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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면 사무소에서 거제섬꽃축제까지

명예기자 장원정 리포트 

거제면 사무소에서 거제섬꽃축제까지 

 [명예기자 장원정]농작물에 대한 연구 및 농업소득원개발, 도시농업의 중요성과 필요성 등을 알리기 위해 설립한 거제 농업기술원은 현재는 거제시를 대표하는 농업을 활용한 힐링 공간으로 조성 운영되고 있다. 이런 추세에 맞추어 2006년 '거제가을꽃한마당축제'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거제섬꽃축제는 올해로 14회째를 맞았다. 매년 10월 말에서 11월 초까지 열리는 섬꽃축제는 올해는 '평화의 섬, 꽃의 바다'라는 주제로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한반도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이라는 특성상 여행자들에게는 주로 여름 여행지로 찾는 거제도에서 펼쳐지는 섬꽃축제는 어쩌면 여행객보다는 거제 시민에게 더욱 의미 있는 축제일지도 모르겠다. 허나 평소 여름 풍경에만 익숙한 여행객에게 조금은 남다른 거제의 가을 풍경을 만날 기회이기도 하다. 오늘은 거제의 대표적인 가을 축제인 섬꽃축제와 더불어 섬꽃축제가 열리는 거제면을 만나보자.

 

거제면 사무소에서 거제섬꽃축제까지현재 거체 중심(상단 네모)에서 조금 떨어진 장소에서 거제섬꽃축제(하단 네모)가 열린다거제면 사무소에서 거제섬꽃축제까지여름날 거제 계룡산에서 바라본 거제면 전경

 

거제를 대표하는 섬꽃축제이지만 외지인이 보기에는 조금 낯선 장소에서 섬꽃축제가 열린다. 거제 중심도 아니고 그렇다고 거제의 대표적인 여행지도 아니고, 외지인 입장에서는 주로 여행지를 가기 위해 경유하는 장소에서 섬꽃축제가 열리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축제가 열리는 지역이 '거제면'이라는 것과 이곳에 아직 조선 시대 '거제현 관아', '거제향교'가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면 조금 남다르게 보일지도 모르겠다.

임진왜란을 겪으면서 현재 고현 쪽에 있던 거제읍성이 폐허가 되자 조선 현종 5년(1664년) 관아를 이곳 거제면으로 옮겨 '거제현 관아'로 사용하면서 거제도의 행정, 경제 중심이 된다. 해방과 한국 전쟁을 거치면서 중심이 다시 장승포와 고현으로 옮겨 가게 되면서 거제면은 개발에서-불행이지 다행인지는 모르겠으나-멀어진다. 이러한 역사를 가진 거제면이다 보니 마을을 걸어 다니면서 근대 이전의 거제의 모습을 만나기에는 최고의 장소이다. 외지인이라면 평소 알고 있던 거제와는 사뭇 다른 거제를 만날 수 있는 무척 흥미로운 지역이기도 한 것이다.

 

거제면 사무소에서 거제섬꽃축제까지거제면 사무소

 

거제면 도보 산책은 거제면 사무소에 시작하면 좋다. 면사무소 주위로 근대 이전의 유산들이 남아 있으니 말이다. 거제현 관아 옆에 위치한 거제면 사무소는 거제현 관아 건물 중 하나인 '동헌'을 헐고 들어섰다. 요즘처럼 문화재에 대한 인식이 높았다면 동헌 역시 그대로 살아남을 수 있었을 텐데 조금 아쉬움이 들기는 한다.

 

거제면 사무소에서 거제섬꽃축제까지거제면 사무소 옆에 자리한 거제현 관아거제면 사무소에서 거제섬꽃축제까지거제현 관아 객사인 기성관(사적 제484호)

 

거제면 사무소 옆에 자리한 거제현 관아는 수령이 공사를 처리하던 동헌(東軒), 궐패를 모셔놓고 관아를 방문하는 관리나 사신들이 머물던 객사(客舍)인 기성관, 아전들의 집무실 질청(秩廳)과 부속 건물로 이루어졌으나 기성관과 질청으로 제외하곤 사라져 버렸다. 정면 9칸, 측면 3칸의 사방이 트인 장대한 규모를 갖춘 기성관은 진주 '촉석루', 밀양 '영남루', 통영 '세병관'과 함께 경남의 4대 누각 중 하나로 꼽힌다.

 

거제면 사무소에서 거제섬꽃축제까지거제초등학교 본관(등록문화제 제356호)거제면 사무소에서 거제섬꽃축제까지거제교육의 발상지인 거제초등학교

 

거제현 관아 뒤편에 자리한 '거제초등학교'는 1907년에 개교한 거제교육의 발상지다. 가정집 온돌에서 시작하여 기성관을 교사로 사용하다가 현재의 자리에 뿌리내린다. 등록문화제 제356호이기도 한 거제초등학교 본관은 정부지원금과 주민들의 헌금으로 1955년에 공사를 시작하여 1956년에 완성했다. 전쟁 이후 먹을 것조차 변변치 않던 주민들이 손수 화강암을 채석, 가공, 운반하고 벽돌까지 직접 굽고 날라서 지은 건물이니 당시 생활상을 생각하면 교육을 향한 주민들의 열정에 숭고함마저 느끼게 만드는 건물이다.

 

거제면 사무소에서 거제섬꽃축제까지거제향교 – 경남 유형문화재 제206호거제향교거제향교

 

세종 14년(1432년) 고현현에 들어선 '거제향교'는 수차례 이전을 거치다가 철종 6년(1855년)에 이곳에 자리한다. 경남에서는 사천향교와 더불어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거제향교는 근대교육 기관이 들어서기 전까지는 거제 교육의 중심이기도 했다.

 

거제갤러리갤러리 거제

 

2017년 4월에 문을 연 갤러리 거제(관장 정홍연)는 거제면에 오랫동안 비어있던 아담한 2층 건물에 자리한다. 도보 여행 중 거제 중심도 아닌 조금만 읍내에서 우연히 만나는 갤러리- 그것도 무료- 라 무척 반갑기도 하고 낯설기도 하다. 이색적이긴 하지만 사실 별 기대감 없이 들어간 이곳의 전시 작품이 한눈에 봐도 예사롭지가 않아서 오랫동안 갤러리에 머물다가 내처 관장님과 한참을 얘길 나눴던 적이 있다. 분기별로, 그것도 웬만한 도시 속 유명 갤러리보다 훌륭한 전시회가 매번 새롭게 펼쳐지니 개인적으로 거제로 향할 때면 가장 궁금한 장소가 이곳이다. 현재 기획전시와 관련된 강연회와 지역민들과 함께하는 생활밀착형 예술문화프로그램도 활발히 운영하고 있으니 거제면 주민들은 복 받은 사람들이다.

 

거제면 사무소에서 거제섬꽃축제까지거제섬꽃축제(2019.10.26. ~11.03)

거제면 사무소에서 거제섬꽃축제까지거제섬꽃축제 – 가을 꽃잔치

 

올해 '평화의 섬, 꽃의 바다'라는 주제로 열리고 있는 거제섬꽃축제는 처음 국화가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그야말로 꽃의 바다가 되었다. 늦여름부터 늘 가을까지 피어나는 다양한 종류의 꽃을 농업기술원에 있는 섬꽃축제장에서 만날 수 있으니 축제장을 거닐다 보면 계절의 감각조차 잠시 잊게 만들 정도다.

 

거제면 사무소에서 거제섬꽃축제까지10월 말에 만나는 해바라기거제면 사무소에서 거제섬꽃축제까지거제섬꽃축제거제면 사무소에서 거제섬꽃축제까지어딜 가나 핑크뮬리 앞은 최고의 포토존이다

 

100여 종 50억 송이의 가을꽃이 만발한 축제장은 꽃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보고 느끼고 만든다. 게다가 꽃 전시뿐만 아니라 문화 예술 행사와 실내 전시를 포함한 각종 부대 행사도 알찬 편이라 다양한 연령대가 찾아도 만족할 만한 축제로 꾸몄다.

 

거제면 사무소에서 거제섬꽃축제까지다양한 문화행사와 실내 전시장도 알차게 꾸몄다

 

2006년 첫 회 때 1만 6000여 명 정도 방문을 시작으로 해마다 꾸준히 방문객이 늘어 작년 23만 명, 올해 30만 명을 예상할 정도니 거제도의 대표적인 축제로 성장했다. 주말이면 3,000면 규모의 드넓은 주차장에 빈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을 정도여서 이제는 경남을 넘어 전국 최대 꽃축제를 꿈꾼다는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거제면 사무소에서 거제섬꽃축제까지섬꽃축제장 모습 

 

보통 꽃축제가 꽃을 키운 후 제3의 공간에 순간 조성하여 축제가 끝나며 사라지고 만다. 하지만 거제섬꽃축제 이런 축제와는 달리 사라지는 형태가 아니라 연중 조성, 관리하여 세월이 흐를수록 아름다움과 향기가 깊어 가게 된다. 앞으로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좋아질 행사가 우연인지 필연인지 알 수 없으나 세월이 흐를수록 그 역사적 가치가 더욱 도드라질 이곳 거제면에서 열린다는 사실이 흥미롭기도 하고 제법 어울리기도 한다. 얼마 남지 않은 올해 축제를 놓치더라도 기억해 두었다가 여름날의 거제가 아니라 가을 날 거제면에서 조금 색다른 거제를 만나길 바란다.

 명예기자 장원정 리포트 

거제시 거제면 도보 산책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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