 수밖에 없다.
선미(船尾) 후면
판옥선의 선미 후면도를 설계하기 위해서는 상미광(上尾廣) 곧 선미에서 삼판과 삼판 사이의 거리와, 선미고(船尾高) 곧 본판 하면에서 선미 가목(가목번호 16) 상면까지의 높이를 알아야 한다. 그런데 전선도에는 본판미광(本板尾廣)과 원고(元高)만 나와 있고 상미광과 선미고는 알 수가 없으므로 거북선의 비율을 적용할 수 있다.
장대(將臺)
전선도의 상포판 중앙에는 2층 구조로 된 장대가 그려져 있는데, 1층은 장수(將帥)의 거처하는 방이고, 2층은 그의 지휘소이다. 전선도에는 2층 지휘소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고, 그 계단은 출입문을 통해서 지휘소와 연결되며, 지붕은 남색의 천막으로 씌워져 있다. 그런데 전선도만 보아서는 장대를 복원하기가 어렵다.
키(舵)
판옥선의 키를 복원할 수 있는 자료로 『헌성유고(軒聖遺稿)』의 치목식도(鴟木式圖)가 현존하고 있으며, 그 내용은 우측 그림과 같다. 치목식도의 부기에 의하면 키의 전체길이는 6파 곧 30자이다. 그리고 키의 물받이는 판자 5개를 이어 붙였으며, 그 판자 가운데 바깥쪽 중앙에는 구멍 1개를 뚫어 여기에 줄을 걸어 선미 양현에 매달았고, 키봉의 맨 위쪽에도 구멍 1개를 뚫어 키를 선미에 조립할 때 여기에 줄을 걸어 당길 수 있게 하였다. 이러한 자료를 토대로 키를 복원하면 될 것이다.
치목식도(鴟木式圖)
돛(帆)
전선도에 의하면 판옥선의 돛대는 2개이며, 상포판에 뉘어져 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2개의 돛 중 하나는 선체의 중앙에 세워진 주범(主帆)이고, 다른 하나는 주범과 선수의 사이에 세워진 종범(從帆)으로 그 크기는 주범보다 약간 작다.

판옥선의 돛에 대한 정확한 규격을 알 수 있는 자료가 현존하지 않으므로, 돛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조선시대 선박의 돛 그림을 참고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