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기자 박슬기]우리나라에서 오래된 마을 곳곳에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벽화마을 만들기로 탈바꿈 하는 일은 이제 너무도 흔해서 요즘 어딜가도 벽화마을은 하나씩 있는 것 같아요.

김해시청이 있는 부원동에서도 벽화마을을 만났는데 대한민국 1등 단감생산재배지 김해진영에도 벽화마을이 있다고 해서 찾아왔어요.

이곳은 바로 김해 진영 서부골 마을입니다. 진영 대흥초등학교 뒤 금병산 자락에 위치한 작은마을, 이곳에 도착하니 역시 시선을 사로잡는 벽화가 있었어요. 마을에 우표전시관이 있어서 그런지 빨간 우체통과, 60,70년대를 시작으로 방영되었던 영상매체 작품들이 필름위에 그려져 있었습니다.

서부골마을 벽화의 테마는 '추억속으로'입니다. 종이학이 입구에서 반겨주네요.

본격적으로 마을로 들어갑니다. 벽과 바닥에도 예쁜 그림이 있고, 특히 땅바닥에는 어린시절 친구들과 즐겨했던 땅따먹기 지도가 타일로 박혀있습니다. 단감의 고장답게 대문 입구에 단감을 그려놓은 집도 있습니다.

어느 길목에서 만난 가족사진 같은 모습. 언젠가 부모님의 앨범 속에서 한번 쯤 본적이 있는 실루엣입니다.

뿐 만 아니라 응답하라 1988 드라마에서 본 것 같은 모습들과 우리나라의 옛 모습들도 엿볼 수 있습니다. 

길목을 오르다가 만난 창고에는 '참새미'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김해시의 수돗물이 '찬새미'인데 잘못적은게 아닐까 했는데 그게 아니라 이 마을이 옛날부터 바위틈에서 솟아나는 샘물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 샘물을 '참 좋은 물'이라는 뜻으로 '참샘'이라고 했는데 그 참샘을 '참새미'나 '찬새내'라고도 했는데 '마을'이라는 의미를 더해 '참새미골' 또는 '찬새내골'이라 불렀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를 알고 바로 옆 벽화를 보니 '참 빛나는 찬새내골' 이라는 말이 이해가 됩니다. 

서부골마을의 자랑, 이 작은 마을에는 우표전시관도 있습니다. 휴무가 아니였지만 닫혀 있어 내부는 관람하지 못했습니다. 꼭 다시 와야 겠네요.

우표전시관을 둘러보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하고 발걸음을 재촉하면 바로 위  작은 텃밭에서 만난 사슴들! 이곳이 서부골 마을의 핫플레이스 라고도 한다고 해요. 겨울이라 작물도 없고 풀도 없어 휑하지만 꽃도 피고 작물도 자라나면 아름다운 산골마을을 연상케 한답니다. 지금은 물이 말라버렸지만 옛날에는 작은 샘이 있어 식수로도 사용하고 빨래할 때도 사용했던 곳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앞서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 마을은 특이한 문패도 있습니다. 

부부의 사진, 가장의 사진, 가족사진 등으로 장식하고 한마디 씩 혹은 시를 적거나 각자의 개성으로 꾸민 문패! 이색적이고도 재미있어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습니다. 단감의 고장답게 진영. 감 그림과 시골 똥강아지들까지! 마지막까지 너무 귀엽습니다.

이 마을은 200m가 채 안되는 하나의 골목을 따라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습니다. 벽화가 그려져 있고만 우표전시관, 이색적인 문패가 있는 작고 따뜻한 마을. 가정집이 모인 동네라 인적은 약간 드물지만 왠지 모르게 정감있는 마을이라 한번쯤은 와볼만 한 것 같습니다.

관광지가 아니라서 별도의 주차장은 없었고 마을 바로 앞에 위치한 왕복 2차선 도로가에 주차선이 그어진 공간에 주차를 하면 됩니다. 찾아오실 때는 대흥초등학교로 오셔서 금병산쪽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작은 산복도로 위 빨간 우체통과 '추억속으로'라는 벽화를 찾으시면 된답니다.

진영 가볼만한 곳, 서부골 마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