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선(1795)

거북선(1795)

1795년에 편찬된 <이충무공전서>의 기록에 나타난 18C의 거북선이다.

거북선은 임진왜란 당시 조선 수군의 돌격함이다. 전선(戰船 ; 판옥선)의 윗갑판을 떼어내고 대신 둥근 개판을 설치한 것이 특징이다. 적군이 배 위에 올라올 수 없도록 개판 위에 과선처럼 칼과 송곳을 꽂아두었다. 배앞과 좌우 방패판, 개판에 총포 구멍을 내고 대포를 장착하여 강력한 화력을 지니고 있었으며 좌우에는 16개의 노와 2개의 돛이 있어 기동력(약11놋트)을 발휘할 수 있었다.
승선 인원은 최대 150명이었으며, 내부가 2층으로 되어 있고 아래에선 노를 젓고 짐을 실었으며, 위에서는 총포를 쏠 수 있게 하였다. 또한 앞 뒤 2개의 출입문과 지붕에 4개의 비상문이 있고 앞의 용머리에서는 유황과 염초를 태워 연기를 퍼뜨려 적을 교란시켰다.

임진왜란이 끝난 지 197년 뒤인 1795년에 편찬된 <이충무공전서>(李忠武公全書)가 있는데, 여기에는 당시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통제영거북선과 전라좌수영 거북선의 45도 투시도 및 치수가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이 기록은 거북선의 생김새와 만드는 방법, 전투 성능과 각 구조의 기능을 알아볼 수 있는 유익한 자료이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배밑의 10쪽을 이어 붙였는데 길이는 64자 8치이고, 머리 쪽(이물) 너비는 12자, 허리(한판)의 너비는 14자 5치, 꼬리 쪽(고물) 너비는 10자 6치이다.
  • 좌우 삼판은 각각 7폭을 이어 쌓아 올렸는데, 높이는 7자 5치이다. 맨 아래 첫째 판(부자리)의 길이는 68자이고, 차차 길어져서 맨 위 일곱째 판의 길이는 113자가 된다. 두께는 다 같이 4치이다.
  • 이물비우는 가로다지로 4쪽을 이어 붙였는데 높이는 4자이고, 둘째 판 좌우에 현자총통 대포구멍을 각각 1개씩 뚫었다. 고물비우는 가로다지로 7장을 이어 붙였는데 높이는 7자 5치이고, 위쪽 너비는 14자 5치, 아래쪽 너비는 10자 6치이다. 여섯째 판 한 가운데에 직경 1자 2치가 되는 구멍을 뚫어 키(치)를 꽂았다.
  • 좌우 뱃전 밖으로 멍에 뺄목 위에 신방(도리)을 걸고 신방 머리 쪽에 멍에(가룡)를 가로로 걸쳤는데, 바로 이물(뱃머리) 앞에 닿게 되어 마치 소나 말의 가슴에 멍에를 맨 것 같다. 신방을 따라 가면서 안쪽으로 널빤지를 깔고 신방 위에 기둥을 세우고 방패를 둘러 세웠다. 방패 위에 또한 언방(살림집의 도리와 같음)을 걸었는데 신방(현란)에서 언방(패란)까지의 높이는 4자 3치이다.
  • 언방(패란)의 좌우 안쪽으로 각각 11장의 거북 잔등판을 겹쳐서 올려 덮었다. 그 잔등에는 1자 5치의 틈(등골)을 내서 돛대를 세웠다 뉘었다 하기 편하게 하였다.
  • 뱃머리(이물)에 거북머리(용머리)를 달았는데 길이는 4자3치, 너비는 3자가 된다. 안에서 유황과 염초를 태워 입을 벌려서 마치 안개처럼 연기를 토함으로써 적을 혼란시켰다.
  • 좌우에 노가 각각 10척씩 있고, 방패가 14개씩 있다. 그 방패에는 대포구멍이 뚫려 있다. 뱃머리(이물)의 거북머리(용머리) 위쪽에 2개의 대포구멍이 있고, 거북머리(용머리) 아래에 2개의 문을 냈다. 문 옆에 각각 1개씩의 대포구멍이 있다. 거북잔등판 좌우에 각각 12개의 대포구멍을 뚫었다. 그리고 거북 ‘귀(龜)’자 기를 꽂았다.
  • 배의 좌우 겻집(포판) 아래에 방이 각각 12칸씩 있는데, 2칸은 철물을 쌓아두고 3칸은 대포와 활, 화살, 창, 검 등을 쌓아놓고, 나머지 19칸은 병사들이 휴식하는 곳으로 활용했다. 배 위 왼쪽 포판 위에 있는 방 1칸에서는 선장이 생활하고, 오른쪽 포판 위에 있는 방 1칸에서는 장교들이 생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