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Gyeongnam Art Museum

지난전시

2018 싱글채널 비디오

2018 Single Channel Video

Mira Kim

2018. 6. 26 – 7. 22

도립미술관 1층 영상전시실

 

상영순서

새가 되려는 발 Trying to be a bird, 2013, 싱글채널비디오, L. 64

침묵은 금이다 Silence is golden, 2017, 싱글채널비디오, L. 5

시녀들 The Maids, 2016, 싱글채널비디오, L. 530

오락제공자 The Entertainer, 2017, 싱글채널비디오, L. 410

 

새로운 미술 표현의 수단으로 등장한 비디오 예술은 일반 영화와는 다른 영상 문법을 취하고 있기에 낯설고 불편한 이미지를 관람객에게 제공한다. 그런데 우리가 이러한 낯설음과 불편함을 감내하고 이 작품들을 실제로 대면하는 순간, 우리는 새로운 인식의 지평이 열리는 경험을 할 수 있다.

2018년 올 해에도 이 지평을 열어젖히는 다섯 명의 작가를 만난다. 그 첫 주자는 김미라 작가이다. 김미라는 미국 매릴랜드 예술대학교 (MICA)에서 페인팅을 전공하고, 일본 오키나와 현립 예술대학교에서 조형예술연구과 석사와 서울대학교 서양화과 석사를 졸업하였다. 이후에도 강원도 양양, 구로, 뉴욕, 전북 완주 등 강한 지역성을 지닌 장소들에서 다수의 개인전과 기획 단체전 및 레지던시에 참여하였다. 작가는 여러 지역과 문화를 횡단하면서, 드러나는 공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작가가 말하는 공간에 대한 관심이란, 급격한 산업화의 결과로 생겨난 대도시의 정형화된 인공성이나 비장소적 특성을 경험하면서 구성되는 동시대적 특성을 말한다. 산업화를 통해서 형성된 주체의 동질화와 자유의 상업화가 우리를 어떻게 억압하고 소비하고 있는지를 몸과 자연을 소재로 표현한 영상으로 김미라 작가는 보여주고 있다.

 

 

작품설명

 

매체로서 영상은 시간과 공간을 생생하고 입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이는 나의 경험을 기록하고 전달할 뿐 아니라 간접경험 또한 가능하게 해준다. 뉴미디어가 발달하면서 영상은 시공간을 초월한 세계 곳곳의 장소를 간접 경험하게 해 주거나 가상공간이라는 보다 다층적 경험도 제공한다. 나는 영상이 만들어내는 공간의 표현적 특성에 끌렸다. 그리고 점차 영상을 통해 미디어가 개인에게 미치는 심리적, 사회적 영향력 혹은 제어에 관해 관심을 확장시키고 있다.

을 소재로 한 두 작품에서 나는 영상매체의 성질을 상반되게 실험하였다. <새가 되려는 발>(2013)은 나의 몸짓을 사실 그대로 기록한 영상이다. 몸이 존재하는 물리적 공간이 나라는 주체와 어떤 관계에 놓여있는지에 관한 단순하고도 철학적인 질문에서 비롯된 작업이다. 침묵은 금이다)>(2017)에서는 콜라주 된 어지럽고 짧은 장면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충돌되면서 감각을 자극시킨다. 두 작품 모두 비맥락적으로 진행되는 내러티브와, 몽타주/콜라주를 이용한 생경한 영상화면들로, 익숙하고 자연스럽게 공간을 인식하는 방식을 교란시켰다. 특히 ‘Silence is Golden(침묵은 금이다)’에서는 대중 미디어 속 장면들을 적극적으로 삽입했다. 이성(理性), 완전함, 아름다움과 같은 용어에 포섭되어서 그 강박이 집착적으로 뒤틀린 욕구를 드러내는 인간의 모순된 상황을, 진지하면서도 우스꽝스러운 장면으로 구성하였다.

연작인 시녀들)*>(2016) 오락제공자)>(2017)는 각각 자연 속 동물을 소재로 한다. 먼저 는 뉴욕의 레지던시 기간 동안 숲 속의 작은 공간에서 생활했던 경험에서 비롯되었다. 자연을 바라보는 인간의 일방적이고도 왜곡된 시선을 오히려 동물이 관찰하게끔 구성해보고자 했다. 인간과 동물의 거리감을 상징하는 커다란 망원경을 만들어 숲 속에 놓아두었다. 여기서 망원경과 거울은 동물을 관찰하는 인간의 시선을 정면으로 응시하고 있다. 동물들이 자유롭게 등장하며 때때로 관람자의 시선과 마주친다. 이 장면은 ‘The Entertainer’에서 인형뽑기방, 아파트단지, 고속도로와 같은 도시 속 장소들과 교차되며 이어진다. ‘시선은 다시 경험의 문제가 된다. 간접 이미지와 가상공간 속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 현대사회 속에서 자연에 대한 도구적 시선은 쉽게 게임과도 같이 가벼워지고 유희적 소비의 경험이 된다.


(*이 제목은 관람자의 시선을 반전시킨 기념비적인 작품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에서 비롯되었다.)


<김미라 작가노트 중>