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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 알프스 트레킹 - 밀양 얼음골에서 천황산 사자봉까지

온라인홍보 명예기자단 장원정

장원정

 

사진12019년 12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처음으로 유증상 환자가 보고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19(COVID 19)가 지금도 전 세계적으로 맹위를 떨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경우에는 2020년 2월 23일 감염병 위기대응을 심각으로 격상한 이후 선재적 대응을 통한 감염병 확산 방지 정책과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 두기 덕분에 4월에 들어서는 일일 신규 확진자수가 10명 이내로 줄어드는 등 다소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5월 들어 생활 속 거리두기로 완화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발생한 서울 이태원 집단 감염으로 다양한 직군과 연령에서 감염자가 나오고 확진자 수 역시 증가한 탓에 다시 긴장 속  나날의 연속인데요. 그러는 와중에 계절은 겨울에서 봄으로, 봄에서 다시 서서히 무더운 여름으로 흐르다 보니 그동안 집에만 묶여 있던 시민들의 발걸음이 점점 밖으로 많이 향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오늘은 이러한 현실 속에서 편안하게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유지하며 둘러보기 편안한 장소를  소개해 볼까 합니다.



얼음골에서 1.9km 정도만 더 오르면 천황산 능선(얼음골 삼거리)에 이른다

일반적으로 얼음골을 찾는 경우 얼음골 매표소를 통하여 얼음골까지 올라갔다 다시 내려오는 게 일반적인데요. 이왕에 얼음골을 방문하는 경우에는 계곡을 따라 능선에 올라 장엄한 영남 알프스의 모습까지 눈에 담아 보길 권하는 편입니다. 얼음골에서 1.9km 정도만 더 오르면 천황산 사자평 능선(얼음골 삼거리)에 이르거든요.


얼음골에서 얼음골 삼거리 능선까지 1.9km 대부분 너덜지대를 따라 올라야 한다

다만 얼음골 주차장부터 얼음골까지 편안했던 산길이 얼음골부터 사자평 능선(얼음골 삼거리)까지는 너덜지대를 따라 오르는 길이라 길이 그리 편하지는 않은 편입니다. 등산을 늘 하는 이들이야 그리 어려움이 없지만 경험이 거의 없는 이라면 제법 불편할 수도 있거든요.


얼음골 케이블카를 이용하여 영남알프스 능선을 올라 다시 얼음골로 내려오는 것도 한 방법이다


얼음골케이블카 - 탑승 후 10분이면 천황산 사자평에 도착한다


현재 탑승객 전원 발열체크와 마스는 착용은 필수다

이런 면에서 등산이 부담스러운 이라면 비용이 들더라도 케이블카를 이용하여 산에 오른 후 일정을 보내고 얼음골 방향으로 하산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 방법입니다. 다만 얼음골케이블카는 편도 판매를 하지 않습니다. 아니 못합니다. 처음 케이블카 승인 과정에 포함된 협약에서 왕복 판매만을 전제로 경남도가 조건부 허가 조치를 했거든요. 이런 사실을 모르고 다른 방향으로 영남 알프스를 오른 이들이 케이블카를 이용하여 하산하려다가 이용하지 못하고 발을 동동 구르는 일도 많은 편입니다. 오늘 일정은 케이블카로 천황산 사자평에 오른 후 천황산을 둘러보고 하산은 얼음골로 하겠습니다.

 

국내 최장 왕복식 케이블카인 얼음음골케이블카는 2012년에 처음으로 운행을 시작하였으나 자연공원법 위반 행위가 드러나 운행이 중단되었고 2013년 5월 재개통하게 됩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10분이면 해발 1000m 높이에 있는 상부에 이르러 영남 알프스의 수려한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덕분에 등산객뿐만 아니라 일반인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밀양을 대표하는 여행코스이기도 합니다.


상부역사(하늘정원)에서 바라본 밀양시 산내면 남명리


케이블카 상부역사는 영남알프스 하늘억새길 4구간에 해당된다

특히 사자평 억새가 금빛 물결로 장관을 이룰 시기에는 워낙 많은 인파가 몰리다 보니 케이블카 타는 것도 쉽지 않을 정도입니다. 능동산에서 케이블카 상부 역사를 지나 천황산까지 이르는 길은 영남 알프스 하늘억새길 4구간에 해당하는 길로 '단풍사색길'이라 불리는 코스이기도 합니다. 


천황산 사자평 진달래 군락지


천황산 사자봉까지 진달래 군락지가 이어진다


5월 하순에 만난 진달래(5월22일 모습)

단풍사색길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가을에 빼어난 풍광을 자랑한다지만 사실 적어도 봄에 이곳을 한번 방문해야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곳이 빼어난 진달래 군락지이거든요. 가을에만 이 길을 만난 이라면 사자평의 보여주는 연분홍빛 매력을 모르는 겁니다.


천황산 사자봉 가는 길


천황산 사자봉


사자봉에서 바라본 울산과 양산 방향의 산악군

사자봉을 얼마 남겨 두지 않은 시점부터는 진달래 군락지가 끝이 나고 철쭉 능선이 펼쳐집니다.  천황산은 조선시대 '천왕산'으로 불리다가, 1887년 국호를 대한제국으로 바꾸면서 왕의 칭호를 황제로 고쳐 부르게 되자 '천황산'이 됩니다. 천황산은 사자가 엎드린 형상이라고 하여 가장 높은 곳을 사자봉으로 부릅니다.


사자평 얼음골 삼거리에서 얼음골로 하산한다

사자봉에서 다시 왔던 길로 돌아 얼음골 삼거리에서 얼음골로 내려갑니다. 위에서 설명했다시피 얼음골까지는 너덜지대가 계속 이어지는데요. 하산길이라 조심만 한다면 크게 어려움은 없는 편입니다.


동의굴

얼음골 결빙지에서 500m 상단에는 '동의굴'이라 불리는 장소가 있습니다. 보통 얼음골 결빙지만을 보러 온 이들은 이 동의굴까지 잘 오르지 않는 편인데요 이곳으로 하산하는 경우는 편하게 만날 수 있답니다. 이곳은 소설 동의보감에 기록된 허준 선생이 스승 유의태를 해부하였다는 장소의 배경과 일치한다고 하여 동의굴이라 칭했고요. 이러한 이유로 유의태와 허준을 기리기 위해 얼음골에 동의각을 설치하고 매년 8월이면 동의축제를 개최하고 있기도 합니다.


얼음골 결빙지

쉬엄쉬엄 어느새 얼음골 결빙지입니다. 해발 1,189m의 천황산 북쪽 중턱 해발 600m 지점의 위치한 얼음골 계곡은 삼복더위에 얼음이 얼고 처서가 지날 무렵부터 얼음이 녹는다고 알려진 신비로운 장소입니다. 약 3,000평쯤 되는 이 돌밭에는 해마다 6월 중순부터 바위틈새에서 얼음이 얼기 시작하여 더위가 심해질수록 얼음이 더욱 많아져 삼복더위가 한창일 때 그 절정에 이릅니다. 반대로 가을철에 접어들면서부터 얼음이 녹기 시작하여 겨울철에는 바위틈에서 얼음 대신 더운 김이 올라온다고 합니다.


얼음골 결빙지 모습

그럼 어떻게 이런 신비한 현상이 생기는 걸까요? 중생대 백악기 말(약 8천만 년 전) 이 지역은 용암이 흐르고 화산재가 터져 나오는 지역이었습니다. 이때의 화산활동에 의해 현재 얼음골 주위의 산과 계곡을 이루고 있는 화산암과 응회암이 만들어졌습니다. 오랜 세월이 흐르고 지금으로부터 수만 년 전, 이 땅에 빙하기가 찾아오고 얼음골 북측의 산을 이루고 있는 암석들이 얼고 녹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조각나게 됩니다. 이 암석 조각들이 무너져 내리면서 얼음골 계곡에 쌓여 현재의 너덜지대를 만들었습니다. 이 돌무더기들 안에 미로처럼 얽혀있는 좁은 공간들이 현재 얼음골의 신비를 빚게 되는 겁니다. 오늘 비록 얼음은 보지 못했지만 결빙지 옆 벤치에 앉아서 간식을 먹는 내내 에어컨 바람을 맞는 듯 한 느낌이 들더군요. 한여름이 아니어서인지 생각보다 서늘한 공기에 놀라 조금 서둘러 결빙지를 떠나 주차장을 향합니다.


얼음골 주차장부터 결빙지까지는 노약자도 쉽게 접근 가능하다



얼음골로 오를 경우 입장료가 있다

자, 이렇게 해서 천황산을 한 바퀴 돌아 봤습니다. 생활 속 거리 두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사회적 거리 두기 역시 필요한 시기입니다. 케이블에서 내린 이후부터는 다시 주차장에 이르기까지 의식적인 노력을 하지 않았지만 자연스레 타인과의 충분한 거리 두기를 할 수 있었는데요. 서로 간의 건강 거리를 편안하게 유지하면서 자연을 즐길 이라면 각 계절의 유명한 여행지보다 조금 한적한 자연을 찾아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장원정
 

영남 알프스 트레킹 - 밀양 얼음골에서 천황산 사자봉까지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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