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정신

창의정신

창의력은 21세기의 핵심 가치이다. 창의는 새 환경을 만들려는 의견을 생각하는 것이며, 이에 따른 개척은 그러한 의견을 새로운 방법과 발전적 태도로서 성취하는 것이다. 즉 종래에 만들어졌거나 제도에 대해 보다 낫거나 편리하게, 혹은 손길이 닿지 않은 분야를 새롭게 열어 만들어가는 정신이 창조로서 개척하는 정신이라고 할 수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세계의 역사를 이끌어온 많은 리더들은 이미 훌륭한 창의력의 소유자들이었음이 밝혀지고 있다.
16세기의 이순신, 역시 뛰어난 창의력을 지닌 리더였다. 거북선을 비롯한 장군이 제작한 여러 무기들, 세계 해전사에 길이 남을 뛰어난 해전술, 군 경영을 위한 작은 아이디어 하나까지 모두가 장군의 기발한 생각을 엿볼 수 있게 해준다.
거북선이 문헌에 처음 등장한 것은 1413년 태종 때이지만, 180년 후 임진왜란을 위해 재탄생된 거북선과는 구조나 그 성능 면에 있어 많이 다른 것이었다. 다음은 1592년 6월 2일 당포해전의 전황을 아뢰는 장계에 묘사된 거북선의 모습이다.

앞에는 용머리를 설치하여 그 입으로 대포를 쏘고, 등에는 쇠못을 꽂았으며, 안에서는 밖을 내다볼 수 있으나 밖에서는 안을 볼 수 없게 했습니다. 그래서 비록 수백 척의 적선 속이라 하더라도 돌진해 들어가서 대포를 쏠 수 있게 했는데, 이번 출동에는 돌격장이 타고 왔습니다.(당포파왜병장, 1592.6.14)

돌격전투함 거북선은 우수한 조선의 판옥선을 기반으로 일본과의 해전에 가장 적합하도록 설계되었다. 전투 시 적진에 돌격하여 적의 진영을 무너트리고, 사방에 탑재된 포를 자유자재로 쏘아댐으로 일본 전선에 치명적인 피해를 주었다. 일본군은 이 같은 거북선을 맹선(장님 배)이라 부르며 무척 두려워하였다.

이후로 계속되는 해전 중에도 이순신은 일본의 주력무기인 조총과 조선의 승자총통을 접목하여 1593년 8월 새로운 정철총통을 제작하는 등 계속적으로 신무기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했다. 또한 이순신의 창의력은 전쟁기간 동안 군 경영의 큰 자원이 되어주었다. 7년의 전쟁기간 동안 이순신은 수군의 의식주를 위한 군량확보, 무기제작과 훈련 등 군 경영에 필요한 모든 재원을 거의 자력으로 해결해야 했다. 이를 위해 이순신은 어로작업, 소금제조 및 판매, 둔전경영, 해로통행첩(선박운행증) 발행 등의 창의적인 여러 행정을 펼쳤다.
특히 과거 둔전관의 경험을 살린 둔전경영을 통해서는 군량미를 확보하는 동시에 유랑하는 백성들을 둔전 지역으로 모아 병력 충원을 효과적으로 해결하기도 하였다. 다음 글은 이순신 장군이 둔전경영을 건의하며 그 이로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군사들의 양식이 가장 급선무입니다. (중략) 관경 경영으로 경작하든지, 혹은 민간에 주어서 소작을 시키든지, 혹은 순천. 흥양의 수비군들로 하여금 전력하여 농사짓게 하다가 사변이 생길 적에는 나가 싸우게 한다면 싸움에나 지킴에나 방해됨이 없고 군량에도 유익할 것입니다.(조진수륙전사장. 1593.9.10)

창의력은 약점을 강점으로, 위기를 기회로, 무에서 유로 변화시키는 힘이다. 이순신은 이 창의력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노력하고 도전하여 일본의 침략으로부터 조선을 구해내고 나아가 동아시아의 평화를 지켜냄으로 세계 역사를 변화시키는 주인공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